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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섭 칼럼] 기업하기 좋은나라, 기업하기 힘든나라

최경섭 경제금융증권부장 

입력: 2017-12-03 18:00
[2017년 12월 04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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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섭 칼럼] 기업하기 좋은나라, 기업하기 힘든나라
최경섭 경제금융증권부장
트럼프 대통령의 법인세 감세안이 미국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 전격적으로 통과되면서, 월가는 물론 미국 기업들에 올해 최대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전망이다. 법인세 감세 법안은 기존 법인세 세율을 35%에서 20%로 낮추는 안으로, 천문학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미국의 글로벌 기업들의 세수를 줄이는 '부자감세' 법안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선 당시 뿐만 아니라, 트럼프가 취임한 이후에도 법인세 감세안이 처리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위기다 우세했다. 미국 정가는 물론 정작, 법인세 인하로 큰 반사수익을 거두게 될 기업들도, '허풍쟁이' 트럼프의 또 그저그런 '공약'으로 그칠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트럼프의 무모한 도전이 미국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넘어서면서, 기업과 주식시장도 술렁이고 있다. 미국 상원의 법인세 감세안 처리를 앞두고, 지난달 30일 미국 다우지수는 2만4272.35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2만4000선을 돌파했다. 법인세 감세안에 반신반의 했던 미국 기업들도 향후 10년간 1조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1087조원에 달하는 세수를 덜어주는 정책안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법안이 통과된 직후 "(법인세 감세법안이) 나라를 발전시키고, 일자리도 늘리고, 모든 것을 키워 나갈 것"이라면서 "기업들이 다시 미국에 투자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세계 언론들은 트럼프의 법인세 감세법안이 미국에서 다른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으로 도미노 처럼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경이 사라진 기업환경에서, 그동안 높은 세금 때문에 자국을 떠나 해외에 본거지를 차린 미국 기업들이 다시 유턴하고, 기업들이 더 많은 투자와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는 분위기다.

법인세율을 15%나 줄이는 '트럼프의 파격'이 현실화 되고 있는 미국과 달리,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대한민국에서는 지금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최근 법인세율을 기존 22%에서 25%로 올리는 세법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여당은 기존에 제시한 대로, 과세표준 200억원 초과구간 신설, 법인세율 25% 상향을 주장하고 있다. 야당도 법인세 인상에는 찬성하지만 200억원 초과 구간에서 최고세율을 22%에서 23%로 인상하는 수정안을 제시하고 있다. 일부 이견이 있기는 하지만, 정부여당 뿐만 아니라 야당도 기업의 법인세 인상에는 같은 공감대를 갖고 있는 만큼, 빠르면 연내 법안처리도 가능해 보인다.

정부 설계에 따르면, 법인세 인상에 따르는 추가 세 부담이 2조5599억원 규모에 달하고 여기에 각종 세액공제 혜택 축소로 기업들이 추가 부담하는 부문까지 고려하면, 대한민국 기업들은 줄잡아 연간 3조1000억원에 달하는 세금폭탄을 더 부담해야 한다.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되고 당초 정부가 올해 목표로 한 경제성장율 3% 달성도 낙관적이라고 한다. 세금도 더 걷쳐, 사상 최고의 세수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한다. 장미빛 전망 일색이다.

그러나 여전히 대한민국 기업들은 어렵다고 한다. 초일류 수출 기업들은 사상 최대의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내수 경기는 여전히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이 6년 5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금융부담은 더 커졌고 당장, 내년부터는 최저임금제, 근로시간단축 등 새 정부의 친서민, 친노조 정책이 시행되면서 중소기업, 자영업자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법인세 감세로 기업들에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더 많은 투자와 일자리를 유도하는 미국. 일자리 창출과 복지확대를 위해 더 많은 기업에 부담을 요구하고 있는 한국. 기업하기 좋은 나라의 조건은 무엇인지, 생각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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