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백신구축에 쥐꼬리 예산
내부망 사업자는 여전히 못정해
해킹 사태 50억 소송까지 제기
경찰청은 10년전보다 예산 줄어
내부망 사업자는 여전히 못정해
해킹 사태 50억 소송까지 제기
경찰청은 10년전보다 예산 줄어
결산 2017 정부 '보안갑질' 논란
올해 국가안보와 치안을 책임지는 국방부, 경찰청 두 기관이 보안백신 저가 수주와 갑질 논란의 한가운데에 섰다. 특히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는 국방부는 작년 국방망 해킹 및 정보유출 사고 책임을 백신 공급업체로 돌리는 모양새로 업계의 따가운 눈총과 뭇매를 맞으며 '날강도 집단'이란 비판까지 받았다. 경찰청은 국방부보다 더 턱없이 적은 예산으로 백신 도입을 추진하면서 업계의 공분을 샀다.
◇국방부, 보안구멍에도 예산 여전히 부족…차기 사업자도 못 구해=지난해 9월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으로 국방망의 군사기밀이 유출됐다. 국방통합데이터센터가 북한인으로 추정되는 해커에 의해 해킹당해 중요한 기밀이 대거 유출된 것.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실에 따르면 군 외부 인터넷망과 내부 인트라넷에서 235GB 분량의 자료가 유출됐다.
유출된 자료 중에는 2급 기밀 226건, 3급 기밀 42건, 대외비 27건 등이 포함됐다. 특히 이 자료 안에는 북한 전쟁 지도부에 대한 '참수작전'의 구체적인 내용이 들어간 최신 작전계획 '작전계획 5015'와 침투·국지도발 대응 계획 '작전계획 3100'이 포함돼 국가 특급 안보 사항이 그대로 노출돼 심각성을 더했다.
국방부는 이에 새로운 백신시스템을 구축해 보안을 강화하겠다며 지난 7월 '2017년 전군 바이러스 방역체계(외부망) 구축사업' 공고를 내고 '내부망'과 '외부망'을 분리해 백신을 구축하기로 했다. 그동안 사업 예산이 턱없이 적어 항상 특정 업체들만 참여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예산을 내·외부망을 합쳐 약 40억원(내부망 30억원, 외부망 10억원) 수준으로 올렸다.
이전 사업 금액인 17억원보다 높였지만 여전히 턱없이 낮은 수준이어서 업체들의 외면을 받았다. 외부망은 해외 업체의 입찰을 허용한 가운데 두 번의 유찰을 겪다 최종적으로 미국계 맥아피가 선정됐다. 내부망 사업자는 기존 업체였던 하우리가 단독 응찰로 유찰된 상황으로 여전히 사업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원래대로라면 국방부와 하우리의 계약은 올해 1월 만료됐어야 하지만 지속적인 연장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업에 "50억원 물어내라" 소송=이런 가운데 국방부는 지난 10월 하우리와 전산망 시공업체를 상대로 50억원의 손해를 배상하라며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냈다.
두 업체의 부실 운영·시공으로 국방망 해킹 사태가 벌어졌다는 게 국방부 측의 주장이다. 2015년 하우리의 백신 데이터가 해킹되고 그 취약점을 통해 국방망 해킹까지 연결됐지만 이를 하우리 측에서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
이에 대해 하우리는 "당시 여러 차례의 보고로 국정원과 경찰청에서 조사했고 문제점이 없다고 국방부 쪽에서 종결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보안업계는 국방부가 최근 정권교체 후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부대' 등 정치이슈와 맞물리며 내홍에 휩싸이자 내부 리스크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업체에 분풀이한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국방부보다 더한 경찰청…사업 예산 제자리걸음=경찰청은 지난 9월 '통합백신 및 보안패치 소프트웨어(SW) 구매 사업' 긴급공고를 내고 예산 2억3000만원을 배정했다. 지난 2006년 사업 규모가 약 3억원에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약 2억5000만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더 감소한 것.
이 사업은 경찰청(본청)과 부속기관(지방청 17곳, 직속기관 5곳)에서 사용 중인 내·외부망 PC와 서버 약 10만대를 대상으로 백신과 윈도 보안패치 SW를 설치해 유지관리하는 것이다.
