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송금·공유오피스 등 신서비스
매출·거래량 기록 세우며 고공성장
넥슨·네이버 등 수백억 투자 쇄도
정부도 규제완화 · 정책금융 지원
창업생태계 활성화 성공 기대 ↑
매출·거래량 기록 세우며 고공성장
넥슨·네이버 등 수백억 투자 쇄도
정부도 규제완화 · 정책금융 지원
창업생태계 활성화 성공 기대 ↑
결산 2017 '혁신성장 주역' 스타트업
2017년은 스타트업이 혁신성장의 핵심 주역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해였다. 설립 4년 만에 연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기업이 나타나고, 월 송금액만 1조원을 돌파한 간편송금 서비스가 등장했다.
스타트업에 대한 대기업과 벤처캐피털의 투자도 활발해졌다. 넥슨이 국내 최초의 가상화폐 거래소를 오픈한 코빗을 약 913억원에 인수하며 M&A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었고 간편송금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와 배달앱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등 시장 패러다임을 바꾼 스타트업의 후속투자 소식도 속속 들려왔다.
정부 역시 창업생태계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잇따라 내놨다. 11월 혁신모험펀드 조성 등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을 발표하며 산업계의 기대감을 높였다.
◇ 신서비스 선보이며 고속 성장= 올 한해 가장 주목받은 스타트업은 단연 '비바리퍼블리카'다. 이 회사는 글로벌 회계·컨설팅 회사 KPMG와 벤처캐피털(VC) H2벤처스가 선정한 2017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 중 35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 중 최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는 누적 가입자 650만명, 누적 다운로드 수 1200만, 월 송금액 1조원을 돌파하며 눈부신 성장을 기록했다. 11월 송금 건수와 송금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5배 이상 늘었다. 2015년 초 10명 남짓하던 임직원은 2년 새 115명으로 늘어났고 계속 채용을 하고 있다.
성인 대상 실무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패스트캠퍼스는 지난 9월 기준 매출 113억원을 기록하고 연 수강생이 1만명을 넘어서는 등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회사 실무에서 필요한 각종 프리미엄 교육을 제공하는 패스트캠퍼스는 B2B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또 공실률 1%를 기록하며 순항 중인 공유 오피스 제공 스타트업 패스트파이브는 강남에 10호점을 오픈했고, 패션앱 스타일쉐어는 스토어 누적거래량이 200억원을 넘어섰다. 한국디지털경영혁신대상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받은 물류솔루션 회사 메쉬코리아와 보험관리앱 '보맵' 운영사인 레드벨벳벤처스의 성장도 눈에 띈다.메쉬코리아는 올해 맥도날드와 제휴를 맺었으며 롯데리아·BGF리테일 등과도 손을 잡았다. 이마트·티몬을 비롯해 싱가포르 최대 온라인 식료품 판매 기업 등에 통합물류관리솔루션을 제공했다. 레드벨벳벤처스는 스타트업 불모지였던 보험업계에서 신한생명 등 6개의 보험사와 제휴를 맺고, 누적 다운로드 40만, 가입자수 30만명을 돌파하는 등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 넥슨, 코빗 인수 등 스타트업 투자 활황= 올해는 1000억원에 육박하는 대형 M&A와 함께 수백억원 규모의 대형 투자가 여러 건 일어나는 등 스타트업 투자가 활발했다.
넥슨은 국내 최초 가상화폐 거래소를 개설한 코빗을 912억5000만원에 인수했다. 이는 지난 2015년 카카오가 김기사를 626억원을 인수한 뒤 오랜만에 나온 거액의 스타트업 인수 사례다.
네이버의 적극적인 투자도 눈에 띈다. 네이버는 자사 스타트업 육성센터인 D2를 운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우아한형제들에 350억원, 메쉬코리아에 240억원, 크리에이터 마켓 플랫폼 운영사인 OGQ에 75억원, 명함관리 '리멤버' 운영사 드라마앤컴퍼니에 50억원, 실내위치 확인 로플랫에 30억원을 투자했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는 "넥슨의 코빗 인수같이 스타트업 M&A가 꽤 오랜만에 이뤄졌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났다"면서 "생태계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정책 지원뿐 아니라 대기업의 더 많은 M&A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올 한해 단일 투자액으로 가장 많은 투자금을 유치한 스타트업은 중소형 숙박업소 정보를 제공하는 야놀자(600억원)다. 이어 비바리퍼블리카(555억원), 소셜커머스 티몬(500억원), 프리미엄 닭가슴살 브랜드 '아임닭' 판매사 와이즈유엑스글로벌(350억원) 등이 고액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이외에도 코인원(240억원), 풀러스(220억원), 에스에스알(178억원), 베스핀글로벌(170억원), 트레져헌터와 파킹클라우드(150억원) 등이 15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 정부도 스타트업 성장 지원 팔 걷어= 정부는 11월 초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을 발표하며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자금 활로를 열어 산업을 키우겠다는 각오를 분명히했다.
앞으로 3년간 혁신모험펀드 10조원과 기술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 및 민간투자 등으로 혁신모험펀드 투자기업 등에 20조원의 대출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또 벤처확인제도를 민간에 맡겨 혁신·성장성 중심으로 전면 개편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민간 자율로 대상을 선정하고 정부가 후속 지원하는 팁스(TIPS)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민간이 주도하는 창업지원도 확대한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사내·분사 창업 활성화를 통해 우수 인재의 창업을 유도하고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이 창업해 일자리 창출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한다.
또 투자회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스톡옵션 비과세 특례를 10년 만에 부활시키고 엔젤투자 소득공제 및 우리사주 소득공제 한도 확대 등 세제지원을 확대한다.
실제 내년도 창업·벤처 예산을 올해보다 2002억원 늘어난 6373억원으로 편성, 이를 바탕으로 한 창업지원 정책이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대외 위상 높아진 스타트업=지난 6월 말 문재인 대통령 첫 방미 경제인단에 주요 스타트업 대표들이 포함되면서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김봉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우아한형제들 대표)과 이승건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비바리퍼블리카 대표) 등 배달의민족과 토스 서비스를 통해 시장 혁신을 일구고 있는 스타트업 대표들이 경제 주체로 인정을 받은 것.
또 대기업 재직자의 창업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2017 스타트업 트렌드리포트'에 따르면 대기업 재직자 중 창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비율이 작년보다 4.4% 늘어난 44%, 창업을 고려하는 수준 역시 10.2% 상승한 50.4%를 기록하는 등 창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스타트업 이직을 고려하는 비율은 26%로 고려하지 않는 42%보다 크게 낮았지만, 지난 1년 동안 이직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이 바뀐 비율이 76.9%로 조사돼 스타트업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깨끗한 기업 약속한 스타트업=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출범 1주년을 맞이한 지난 9월 26일 △편법적 상속 경영과 부당한 가족 경영 지양 △근로자의 근무환경 개선 △성실한 납세 의무 수행 △경제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투명하고 바른 사회를 위한 노력 등을 다짐한 스타트업 신경제 선언문을 발표했다.
투명하고 신뢰받을 수 있는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스타트업이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포럼 의장인 김봉진 대표는 이 같은 선언 후 한 달 뒤인 10월 말 개인 SNS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개인 지분에서 100억원을 매각해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 신경제 선언문의 신뢰도를 높였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인 중소기업진흥공단이 기술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운영 중이며 연간 300∼400명의 창업자 졸업생을 배출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도 '기업가정신' 교육에 주력하는 등 바람직한 기업 문화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박종진기자 truth@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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