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원 숙명여대 컴퓨터과학과 교수
![[디지털산책] 초중고SW 교육, 현장 목소리 들어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712/2017121302102251607001[1].jpg "[디지털산책] 초중고SW 교육, 현장 목소리 들어야")
2018년도부터 단계별로 진행되는 초·중·고 소프트웨어 교육 필수화를 대비해 2015년도부터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는 '소프트웨어(SW)교육 연구·선도학교' 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2017년에도 전국 1200개(초등 : 635교, 중등: 369교, 고등: 196교) 학교를 선발한 바 있다. 이들 학교는 초등은 '실과'과목, 중·고등학교에서는 '정보'과목에서 SW교육을 정규교과로 진행했고, 방과 후에는 창의적 체험활동, 동아리활동 등을 실시했다.
지난 9개월간의 SW교육활동을 평가하는 자리가 11월 말 킨텍스에서 있었는데 1차 시·도별 심사를 통과한 120개교가 참여했고, 최종적으로 20개교가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교육을 담당한 교사들의 책임감과 열정이 느껴졌으며 학생의 전출입이 잦다든지, 다문화 학생들이 많다든지, 학생 수가 너무 적다는 등의 다양한 환경에서도 사명의식을 갖고 SW교육을 열심히 했고 결과를 잘 발표했다. 특히 이번 교육활동 중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SW 교육 설명회 등을 통해 SW교육 인식을 제고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SW 교육 필수화를 대비해서 교과과정, 컴퓨터실습 환경, 정보교사가 준비돼야 한다고 여러 자리와 지면을 통해 이야기해 왔다. 이번 연구·선도학교 사업 결과 발표를 통해 교과과정과 컴퓨터실습 환경은 잘 준비되고 있고, 정보교사 충원의 문제가 여전히 제기되고 있으며, 그 외에 SW 교육을 하는데 있어서 수업시간이 모자란다고 하는 것을 많은 교사들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초등학교의 경우는 5-6학년 실과과목에서 17시간을 교육하도록 배정돼 있는데 담임 선생님이 모든 교과를 지도하시기 때문에 교사의 역량에 따라 SW교육을 실과뿐만 아니라 여러 과목에서 융합적으로 교육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교사의 역량에 따라 학급별 SW교육의 수준과 질에 차이가 있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수교육을 받았지만 아직 단독으로 SW교육을 진행하는데 부담을 느끼는 교사가 많다고 한다. 다행히 초등학교는 19년부터 필수교육이 진행됨으로 내년에는 좀 더 많은 교사 연수를 진행하여 교사들의 SW교육에 대한 역량과 자신감을 제고하는 노력이 있어야겠다. 교사 커뮤니티를 활용하고 이번에 선정된 우수 사례 학교 교사가 다른 교사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방법이 효과가 있을 것이다.
중학교의 경우는 정보교과가 기술·가정에 포함돼 34시간을 배정해 진행하게 되어서 1학년에 배우면 2~3학년에 공백이 생기거나 1학년의 자유학기제와 2학년 34시간 수업을 하더라도 3학년에 공백이 생겨 고등학교 진학해서 SW 교육을 받게 될 때 연속성이 없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서 적어도 68시간의 시수가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교과가 기술·가정에 포함돼 있는 상태에서 68시간의 시수를 확보하는 것은 기술·가정 교사들의 반대로 쉽지 않을 것이지만 교육부에서는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시수 조정을 한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질 높은 교육이 이뤄질 것이다.
고등학교의 경우는 정보교과가 일반선택과목이라 학교에서 개설되지 않으면 학생들이 선택할 기회조차 없다는 것이 지적됐다. 아무래도 대학 입시와 직업적인 관련이 없는 과목이라 학교에서 개설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인데, 대학교의 정보관련 학과들에서 수시입학의 경우 정보교과를 선택한 학생들에게 가산점을 주는 방안을 고려해 본다면 학교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
우리 일상에 소프트웨어라고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 세대에게 미래를 잘 준비할 수 있도록 어떤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지 생각해보자. 현장의 교사들은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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