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망중립성 원칙 폐기… 업계 반응
증권가 "통신 6개월내 30%상승"
인터넷 등 '우려' 공식입장 표명
정부 '망중립성 원칙' 강조 정책
구글·페북만 성장세 논란 여지도
2011년과 다른상황에 입장 미묘
증권가 "통신 6개월내 30%상승"
인터넷 등 '우려' 공식입장 표명
정부 '망중립성 원칙' 강조 정책
구글·페북만 성장세 논란 여지도
2011년과 다른상황에 입장 미묘
미 망중립성 원칙 폐기… 업계 반응
[디지털타임스 강은성 기자]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망중립성 원칙 폐지 결정을 내림에 따라 국내 인터넷, 방송, 콘텐츠, 통신업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망중립성 원칙을 처음 정립하던 2011년과는 미묘하게 다른 상황이어서 관련 업계마다 입장표명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신산업 호재vs인터넷-콘텐츠는 우려=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미국 정부의 망중립성 원칙 폐기에 대해 통신산업은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망중립성 폐기가 통신산업에는 '호재'라는 것이다. 실제 증권가는 중장기적으로 통신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미국의 망중립성 폐지 결정이 당장 국내 산업에 주는 영향은 미미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통신산업에 유리하게 흘러갈 것"이라면서 "통신주는 향후 6개월 내 30% 수준의 주가 상승이 가능하며 2019년까지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도 '미국 망중립성 원칙 폐기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향후 제로레이팅(Zero-Rating) 정도는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인터넷, 방송, 콘텐츠 업계는 상당한 우려를 표명했다. 인터넷기업협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거대 글로벌 인터넷기업을 보유한 미국과 달리 국내 인터넷 산업은 아직 국내 시장에서조차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는 실정"이라며 국내에서 망 중립성을 공고히 유지해야 국가 미래산업 육성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방송 콘텐츠 업계도 망중립성이 폐지될 경우 신규 콘텐츠 사업자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방송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기반 서비스는 망이 기본이 돼야 하는데 이 기본 전제가 관계나 계약에 의해 차별을 받으면 서비스 경쟁 자체가 어려워진다"며 "최근 실시간온라인방송(OTT) 등 온라인을 통한 콘텐츠 유통이 활발해 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 확장 기회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도 "망중립성이 폐지되고 사업자별 네트워크 비용이 청구된다면 제로레이팅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콘텐츠 기업간)차별이 발생한다"며 "이는 결국 기업 규모에 따른 가격 경쟁으로 치닫게 되고 영세 사업자와 이용자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망중립성 '열매'는 구글·페북 차지=인터넷업계나 콘텐츠, 방송 사업자들은 공식 입장표명에서는 '우려'를 나타냈지만 2011년 국내에서 치열하게 망중립성에 대한 논의를 벌이던 것과는 미묘하게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망중립성을 강조한 결과가 오히려 구글, 페이스북 등의 비약적인 성장을 낳고 정작 국내 인터넷포털이나 콘텐츠 업계는 '역차별'을 낳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특히 당시 국내에서 망중립성에 대해 가장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던 민간단체 오픈넷이 실은 구글 등 외국 포털업체의 '후원'을 받았다는 것으로 알려진 이후 미국 인터넷사업자들을 위한 망중립성 원칙에 국내 사업자들이 휘둘릴 필요가 없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한 인터넷업계 고위관계자는 "현재 우리 정부는 트래픽 관리방안 가이드라인에서 '매니지드서비스'라는 명목으로 미국이 이번에 허용한 추가 비즈니스 모델을 이미 허용하고 있다. 때문에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국내 대형 포털은 물론 아프리카TV 등 콘텐츠업계까지 별도의 망이용대가를 통신사에 내고 이용자들에게 높은 수준의 동영상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상황"이라면서 "우리 정부가 망중립성 원칙을 지킨다고는 하지만 이미 '폐기'했다고 하는 미국 망중립성 수준을 우리는 수년 전부터 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구글·페이스북 등이 '상호접속' 개념으로 망이용대가를 '무정산'하고 국내 사업자는 비용을 내면서 '역차별' 논란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망중립성 원칙을 강하게 주장해봤자 결국 이득은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업체가 더 많이 얻게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국내 포털업체들에 작용하는 것이다. 국회에서 발의된 '뉴노멀법' 등 인터넷포털 사업자를 기간통신사업자처럼 사전규제하자는 법률까지 나와 시장은 더욱 혼란에 빠진 상황이다. 뉴노멀법은 네이버 카카오 등의 대형 인터넷포털 업체에 방송통신발전기금 등을 징수하고 사업에 대한 사전 승인을 거치는 등 사전규제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국외 사업자들을 형평성에 맞게 규율할 수 없는 법이라면 국내 포털업체에만 역차별적으로 적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외국 인터넷사업자들이 역차별 요소가 없는지보다 철저하게 감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홍식 연구위원은 " 과기정통부는 망중립성 원칙에 변경 계획이 없다고 언급했지만 뉴노멀법과 더불어 상당한 논란이 지속할 전망"이라면서 "현 정부는 제로레이팅 도입에 찬성하는 입장이며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과도한 트래픽 유발업체들이 대가를 지불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국내 망중립성은 이미 훼손 상태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은성·김지영·진현진기자 esther@dt.co.kr
