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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공공 비정규직 전환, 민간부문 마중물 돼야

이영면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입력: 2018-01-08 18:00
[2018년 01월 09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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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공공 비정규직 전환, 민간부문 마중물 돼야
이영면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지난 연말 인천공항공사의 비정규직 전환계획이 구체적으로 발표됐다. 소방대와 보안검색분야 용역회사의 직원들이 공사에 직접 고용되며, 나머지 분야는 별도 법인의 정규직으로 전환된다고 한다. 기존 정규직의 10배 가까운 비정규직들의 고용안정도가 높아지고 임금과 복리후생도 차별 없이 제공되는 계획이다. 물론 기존 정규직의 반발이나 임금체계와 같은 인사제도 구축, 법인 설립 등 추가적인 사항들도 필요하지만 일단은 큰 틀이 갖추어진 것이고 나머지 800여 개의 공공기관의 모범 안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우리사회 큰 화두의 하나였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양극화 현상은 비단 인천공항공사나 공공기관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IMF 외환위기에 처음으로 정리해고라는 단어가 사용됐고, 그 이후 비정규직을 포함하여 고용형태는 급속하게 다양화의 길을 걷게 되었다. 2017년 8월 기준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고용형태부가 조사 결과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비정규직은 33% 수준이지만, 노동계에서는 비정규직이 절반을 넘는다고 주장한다. 사실 비정규직에 대한 공통적인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임시직, 계약직, 촉탁직으로부터 시작해서 시간제, 단시간, 아르바이트, 그리고 파견, 용역, 하청, 거기에 특수형태근로종사자까지 수도 없이 많은 개념으로 불리며, 중소영세기업의 정규직으로 연봉 2000만원 미만의 저임금근로자들을 과연 정규직이라고 분류할 수 있는 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사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젊은 신입사원을 채용해서 30년 이상 고용을 보장해 준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기업이 그 30년 세월 동안 위기 없이 잘 나간다면 굳이 사원을 정리해고하거나 구조조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아니 글로벌 수준에서 30년을 위기 없이 버텨낸 기업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무조건 고용을 보장해준다는 것은 기업이 소위 '오버'하는 것일 수도 있다. 기업이 망하는데 고용보장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가? 그렇다보니 대기업들도 신입사원 채용에 신중을 기한다. 지난 수년간 삼성전자의 매출은 두 배 세 배가 됐지만, 국내 종업원 수는 별 변화가 없다. 현대자동차도 정년퇴직한 인력들을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화로 대체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도 비슷하다. 이번 정부의 일자리위원회가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니 그저 협조차원에서 사원채용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용안정부문에서 정부와 지자체 공무원 만한 직업은 없다. 그 다음이 인천공항공사를 비롯한 공공기관들이다. IMF외환위기를 맞아서 30대 그룹의 절반이 문을 닫았어도 정부와 지자체가 정리해고를 했다는 기억이 없고, 공공기관이 구조조정으로 종업원들을 내보냈다는 사례도 별로 없다. 인천공항공사는 2016년도 이익이 1조를 넘는다. 정규직 전환으로 인해 추가적인 비용이 든다면 그중에 일부 사용하면 된다.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의 경영을 최종적으로 책임지는데, 아마도 인건비를 줄여 인원을 감축해야 하는 가이드라인은 없을 것이다.

일하는 사람들이 좀 더 안정적으로 그리고 좀 더 나은 임금을 받고, 근로조건을 유지향상시킬 수 있다면 이를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이번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선언이 공공부문에 그쳐서는 안될 것이다. 마중물이 되어서 민간부문에도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정책이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인천공항에만 인천공항공사 직원만 일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외 항공사의 직원들과 승무원, 면세점과 각종 편의시설에서 일하는 근로자들 숫자가 더 많다. 이들 중에 상당수는 비정규직일 것이다. 이들 비정규직에 대한 고용안정과 임금·근로조건의 향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번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선언은 또 다른 차별화·양극화의 원인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민간부문의 경우 정부의 강제력이 훨씬 약하다는 점이고, 기업경영의 부담을 정부가 책임져줄 수 없다는 점이다. 항공사나 면세점이 적자라고 해서 정부가 재정적으로 지원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향후 특정 부문의 근로자들에게 로또가 당첨된 것으로 평가된다면 정부는 또 다른 양극화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꼭 마중물이 되도록 해야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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