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부자의 그림일기`

이강민 한겨레중학교 가정과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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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1-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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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부자의 그림일기`
이강민 한겨레중학교 가정과 교사
한 학생이 집에서 벌어진 걱정을 털어놓았다. 어머니가 얼마 전부터 비트코인을 시작하셨다는 이야기로 시작됐다. 학생이 말했다. "어머니가 비트코인이라는 것을 시작하신 이후에 아버지와 저는 걱정이 생겼어요. 비트코인을 하는 것 자체에 걱정을 갖는 것은 아니고, 하루 종일 스마트폰만 보고 계시는 거예요. 예전에는 항상 긍정적인 모습이시고, 가족들에게 대화도 많이 거셨는데 요즘은 종종 울상을 보이기도 하시고, 가족들이 먼저 대화를 걸어도 스마트폰만 보면서 대답도 안하셔요. 새벽 늦게까지 스마트폰만 확인하셔서 그런지 요즘 아침엔 늦잠도 주무셔요. 여러 가지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느낀 저와 아빠는 엄마를 위해 가까운 곳에 놀러가자고 했는데, 그럴 기분도 아니라고 하셔서 속상했어요."의 내용이었다.

평소 화목한 가족 분위기로 알고 있었던 나는 이렇게 털어놓은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궁금했다. "그랬구나.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했던 말을 기억해보렴. 네가 갖고 있는 생각과 감정을 차분하고 솔직하게 털어 놓으라고 이야기 했었잖아. 부모님께 하고 싶은 이야기를 선생님한테 잘 이야기 하면 선생님이 어떻게 이야기 하면 좋을지 같이 생각해봐요."

"저는 그냥 예전처럼 엄마하고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친구들과 있었던 이야기도 하고, 같이 놀러갈 계획도 세우고, 사소한 것이라도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어요."

"좋아요. 시간. 시간이라는 자원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부여된 자원이고, 그 자원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서 다양한 결과를 가지고 온다는 것을 배웠죠? 돈이라는 자원도 매우 중요하지만 돈이 가지고 있는 가치보다 시간이라는 자원의 가치가 더욱 크다고 볼 수 있지요. 돈이라는 것은 부족한 부분을 다른 것으로 채우는 것이 가능하지만 시간은 다시 되돌릴 수가 없기에 더욱 중요하잖아요."

"맞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수업 시간에 발표했어요."

"그럼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도 기억이 나나요?"

"네! 중요한 일과 중요하지 않은 일, 긴급한 일과 긴급하지 않은 일 중에서 우선순위를 고르는 순서는 긴급한 일보다 중요한 일을 우선으로 선택하라고 하셨잖아요."

이렇게 우리의 대화는 이어져 갔고, 학생은 가지고 있던 걱정거리를 다 털고 어떻게 가족과의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됐다. 필자 주위의 지인들도 비트코인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오래 전부터 시작해서 최근에 시작한 사람들까지 다양하다. 그냥 지켜보고 있지만 학생과의 대화처럼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보인다.

학생과 상담 이후 기억에 남는 예술 만화 한 편이 생각나서 '부자의 그림일기'를 빌려줬다. 이 책은 돈이라는 것으로 인해 생기는 과거와 현대 사회를 성찰하기에 값진 책이다. 현재는 절판되어 구입할 수 없기에 그 가치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책이다. 세상엔 돈도 소중하지만 돈과 비교할 수 없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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