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종료땐 3년 생존율 82.8%
지속적인 정부 차원 지원 필요
지속적인 정부 차원 지원 필요
■주목! 이 법안
(4) 사회적기업 육성법 개정안
#청각장애인이 만든 수제구두를 판매하는 아지오는 한 번의 실패를 딛고 재기를 준비 중인 사회적 기업이다. 지난 2010년 1월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문을 열었지만 2013년께 문을 닫았다. 장애인이 만들었다는 편견은 구두를 파는데 큰 걸림돌이 됐다. 유영석 아지오 대표는 "파는 게 매우 힘들었다"고 말했다. 다행히 아지오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신은 구두'라는 유명세를 얻으면서 판로를 확보할 수 있게 됐고, 유 대표는 4년 만에 다시 아지오의 문을 열었다.
사회적 기업은 일반 기업과 달리 '이윤'이 아닌 '공존'을 앞세운다. 하지만 이윤을 내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회적 기업에게 '판로 확보'는 결정적이다. 정부의 지원으로 출발한 사회적 기업 중 상당수가 지원이 끊기면 이내 문을 닫는다. 그나마 공공기관 등이 사회적 기업 생산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하는 사회적 기업 육성법안이 생겼지만 여전히 사회적 기업의 자립은 녹록지 않은 과제다.
숫자만 놓고 보면 국내 사회적 기업이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사회적 기업 규모는 2012년 774개에서 2017년(9월 기준) 1814개로 늘었다. 사회적 기업 평균 매출은 2012년 8억8500만원에서 2016년 15억8215만원으로,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1629만원에서 2652만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평균 고용수는 24명 안팎을 보이고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사회적 기업 86개의 인증이 취소됐다. 경영악화 등이 이유다. 고용노동부 통계를 보면 인건비 지원을 받는 단계의 사회적 기업 3년 생존률은 96.5%였으나 지원이 종료된 후 사회적 기업 3년 생존률은 82.8%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살아남은 사회적 기업이라 해도 공공구매 등 공공기관 의존도가 매우 높다고 지적한다. 스스로 자립능력을 높여야 생존을 기대할 수 있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대표발의한 '사회적 기업 육성법 일부개정안'은 사회적 기업의 자생력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고용노동부가 사회적 기업의 국내외 시장개척과 판로 거점 확보를 지원하도록 했다. 특히 사회적 기업의 국내 유통망을 구축하고, 홍보·판매 또는 사후관리를 하도록 했다. 또 국내외 전시·박람회를 개최하거나 거래주선, 상품홍보, 마케팅, 전용판매장 설치 등 예산을 투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현행법으로는 공공기관의 사회적 기업 물품 우선 구매만 규정하고 있어 정부도 판로지원 등에선 소극적이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사회적기업진흥원이 사회적 기업 온라인 상품소개 홈페이지나 공동판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나, 실효성 등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정 의원은 "대부분 영세·중소규모인 사회적 기업이 스스로 판로망을 개척하거나 홍보·마케팅까지 하기는 매우 어렵다"면서 "취약계층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이 자립능력을 키울 수 있게 체계적·지속적인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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