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사회공헌활동, 재능기부로 바뀐다

김형진 윈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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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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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사회공헌활동, 재능기부로 바뀐다
김형진 윈체 대표
어린 시절, 찬 바람이 부는 동네 어귀 감나무에는 먹음직한 홍시가 꼭 하나 남아 있었다. 가을걷이를 하던 어른들은 배고픈 까치를 위해 먹을거리를 남겨두었고, 우리는 이를 '까치밥'이라 불렀다. 이사한 다음 날에는 이웃에 떡을 돌리며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고, 동짓날이면 액운을 쫓고 서로의 복을 기원하며 팥죽을 나눠먹고는 했다.

이렇듯 우리 사회의 근간에는 시작을 인지할 수 없을 만큼 아주 오래전부터 '나눔정신'이 깃들어 있었다. 이웃을 배려하고 아끼던 우리 조상들에게는 넉넉하지 않은 품 안의 것을 기꺼이 나눌 줄 아는 '정'이 있었다.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 역시 이러한 나눔정신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초창기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인식은 사실 '자선행위'에 한정됐다. 때문에 임직원이 일회성 봉사활동에 참여하거나 현물, 현금 등을 기부하는 시혜성 활동 위주로 이뤄졌고, 자연히 수혜자의 필요보다는 공급자의 입장에 따라 다소 일방적인 사회공헌활동이 시행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회공헌활동이 기업의 지식, 경험 등을 활용해 사회에 능동적으로 기여하는 '재능기부'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 추세다. KT는 IT분야 정보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며, 스타벅스는 커피 찌꺼기를 활용해 친환경 퇴비를 생산하는 등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부의 대상이 다양한 만큼 기업이 공헌할 수 있는 역량 역시 다양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변화다. 주고 싶은 것을 주던 자선사업에서 벗어나 수혜자의 요구와 기업의 주요 역량을 연계시킨 사회공헌활동으로 발전한 것이다. 또한 현장 경험이 풍부한 지방자치단체, 사회복지단체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보다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사회공헌활동을 기획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필자가 속해 있는 '윈체' 역시 창호에 대한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앞세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활동을 시작했다. 윈체와 서울시그룹홈지원센터가 공동으로 주관하고 서울시가 후원하는 '서울시 장애인공동생활가정 창호 나눔 캠페인'에 대한 협약을 체결하고, 서울지역 장애인공동생활가정의 창호 교체 지원을 약속한 것이다. 흔히 '그룹홈'이라 불리는 공동생활가정은 대부분 지은 지 오래된 건물에 자리 잡고 있어 시설 개보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윈체는 장애인공동생활가정의 노후화된 나무나 알루미늄 창호를 단열과 난방 성능이 우수한 PVC 창호로 전면 교체해 구성원들에게 따뜻한 보금자리를 제공할 목적으로 이번 캠페인을 시작했다. 지난달 1호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로사리오 장애인공동생활가정의 창호 교체 공사를 완료한 것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서울지역 내 총 11세대의 장애인공동생활가정에 창호 교체를 시행할 계획이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이제 '자선사업'의 범주를 벗어났다. 단순한 책임을 넘어 우리 모두에게 조금 더 너그러운 세상을 위한 재능의 기부이자, 서로의 노고를 어루만지는 사회적 대화가 됐다. 연말을 맞아 시내 곳곳에서 울리는 나눔의 종소리가 우리 사회의 화합과 소통의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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