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준 한국가스안전공사 검사지원처장
![[DT광장] 겨울철, 가스안전 방심 안된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712/2017121302102351101001[1].jpg "[DT광장] 겨울철, 가스안전 방심 안된다")
지난 7일 눈이 많이 내린다는 대설(大雪)을 지나니 한겨울에 놓여 있음을 실감한다. 추워진 계절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곳을 꼽자면 보일러 시장을 빼놓을 수 없다. 업체마다 특화된 제품과 서비스로 홍보 경쟁을 펼치며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특히 우수한 품질력을 강조하고 보일러 유통 시장을 확대하는 등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보일러 업체가 이토록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은 보일러 시장의 최대 성수기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지난달 15일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한 뒤에 보일러 업계가 지진에도 안전하다는 내용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펼친 것도 그 일환일 것이다.
겨울에는 보일러뿐만 아니라 난방기 수요가 많아지고 이용이 늘어나는 만큼 안전을 챙기는 것도 빠질 수는 없다. 순간의 실수와 사고가 큰 사고로 번져 목숨을 잃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실제 가스보일러의 경우 2012년~2016년 26건의 사고가 발생했는데, 배기통 이탈 등으로 인한 시설미비가 18건으로 70%에 달했고, 제품고장(노후)로 인한 사고가 6건으로 23%다. 더 큰 문제는 지난 5년간 가스보일러 사고로 18명이 사망하고 61명이 다쳤는데, 전체 가스사고 사망률보다 가스보일러로 인한 사망률이 5.8배 높다는 것이다.
가스보일러로 인한 사망률이 이렇게 높은 것은 일산화탄소 중독이 주요 원인이다. 일산화탄소는 우리 몸속에 산소를 공급하는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체내 산소공급능력을 방해하고, 체내 조직세포의 산소결핍을 초래해 질식을 일으키기도 한다. 게다가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의 특성을 갖고 있어 중독되는 것을 알 수 없어 심할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점검이 필수다. 보일러 배기통이 빠져 있거나 꺾인 곳은 없는지 확인하고, 환기가 잘 되도록 해야 한다. 빗물이나 찬바람을 막는다고 환기구를 비닐이나 테이프로 막는 것은 매우 위험하므로 절대 해서는 안 된다. 또 가스보일러를 새로 설치하거나 교체할 때에는 당연히 자격을 갖춘 전문가에 의뢰해야 한다.
겨울 캠핑 시 가스안전도 빼놓을 수 없다. 캠핑 중 취침을 하려고 난방으로 텐트 안이나 입구에 가스 난방기를 설치하는데, 밀폐된 공간에서 가스 난방기 사용은 산소 결핍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대신 침낭과 핫팩을 사용해 보온하는 것이 좋다.
캠핑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이동식 부탄연소기 안전사용 요령도 알아두어야 한다. 기온이 갑자기 떨어져 이동식 부탄연소기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부탄캔을 가열했다가는 부탄캔이 폭발해 인명피해로 이어질 위험성이 매우 높으므로 절대 가열해서는 안 된다. 또 이동식 부탄연소기를 사용할 때 부탄캔이 정확히 장착됐는지 살피고, 보관할 때도 화기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두는 것이 안전을 지키는 방법이다.
방심과 안심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이 있다. 사고는 안전하다고 방심하는 순간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겨울철에 발생한 가스사고 중 40% 이상이 사용자 취급 부주의와 시설 미비로 인한 것임을 잊지 말고, 안전에 방심하지 않고 안심할 수 있는 겨울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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