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적어 대량생산 안돼 '고전'
현기차, 친환경차 수익 마이너스
한국지엠도 '대당 980만원' 손실
쌍용차도 "규제대응 차원 판매"
도요타 프리우스만 수익 '흑자'
현기차, 친환경차 수익 마이너스
한국지엠도 '대당 980만원' 손실
쌍용차도 "규제대응 차원 판매"
도요타 프리우스만 수익 '흑자'
완성차업계가 친환경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기차 개발과 생산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붇고 있지만, 당장 투자 대비 수익성이 떨어져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환경 규제에 대응하고 미래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친환경차 개발과 투자는 필수지만, 팔수록 손해가 늘어 공격적인 자금 투입은 쉽지 않은 실정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를 비롯해 글로벌업체 중 친환경차를 판매해 수익을 내는 곳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 친환경차를 출시하지 않은 업체들도 적자를 예상하면서 각국 정부 규제에 맞추고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친환경차를 출시한다는 입장이다.
'아이오닉' 등으로 국내외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도 친환경차 부문 수익은 마이너스라는 설명이다. 비싼 배터리 가격 등 제조원가가 높은 이유도 있지만, 아직 친환경차 시장 규모가 작고 판매량이 적어 대량생산이 안 되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친환경차는 전략적인 이유로 판매하는 것"이라며 "하이브리드차보다는 전기차가, 전기차보다는 수소차가 손해가 더 크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앞서 현지언론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쉐보레 볼트를 판매하면서 대당 9000달러(약 980만원) 가량 손해를 봤다고 보도한 바 있다. 손해가 컸던 것은 캘리포니아주 의무판매제에 따른 할인과 비싼 배터리 가격 때문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이 국내에 팔고 있는 말리부 하이브리드도 월 30대가량 판매돼 수익이 썩 좋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오는 2019년 첫 전기차를 출시예정인 쌍용자동차도 수익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차량 개발비에 비해 전기차 판매량이 적어 손해가 예상되지만, 정부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를 생산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르노와 닛산 등을 합치면 전기차 생산량이 50만대로 규모의 경제를 이뤄 판매에 따른 손해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르노의 전체 판매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분의 1도 안돼 큰 돈을 벌진 못한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 수익이 저조한 것은 비싼 제조원가, 적은 판매량으로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전기차 원가가 높은 것은 비싼 배터리 가격과 인버터, 전기모터, 경량화 차체 등 기존 내연기관차와 구조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30~50%를 차지한다.
또 전기차 연구개발과 생산 등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반면, 현재 시장규모가 작아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판매가 늘어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 규모의 경제로 수익을 낼 수 있지만, 투입 대비 판매가 적어 대다수 업체가 손실을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도요타의 '프리우스 하이브리드'를 빼면 친환경차 중 돈을 벌고 있는 모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현실을 대변하듯 최근 우치야마 다케시 도요타 회장도 "전기차를 너무 빨리 도입하면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수익을 낼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전기차의 경우 수익모델이 완벽하지 못하다"며 "배터리, 차량이 대량생산 체제가 아니라 비싸고, 정부가 보조금 지원해줘도 남는 게 별로 없다"고 말했다.
최용순기자 cy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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