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호텔 이용료 고객이 결정하는 시대

김가영 호텔나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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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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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호텔 이용료 고객이 결정하는 시대
김가영 호텔나우 대표
미국 최대 여행사 중 하나인 프라이스라인(priceline.com)은 2000년대 초반 고객이 직접 가격을 제안하는 'Name Your Own Price'라는 역경매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호텔, 항공의 등급, 지역 등의 조건을 고른 후 고객이 직접 원하는 가격을 제안하면, 판매자가 미리 정해둔 가격과 비교 후 고객 제안가가 높으면 거래가 이뤄지고, 낮을 경우 고객에게 24시간 내에 다시 한번 가격을 제안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방식이다. 고객이 구매하는 상품이 실제 어떤 호텔 또는 항공사인지는 결제 이후에 알 수 있다.

이 서비스는 판매가격을 낮게 책정할 경우 장기적인 가격정책에 악영향을 우려하는 특급호텔과 항공사들의 고민을 해소함과 동시에 호텔, 항공의 유동적인 가격에서 조금이라도 혜택 있는 가격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들의 수요와 맞아 떨어져 큰 호응을 얻었다. 다만, 수요가 많은 지역과 날짜의 경우 해당 역경매를 제공하는 상품수가 적어지고, 항공시장의 급격한 변화로 항공카테고리를 해당서비스에서 빼고, 판매자가 호텔가격을 제안하는 익스프레스 딜(Express Deal)로 바꿔 현재까지 핵심서비스로 유지하고 있다.

호텔 분야에서 블라인드 경매 방식이 꾸준히 시도되는 이유는 뭘까?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가격이 연중 천차만별인 호텔 산업의 특성상, 고객들의 지불 의사와 수요 예측이 너무나도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당일 또는 임박 예약이 전체 호텔 예약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면서 고객 수요 및 지불 의사에 대한 예측이 더욱 어려워졌다. 프라이스라인 뿐 아니라 핫와이어 등 호텔 산업이 일찍이 자리 잡은 미국에서 블라인드 경매 방식의 호텔 판매 서비스가 성행하는 이유는 단순히 남몰래 싼 가격으로 호텔을 판매하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고객들의 수요 및 지불 의사에 대한 데이터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함일 것이다.

한국에서도 그동안 프라이스라인과 비슷한 시도들이 많았지만, 아직까지 자리 잡은 사례는 없었다. 완전한 블라인드 경매 방식이 고객들에게 익숙하지 않기도 하고, 몇몇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국내 호텔 수가 국내 고객들에게 여행 숙소로 자리 잡을 만큼 충분하지 못했던 탓도 있었을 것이다. 호텔나우는 예약할 호텔을 미리 고르고, 고객이 그 호텔에 대한 가격을 제안하여 구매할 수 있는 '프라이빗 딜'이라는 서비스를 런칭했다. 고객이 결제할 호텔을 미리 알 수 없는 불안감을 제거하고, 구매할 의사가 있는 호텔에 원하는 가격을 제안함으로써 일반 판매가보다 더 혜택 있는 가격으로 예약할 수 있다. 호텔은 공개적으로 가격을 낮추지 않고도 할인가로 미판매 객실을 더 판매할 수 있고, 고객들의 지불 의사와 가격대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2020년까지 국내 호텔의 신규 공급량이 현재의 1.7배 이상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그만큼 호텔이 국내 여행자들을 위한 주요 숙소 카테고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가 됨과 동시에, 여러 숙소 대안들과 주변 호텔들과의 경쟁이 매우 격화될 것이다.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려면 위의 블라인드 경매 방식 또는 다른 툴을 활용한 고객 수요 예측과 지불 의사, 호텔 가격 정책에 대한 데이터와 기준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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