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아이디어·에너지 공유 `혁신소통`으로 지역사회 바꿨다

시민과 아이디어·에너지 공유 `혁신소통`으로 지역사회 바꿨다
허우영 기자   yenny@dt.co.kr |   입력: 2017-12-26 18:00
서울시 '문화비축기지'·관악구 '지하방·옥탑방 돌봄' 등
국민참여·공공이익 등 평가… 우수 지자체 61개 선정
'국민평가단' 200명 첫 운영… 실생활 도움 여부 반영
제주 '무료 와이파이'·경남 '찾아가는 빨래방' 등 뽑아
시민과 아이디어·에너지 공유 `혁신소통`으로 지역사회 바꿨다
전북 완주군은 청년이 제안한 정책을 직접 실행하는 '청년참여예산제'를 도입해 지역 청년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청년참여예산제 관련 워크숍에 참여한 완주군 청년들이 정책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있다. 행안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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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는 모든 지하방, 옥탑방의 거주실태를 전수 조사한 후 취약계층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위기에 처한 가구에 대한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돌봄시스템을 구축했다. 관악구청 공무원들이 독거노인 가구를 방문해 상담을 하고 있다. 행안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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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문화비축기지' 야경

■나누고 보듬는‘열린혁신’현장

#"똑똑똑. 계세요?"

서울 난곡동 주민센터 복지플래너가 낡은 옥탑방을 찾았다. 이곳에는 일용직으로 일하다 넘어져 등뼈가 부러진 60대 김씨가 홀로 산다. 그는 소득이 중단되면서 치료는커녕 옥탑방에 누워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다시 일어설 희망이 생겼다. 관악구청의 도움을 받아 맞춤형 급여생계비 지원을 받고 의료급여 1종 수급자로 선정돼 다친 곳을 치료할 수 있게 된 것. 지금은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복지플래너의 도움을 받아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그는 지역교회를 통해 도시락 서비스까지 받으면서 재활을 꿈꾸고 있다.

이 모든 도움은 관악구청이 주민등록신고와 수급권자 등록과 관계없이 관내 모든 지하·옥탑방에 거주하는 이들의 실태를 전수조사해 위기 가구를 미리 발견해 맞춤형 복지를 제공하는 '지하방·옥탑방 돌봄시스템'을 구축한 덕분에 가능했다.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들이 아이디어와 에너지를 공유하고 함께 호흡하면서 변화를 시도하는 '혁신소통'이 지역사회의 생활현장을 바꿔놓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26일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2017년 열린혁신 추진실적'을 평가해 우수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열린혁신 평가는 새 정부의 혁신동력 확보와 기반 구축에 중점을 두고 새로운 국민주권 시대에 필요한 국민의 주도적 참여,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의 발전을 위한 요소를 평가지표에 반영, 관악구청의 지하방·옥탑방 돌봄시스템처럼 자율혁신에 중점을 둔 지방자치단체 61개가 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최우수 지자체는 서울시(광역)와 전북 김제시(기초)를 비롯해 제주특별자치도·충남·충북(광역), 경기 안양시·남양주시(기초 시), 전북 완주군·경남 창녕군(기초 군), 서울 은평구·광주 서구(기초 구) 등이 선정됐다.

완주군은 농촌지역 청년의 일자리, 주거, 대중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청년완주 점프 프로젝트'로 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완주군은 지역청년이 직접 일자리와 주거 등 23개 과제를 발굴하고 도시와 차별화된 농촌형 청년정책 모델을 마련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청년셰어하우스'를 만들어 월 5만원만 내면 2년간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을 만들고, 농촌 청년이 함께 어울리는 공간인 '삼례 플래닛 완주'도 문을 열었다. 완주군은 청년들이 지속적으로 의견을 제안하고 정책수립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청년참여 예산제'의 제도화를 통해 농촌 혁신에 나서고 있다.

전북 김제시는 '희망드림 움직이는 복지기동대'를 운영해 집수리·청소·보일러 점검 등 독거노인 생활민원 처리 및 세대 방문 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 우체국·우유보급소·한국전력공사 등과 복지협업체계를 가동해 독거노인의 안전을 확인하는 '오늘도 안녕하세요? 매일안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된 서울시는 41년간 통제됐던 1급 보안시설인 마포구 증산동 석유비축기지를 시민 아이디어 공모와 토론회를 거쳐 복합 문화 공간인 '문화비축기지'로 변신시켰다. 문화비축기지는 축구장 22개와 맞먹는 14만㎡ 부지 가운데에 전시·공연, 야시장, 장터 등이 열리는 문화마당이 자리하고, 그 주변을 6개의 탱크가 둘러싸고 있다.

제주도는 공공 정책 결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민간데이터를 융합한 빅데이터 표준모델 '지역 거점형 민·관 융합데이터 서비스 표준모델'을 구축했다. 도내 기업 카카오의 데이터를 활용해 시기, 장소, 목적에 맞는 최적화된 정보를 사용자에게 제공, 민간 신규사업과 창업 아이템을 발굴해낸 것.

평가 결과 평균 점수는 광역시가 79.5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기초지자체 중 구 61.1점, 시 59.8점, 군 52.2점 순으로 집계됐다. 지표별로는 정부의 첫해 평가임에도 '혁신 추진전략'과 '혁신 추진체계'가 다른 지표에 비해 양호했다. 다만 '일하는 방식 혁신', '공공데이터 개방 및 활용지원'은 낮아 앞으로 컨설팅을 통해 개선·보완하기로 했다.

행안부는 이번 평가에서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전원 민간 전문가로 '정부 혁신평가단'을 구성했다. 그러면서 지역과 성비 등을 고려해 일반국민 200명을 선발해 처음으로 '국민평가단'을 운영, 혁신 성과가 국민 실생활에 실제로 도움을 주고 체감할 수 있었는지도 반영했다. 국민평가단은 지역주민과 관광객에게 편의 제공과 통신비 부담을 낮추는 제주도의 '무료 와이파이(WiFi) 서비스'와 빨래 차량을 독거노인 거주 지역의 경로당과 마을회관에 설치하고, 가정을 방문해 이불 등을 세탁한 후 직접 배달하는 경남의 '찾아가는 빨래방' 과제를 우수 성과로 뽑았다.

국민평가단에 참여한 김정준 씨는 "이번 평가를 통해 공공부문의 우수과제가 많이 발굴·공유돼 앞으로 국민 주도의 정책 개발에 소중한 자료로 활용되길 바란다"며 "평가위원 수가 올해는 200명이지만 앞으로 지역별, 직업별, 성별 등을 고려해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해 새 정부가 수행하고 있는 정책을 잘 평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옥자 씨는 "정부혁신 국민평가위원으로 처음 참여하면서 이 활동이 우리나라가 제대로 바로 서는 초석이 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새 정부가 행복을 추구하는 국민에게 소통창구 역할을 잘해 사회를 한 단계 발전시키길 바란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열린혁신 성과를 더 창출할 수 있도록 미흡 부분은 보완하고, 지자체 실정에 맞게 특성을 반영한 정교한 평가지표를 개발할 계획이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열린혁신 평가 결과 주민 접점의 지자체가 참여와 소통을 확대하는 새 정부의 혁신방향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준비하고 있었다"며 "결과를 다각도로 분석해 내년 계획에 연동하고 국민이 혁신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허우영기자 yenn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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