[디지털타임스 강은성 기자]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망중립성 원칙 폐지 결정을 내림에 따라 국내 인터넷, 방송, 콘텐츠, 통신업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망중립성 원칙을 처음 정립하던 2011년과는 미묘하게 다른 상황이어서 관련 업계마다 입장표명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신산업 호재vs인터넷-콘텐츠는 우려=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미국 정부의 망중립성 원칙 폐기에 대해 통신산업은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망중립성 폐기가 통신산업에는 '호재'라는 것이다. 실제 증권가는 중장기적으로 통신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미국의 망중립성 폐지 결정이 당장 국내 산업에 주는 영향은 미미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통신산업에 유리하게 흘러갈 것"이라면서 "통신주는 향후 6개월 내 30% 수준의 주가 상승이 가능하며 2019년까지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도 '미국 망중립성 원칙 폐기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향후 제로레이팅(Zero-Rating) 정도는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인터넷, 방송, 콘텐츠 업계는 상당한 우려를 표명했다. 인터넷기업협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거대 글로벌 인터넷기업을 보유한 미국과 달리 국내 인터넷 산업은 아직 국내 시장에서조차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는 실정"이라며 국내에서 망 중립성을 공고히 유지해야 국가 미래산업 육성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방송 콘텐츠 업계도 망중립성이 폐지될 경우 신규 콘텐츠 사업자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방송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기반 서비스는 망이 기본이 돼야 하는데 이 기본 전제가 관계나 계약에 의해 차별을 받으면 서비스 경쟁 자체가 어려워진다"며 "최근 실시간온라인방송(OTT) 등 온라인을 통한 콘텐츠 유통이 활발해 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 확장 기회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도 "망중립성이 폐지되고 사업자별 네트워크 비용이 청구된다면 제로레이팅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콘텐츠 기업간)차별이 발생한다"며 "이는 결국 기업 규모에 따른 가격 경쟁으로 치닫게 되고 영세 사업자와 이용자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망중립성 '열매'는 구글·페북 차지=인터넷업계나 콘텐츠, 방송 사업자들은 공식 입장표명에서는 '우려'를 나타냈지만 2011년 국내에서 치열하게 망중립성에 대한 논의를 벌이던 것과는 미묘하게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망중립성을 강조한 결과가 오히려 구글, 페이스북 등의 비약적인 성장을 낳고 정작 국내 인터넷포털이나 콘텐츠 업계는 '역차별'을 낳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특히 당시 국내에서 망중립성에 대해 가장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던 민간단체 오픈넷이 실은 구글 등 외국 포털업체의 '후원'을 받았다는 것으로 알려진 이후 미국 인터넷사업자들을 위한 망중립성 원칙에 국내 사업자들이 휘둘릴 필요가 없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한 인터넷업계 고위관계자는 "현재 우리 정부는 트래픽 관리방안 가이드라인에서 '매니지드서비스'라는 명목으로 미국이 이번에 허용한 추가 비즈니스 모델을 이미 허용하고 있다. 때문에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국내 대형 포털은 물론 아프리카TV 등 콘텐츠업계까지 별도의 망이용대가를 통신사에 내고 이용자들에게 높은 수준의 동영상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상황"이라면서 "우리 정부가 망중립성 원칙을 지킨다고는 하지만 이미 '폐기'했다고 하는 미국 망중립성 수준을 우리는 수년 전부터 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구글·페이스북 등이 '상호접속' 개념으로 망이용대가를 '무정산'하고 국내 사업자는 비용을 내면서 '역차별' 논란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망중립성 원칙을 강하게 주장해봤자 결국 이득은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업체가 더 많이 얻게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국내 포털업체들에 작용하는 것이다. 국회에서 발의된 '뉴노멀법' 등 인터넷포털 사업자를 기간통신사업자처럼 사전규제하자는 법률까지 나와 시장은 더욱 혼란에 빠진 상황이다. 뉴노멀법은 네이버 카카오 등의 대형 인터넷포털 업체에 방송통신발전기금 등을 징수하고 사업에 대한 사전 승인을 거치는 등 사전규제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국외 사업자들을 형평성에 맞게 규율할 수 없는 법이라면 국내 포털업체에만 역차별적으로 적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외국 인터넷사업자들이 역차별 요소가 없는지보다 철저하게 감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홍식 연구위원은 " 과기정통부는 망중립성 원칙에 변경 계획이 없다고 언급했지만 뉴노멀법과 더불어 상당한 논란이 지속할 전망"이라면서 "현 정부는 제로레이팅 도입에 찬성하는 입장이며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과도한 트래픽 유발업체들이 대가를 지불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국내 망중립성은 이미 훼손 상태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은성·김지영·진현진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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