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개발 알바로 생활비 벌던 공대생
자체제작 게임 엔진으로 개발자 첫발
100개국서 누적판매 3800억 검은사막
몬스터 AI·길찾기·가상 시스템 주역
모바일버전 콘텐츠 안정적 구현 도전
자체제작 게임 엔진으로 개발자 첫발
100개국서 누적판매 3800억 검은사막
몬스터 AI·길찾기·가상 시스템 주역
모바일버전 콘텐츠 안정적 구현 도전
게임짓는 사람들
'검은사막' 길찾기 기능 만든
민경인 펄어비스 프로그래머
[디지털타임스 김수연 기자] 동네 오락실에서 친구들에게 게임을 지는 게 분해, 누구랑 붙어도 내가 이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겠다고 다짐한 한 소년이 해외에서 잘나가는 토종 온라인게임의 핵심 기능을 만드는 게임 개발자로 성장했다. 펄어비스의 PC 온라인게임 '검은사막'의 프로그래머 민경인(30·사진) 씨의 이야기다.
민 씨는 대학에 들어와서 생활비를 버느라, 사춘기 시절까지 간직했던 게임 개발자의 꿈을 잠시 접어야 했다. 컴퓨터공학도이던 그는 시스템통합(SI) 일부터 법원경매 사이트 제작, 셋톱박스 사용자환경(UI) 개발 등 웹 개발 아르바이트를 닥치는 대로 했다. 그러다 친한 후배의 추천으로 참여한 '삼성 소프트웨어 멤버십' 프로그램에서 자체 개발한 게임엔진을 포트폴리오로 제출하면서, 게임 개발자라는 꿈을 다시 꺼내보게 됐다.
민 씨는 "게임 개발 일은 나와 연이 없을 줄 알았다. 그저 전공을 살려 IT 회사에 들어가 평범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며 "다만 본래 꿈을 아예 내려놓고 싶진 않아 학창시절부터 계속 관련 공부를 했고, 그러면서 연습 삼아 개발한 결과물들이 지금의 직업을 갖게 한 힘이 돼 준 것 같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민 씨는 2010년 삼성 소프트웨어 멤버십 프로그램에 참여하던 중에 펄어비스에 입사했다. 23세의 파릇파릇한 개발자로 게임업계에 입문한 그는 입사 후 게임 내 콘텐츠들이 제대로 구현되도록 해주는 시뮬레이션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일을 담당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흥행한 펄어비스의 간판게임 '검은사막' 개발에도 참여했다. 게임 내 몬스터의 인공지능(AI) 기능과 길 찾기 기능, 기상 시스템 등이 그의 작품이다.
온라인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검은사막'은 2014년 12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으로, 일본, 러시아, 북미, 유럽, 남미 등 7개 권역 100여개국에 출시돼 지난 9월 기준으로 3800억원의 누적 판매액을 기록했다. 특히 해외 매출 비중이 80%가 넘는 글로벌 인기게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이 게임을 개발한 김대일 펄어비스 이사회 의장이 '2017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해외진출 유공 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지금 그가 공들이고 있는 것은 검은사막 모바일 버전이다. 그는 검은사막 모바일 프로젝트의 프로그램팀에서 그간의 서비스 경험을 살려 전반적인 콘텐츠의 구현방향을 정하고 있다. 또 시스템 안정성이 무너지는 경우는 없는지, 해킹 툴에 대한 대비는 잘 돼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수정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어느덧 펄어비스 입사 8년 차가 된 그에겐 요즘 새로운 꿈이 하나 생겼다. 딸아이로부터 인정받는 개발자가 되는 것이다.
민 프로그래머는 "작년에 딸이 태어났다. 언젠가 우리 딸이 '아빠가 만든 게임, 재미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런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 말하자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그러려면 두 살배기 딸의 취향부터 미리 알아둬야겠다"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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