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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접속차단 2개월 소요… "웹툰산업 살릴 `골든타임` 놓친다"

"플랫폼사 차원 대응은 일시적
해외사이트 국내법 조치 어려워"
기술적 차단한다던 과기정통부
사실상 뒷짐만 지고 있는 상황
청소년 불법서비스에 노출 심각
"정부, 행정·수사력 총동원해야" 

진현진 기자 2jinhj@dt.co.kr | 입력: 2018-01-14 18:00
[2018년 01월 15일자 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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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접속차단 2개월 소요… "웹툰산업 살릴 `골든타임` 놓친다"


불법유통에 몸살앓는 웹툰산업

[디지털타임스 진현진 기자]'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주목받는 웹툰 산업이 불법 유통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업계는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져 발만 동동 구르고 있고, 정부는 법 제도 등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면서도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제 막 산업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한 웹툰 산업 기반 자체가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인하 청강문화산업대학교 교수가 지난해 한 토론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881점이던 웹툰 누적 작품수는 2017년 5897점으로 늘어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5~6월을 기점으로 '밤토끼'와 같은 불법 사이트가 판을 쳐 작가들의 수익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주요 불법 웹툰 유통 사이트로 꼽히는 밤토끼는 최근 요일별로 작품을 나눠 업데이트하고 완결작을 다른 탭으로 빼 서비스하는 등 포털의 웹툰 플랫폼을 흉내 내면서 사용자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게다가 불법도박, 불법조건만남과 같은 광고 배너가 덕지덕지 붙고 있다. 높은 트래픽으로 광고를 얻어 수익을 내고 이를 또 2차, 3차로 공유하는 사이트가 등장해 수익을 배분받는 불법 생태계가 조성돼 작가들의 창작물에 대한 존중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박 교수는 "불법 사이트로 산업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고, 청소년이 불법서비스에 노출되고 있다"며 "이것이 단순한 저작권 관련 범죄가 아니고 거대한 디지털 범죄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각 플랫폼사에선 불법으로 콘텐츠를 퍼다 나르는 계정을 찾아 정지하고 구글·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노출 제외 요청 등을 하고 있다. 불법 공유 모니터링 전담팀을 꾸리고 캡처 방지 기능 도입, 불법 공유 계정 추적 등의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업들의 자체 단속은 일회적일 뿐이며, 정부 차원의 대응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현재 웹툰 불법 공유와 관련해선 문화체육관관부 산하 한국저작권보호원이 저작권침해물 시정권고·삭제요청, 방송통신심위원회(방심위)에 해외사이트 차단 요청 등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는 조치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지난해 6월부터는 방심위에서 해외 불법사이트 차단 시정명령 권한을 가진 통신심의소위원회가 임기만료 후 구성되지 않아 접속차단에도 손을 놓고 있다.

저작권보호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4개 불법 사이트, 621개 게시판에 대해 방심위에 접속차단을 요청했고, 이 중 3개 사이트, 566개 게시판이 방심위 심의에서 가결됐다. 지난해 7월 11개 사이트와 44개 게시판에 대해서도 접속차단을 요청했지만 방심위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상태다. 문체부 저작권보호과 관계자는 "국내법이 미치지 않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사이트가 많아 당장 조치를 취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방심위를 거쳐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데 2개월 정도 걸리는데, 또 사이트에서 우회하는 경우가 많아 기술적인 한계도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1월 방송통신위원회, 방심위와 함께 불법 사이트를 기술적으로 차단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뒷짐을 지고 있는 상황이다. 과기정통부 디지털콘텐츠과 관계자는 "산업 육성 차원에서 제언을 했지만,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하다"며 "관련기관과 협의를 한차례 하기도 했지만, 과기정통부가 주도적으로 하기 보단 상황에 따라 필요한 역할을 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업계에서는 문체부 지원으로 저작권해외진흥협회(COA)를 만들기도 했다. 권정혁 레진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이 회장을 맡아 국내 행정력과 수사력이 미치지 못하는 해외 현지 불법 사이트, 호스팅 업체 등에 대응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시작단계여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 웹툰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국회에선 해외 사이트 접속 차단 가결까지 걸리는 2개월을 2주로 줄이기 위한 법안도 발의됐지만, 관련 대책을 구상하는 동안 작가들의 창작물은 절도되고 있으며 웹툰 산업을 살릴 '골든타임'은 지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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