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대상자 - 금감원 검사역 동석
제재심서 동등한 발언 기회 제공
창구지도 등 그림자 규제도 완화
최흥식 금감원장 수용입장 밝혀
제재심서 동등한 발언 기회 제공
창구지도 등 그림자 규제도 완화
최흥식 금감원장 수용입장 밝혀
금융사와 임직원에 대한 제재 시 제재 당사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 대심제를 전면 도입한다. 또 창구지도 등 '그림자 규제'를 최소화 하고 검사역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직원을 대상으로 검사 스페셜리스트를 선정해 육성한다.
금융감독·검사 제재 프로세스 혁신 태스크포스(TF)는 12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권고안을 발표했다. 금감원은 최흥식 금감원장이 TF의 권고안을 전폭적으로 수용키로 한 만큼, 이날 발표된 권고안을 모두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권고안은 공정한 검사 및 제재로 제재 대상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중점을 뒀다. 우선 금감원 검사결과에 따라 진행되는 제재 절차에 대심제를 전면 실시한다. 대심제는 제재 대상자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기 위해 실시되는 제도로, 제재 당사자와 금감원 검사역에 제재심의위원회에 동석해 위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검사역이 먼저 설명하고 퇴장하면 제재 당사자가 출석해 해명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혁신 TF 위원장인 고동원 성균관대 교수는 "현재의 제도 에서는 제재심의위원이 공정하게 제재 당사자와 검사역의 설명을 듣는데 한계가 있다"며 "제재 당사자와 검사역이 제재심에서 동등하게 발언할 기회를 주기 위해 대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TF는 또 중소형 금융사나 개인 자격으로 제재를 받게 되는 경우, 이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권익보호관 제도를 신설한다. 권익보호관은 금융사 등의 소명을 청취하고, 타당성을 검토한 뒤 제재심에 배석해 입장을 대변하게 된다. 보호관은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인사로 임명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제재심 부의안건 전체에 대해 제재 당사자가 사전에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법원 판결 등 제재가 부당하다고 판단된 경우, 재심하도록 하는 절차를 마련한다.
또 금감원의 감독과 검사로 인한 금융사의 업무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자산운용 등록 심사 전담반'처럼 등록 심사 등 인허가의 신속한 처리 체계를 구축하고, 금융사와 금감원 간 각종 질의와 답변 내용을 감독업무질의시스템(가칭)에 축적·공유해 감독의 일관성을 높여 그림자 규제 관행을 개선하기로 했다. 아울러 금융상품 약관심사도 사후보고로 전환해 금융사의 자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TF는 또 금융소비자 권익 제고를 위해 소비자의 부당한 피해를 유발한 금융사 영업행태에 대해서는 검사를 집중하고, 리스크 관리 및 내부통제 수준이 낮은 금융사에 대해서는 종합검사와 사전예고 없는 검사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또한 대주주 및 최고경영진에 대한 위법행위가 발견될 경우 엄중히 조치한다는 방침인데, 대주주와 경영진의 책임규명을 위해 임원 및 실무자를 대상으로 문답서와 확인서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금융사의 불합리한 영업 관행에 대해서는 기동검사를 실시하고, 지배구조 및 내부통제에 대한 리스크 중심의 검사체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브리핑에서 고동원 위원장은 사견을 전제로 "금융회사 지배구조와 관련해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서 대표이사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게 문제라며 독립적인 제3의 기관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어야 사외이사가 독립성을 가질 수 있고, 임원후보추천위원회도 공정하게 작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또 "금감원이 재량권을 갖고 합리적인 검사 및 제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가 가지고 있는 감독규정 제·개정 권한을 금감원에 넘겨야 한다"며 "과거 동양사태 당시에도 금감원은 동양증권의 계열사 CP 판매 정황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강제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조은국기자 ceg420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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