계약기간 경찰청 사이버보안관제센터에서 장애처리를 담당할 기술인력까지 상주해야 한다. 상주인력이 사용할 PC(2~3대)와 사무용품까지 공급사가 부담한다. 지난해 경찰청 사업을 진행한 하우리가 다시 올해 사업을 수주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방부나 경찰청 모두 업체를 상대로 '중요 국가기관의 레퍼런스 확보'라는 무기만 내세우며 갑질을 이어가고 있다"며 "두 기관 모두 관련 예산을 합리적으로 늘리고 기업 간 경쟁을 더 높여야 더 안정화된 보안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탁기자 kt87@dt.co.kr
올해 국가안보와 치안을 책임지는 국방부, 경찰청 두 기관이 보안백신 저가 수주와 갑질 논란의 한가운데에 섰다. 특히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는 국방부는 작년 국방망 해킹 및 정보유출 사고 책임을 백신 공급업체로 돌리는 모양새로 업계의 따가운 눈총과 뭇매를 맞으며 '날강도 집단'이란 비판까지 받았다. 경찰청은 국방부보다 더 턱없이 적은 예산으로 백신 도입을 추진하면서 업계의 공분을 샀다.
◇국방부, 보안구멍에도 예산 여전히 부족…차기 사업자도 못 구해=지난해 9월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으로 국방망의 군사기밀이 유출됐다. 국방통합데이터센터가 북한인으로 추정되는 해커에 의해 해킹당해 중요한 기밀이 대거 유출된 것.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실에 따르면 군 외부 인터넷망과 내부 인트라넷에서 235GB 분량의 자료가 유출됐다.
유출된 자료 중에는 2급 기밀 226건, 3급 기밀 42건, 대외비 27건 등이 포함됐다. 특히 이 자료 안에는 북한 전쟁 지도부에 대한 '참수작전'의 구체적인 내용이 들어간 최신 작전계획 '작전계획 5015'와 침투·국지도발 대응 계획 '작전계획 3100'이 포함돼 국가 특급 안보 사항이 그대로 노출돼 심각성을 더했다.
국방부는 이에 새로운 백신시스템을 구축해 보안을 강화하겠다며 지난 7월 '2017년 전군 바이러스 방역체계(외부망) 구축사업' 공고를 내고 '내부망'과 '외부망'을 분리해 백신을 구축하기로 했다. 그동안 사업 예산이 턱없이 적어 항상 특정 업체들만 참여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예산을 내·외부망을 합쳐 약 40억원(내부망 30억원, 외부망 10억원) 수준으로 올렸다.
이전 사업 금액인 17억원보다 높였지만 여전히 턱없이 낮은 수준이어서 업체들의 외면을 받았다. 외부망은 해외 업체의 입찰을 허용한 가운데 두 번의 유찰을 겪다 최종적으로 미국계 맥아피가 선정됐다. 내부망 사업자는 기존 업체였던 하우리가 단독 응찰로 유찰된 상황으로 여전히 사업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원래대로라면 국방부와 하우리의 계약은 올해 1월 만료됐어야 하지만 지속적인 연장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업에 "50억원 물어내라" 소송=이런 가운데 국방부는 지난 10월 하우리와 전산망 시공업체를 상대로 50억원의 손해를 배상하라며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냈다.
두 업체의 부실 운영·시공으로 국방망 해킹 사태가 벌어졌다는 게 국방부 측의 주장이다. 2015년 하우리의 백신 데이터가 해킹되고 그 취약점을 통해 국방망 해킹까지 연결됐지만 이를 하우리 측에서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
이에 대해 하우리는 "당시 여러 차례의 보고로 국정원과 경찰청에서 조사했고 문제점이 없다고 국방부 쪽에서 종결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보안업계는 국방부가 최근 정권교체 후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부대' 등 정치이슈와 맞물리며 내홍에 휩싸이자 내부 리스크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업체에 분풀이한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국방부보다 더한 경찰청…사업 예산 제자리걸음=경찰청은 지난 9월 '통합백신 및 보안패치 소프트웨어(SW) 구매 사업' 긴급공고를 내고 예산 2억3000만원을 배정했다. 지난 2006년 사업 규모가 약 3억원에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약 2억5000만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더 감소한 것.
이 사업은 경찰청(본청)과 부속기관(지방청 17곳, 직속기관 5곳)에서 사용 중인 내·외부망 PC와 서버 약 10만대를 대상으로 백신과 윈도 보안패치 SW를 설치해 유지관리하는 것이다.
계약기간 경찰청 사이버보안관제센터에서 장애처리를 담당할 기술인력까지 상주해야 한다. 상주인력이 사용할 PC(2~3대)와 사무용품까지 공급사가 부담한다. 지난해 경찰청 사업을 진행한 하우리가 다시 올해 사업을 수주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방부나 경찰청 모두 업체를 상대로 '중요 국가기관의 레퍼런스 확보'라는 무기만 내세우며 갑질을 이어가고 있다"며 "두 기관 모두 관련 예산을 합리적으로 늘리고 기업 간 경쟁을 더 높여야 더 안정화된 보안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탁기자 kt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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