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019년 상반기부터 전환
조세회피 논란 잠재울지 주목
조세회피 논란 잠재울지 주목
12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내년부터 국가별로 법인을 두고 판매되는 광고 매출액을 아일랜드에 있는 국제사업본부로 이전하지 않고 해당국의 세무 당국에 신고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페이스북·구글 등 다국적기업들은 법인소득세를 절감하기 위해 해외에서 발생한 매출을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에 몰아주는 편법을 취하고 있다. 페이스북 역시 세계 30여개국에 광고 판매 법인을 두고 있지만, 영국과 호주 등을 제외하고 글로벌 본사 격인 아일랜드 법인으로 매출을 이전하고 있다. 구글 역시 지난해 국세청과 합의를 마친 영국을 제외하고 이 같은 방법을 행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이번 결정은 각국 정부가 세무 구조를 단순화해 실제로 매출이 발생한 국가에서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다만, 지역 법인을 통하지 않고 수백만명의 해외 군소광고주들이 사들이는 페이스북의 직영 광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직판 광고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종전처럼 아일랜드로 이전하겠다는 것이 페이스북의 입장이다.
페이스북은 업무 변경에 많은 자원이 필요한 만큼 2019년 상반기에나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했다. 페이스북 코리아 관계자도 "법적으로 만족해야 하는 조건은 무엇인지 등을 검토하고 2019년 상반기를 목표로 내년부터 업무 변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이 각국 법인에 광고 매출을 계상하면, 각국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을 알 수 있고 납부하는 총 세금도 증가할 전망이다. 데이브 웨너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세계 각국의 정부와 정책 당국자들에게 더 많은 투명성을 부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납부액에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페이스북이 매출액과 함께 현지에서 발생한 비용도 직접 신고하기로 했기에 비용에 따라 납세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프렘 시카 셰필드 대학 교수는 BBC와 인터뷰에서 "세금은 순이익을 기반으로 책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페이스북 같은 거대 기업은 여러 방식으로 순이익을 낮춰 잡을 수 있다"며 "페이스북의 움직임은 순이익엔 아주 작은 타격만 받으면서 여론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실제 페이스북은 2014년 영국에서 세금으로 불과 4327파운드(약 630만원)만 내면서 지탄받았고 지난해부터 영국 당국에 매출을 신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지난해 영국 매출은 4배 늘어난 8억4200만파운드(1조2000억원)임에도 납세액은 510만 파운드(74억원)에 그쳐 실효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