미 ‘트리플 통상압박’강화... 뾰족한 대책없이 “대화로 풀자”는 당국

미 관계자 만난 강성천 차관보
"철강제품 중국소재 비중 2.4%
규제보다 대화로 해결 바람직"
한국산 수입규제 악영향 설명
전문가 "강력한 협상카드 없어
보호무역 강화 미 설득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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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미국발 통상 쓰나미 … 거세지는 압박

한국을 향한 미국발 통상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 우리 정부가 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한마디로 '소 귀에 경 읽기' 수준이다. 강력한 협상 카드는 내밀지 못하고 있고, 미국 당국 관계자를 설득하는 수준에 그쳐 통상 압박을 이겨낼지는 미지수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1주년인 오는 20일과 연두교서 발표인 오는 30일 등을 계기로 자국 우선의 보호무역주의를 더 강화하려는 분위기다. 미 정부는 오는 26일 한국산 태양광전지, 내달 2일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 여부를 결정한다.

또 이달 중으론 한국산 철강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여부도 결정한다.

미 국제무역위(ITC)는 지난해 10월 31일(현지시간) 자국 태양광 업체 보호를 위해 세이프가드 구제조치 판정을 내렸다.

ITC는 태양광전지의 경우, 앞으로 4년간 연도별 저율관세할당(TRQ·일정 쿼터 물량에 대해서만 낮은 관세를 매기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을 설정하고, 초과물량에 15~30%의 수입 관세를 부과하는 권고안과 태양광 모듈에는 4년간 15~35%의 관세를 부과하는 권고안 등을 트럼프 정부에 제안했다.

세탁기의 경우, 120만대 초과 물량에 대해 최대 50%의 관세를 매기는 권고안과 함께 쿼터(할당)로 제시한 120만대 이하에 대해서도 1년 차에 20%, 2년 차에 18%, 3년 차에 15%의 관세를 부과하는 권고안 등을 전달했다.

철강 역시 미국은 중국산 철강이 한국을 통해 우회 수출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야 한다며, 한국산 철강 조사 결과를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 제출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수입 제품이 미국 안보를 저해하는지 조사해 이를 차단할 수 있게 한 조항으로, 피해 여부를 조사하지 않고서도 발동이 가능한 강력한 보호무역 수단이다.

한·미 FTA 재협상에서도 한국산 자동차 규제와 자동차 부품 원산지 기준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한국이 수입하는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배출가스 기준을 낮추는 것과 미국으로 수출하는 우리 자동차의 미국산 부품 의무 사용률을 50%까지 늘리란 요구를 할 것이란 예측이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는 미국 정부, 의회, 현지 업계 관계자를 만나 우리의 입장과 오해 등을 설명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지난 9~11일 미국을 방문한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대미 수출 철강 제품 중 중국산 소재를 사용하는 비중은 2016년 2.4%로 매우 낮다"며 "일방적인 규제보다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태양광 설비 업계에서 태양광 세이프가드 발동 시 8만8000명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보고 있다"며 "한국산 수입규제가 미국에 미치는 악영향을 정부, 의회, 업계 관계자들에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이 자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미 정부에 얼마나 먹힐지 불확실하다는 게 통상 전문가들 반응이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전략적 측면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통상문제에 대응해야 하는데, 아직 우리 정부의 통상 전략, 부처 간 조정 능력은 미흡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통상을 동떨어진 개별 문제가 아니라 큰 틀의 우리나라 대외 전략 속에서 어떻게 짤지 고민해야 하며, 산업부와 함께 다른 부처의 우수 통상 인력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병립기자 rib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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