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전체 수출·산업 견인
가격하락·교역조건 악화 되면
소비·취업률 등 경제전반 휘청
"반도체 의존 '기울어진 성장'
개선 안되면 더 큰 위기 봉착"
가격하락·교역조건 악화 되면
소비·취업률 등 경제전반 휘청
"반도체 의존 '기울어진 성장'
개선 안되면 더 큰 위기 봉착"
KDI '2017년 하반기 경제전망'
한국경제가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3% 전후의 성장이 예상되지만 반도체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점이 오히려 큰 '리스크'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최근 반도체 수출 호조가 전체 경기를 이끌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이 하락하거나 교역조건이 악화되면 경제 전반이 휘청거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에 편중된 '기울어진 성장'이 상황에 따라서는 우리 경제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6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17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1%와 2.9%로 제시했다. 지난 4월 제시한 2.6% 및 2.5%와 비교하면 올해는 0.5%포인트 그리고 내년은 0.4%포인트 높여 잡았다.
우선 KDI는 세계 경제가 교역량 확대와 경기 개선의 영향으로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우리 경제도 그 영향을 받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양상은 비슷하게 전개될 것으로 봤다. 핵심은 반도체다. 반도체가 당분간 전체 수출과 산업 생산성을 견인할 것인 만큼 성장의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는 게 KDI의 설명이다. 실제 수출은 지난달 496억7000만 달러로 11월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수출은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부가가치 유발 효과를 포함해 71.0%의 비중으로 GDP 성장에 기여했다.
다만 KDI는 반도체 편중 현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더 큰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이 포괄적으로 민간 소비에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수출을 제외하면 견실한 성장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용시장은 단편적인 예다. KDI는 취업자 증가폭을 올해 30만 명대 초반에서 내년 30만 명대 내외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고용은 내년에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수출 산업별 취업 유발 효과를 보면 반도체는 11만 명으로 자동차(23만명)와 기타 제조업(20만명) 등의 절반 수준이다.
이는 반도체와 같은 수출 주력 품목이 전체 경기를 떠받치고 있지만, 성장을 지속적으로 주도할 여건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성장이 반도체 실적 호조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는 것은 반대로 반도체 외의 나머지 분야 산업 경쟁력이 갈수록 저하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가격 급락이나 중국의 추격으로 수출 주력 품목 경쟁력이 떨어지면 예상을 뛰어넘는 추락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KDI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다소 이른 판단이었다고 공격했다.
김 연구부장은 "지금 현재 금리 수준에서 물가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것은 오히려 금리를 인하할 여지도 충분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외에 KDI는 장기적 관점에서 정부는 기업과 산업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혁신 친화적 규제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경쟁 제한적 진입과 영업규제 개선 등의 경제시스템에 대한 상시적 구조개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업은 생산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나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세종=권대경기자 kwon213@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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