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자율주행 기술 보편화
2년간 50억 달러 물 쓰듯 소비
누적 손실은 13억 달러에 육박
2019년 파산 가능성까지 거론
2년간 50억 달러 물 쓰듯 소비
누적 손실은 13억 달러에 육박
2019년 파산 가능성까지 거론
최근 테슬라가 전기 상용차와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 등 잇달아 새 모델을 출시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지만, 테슬라의 성장성과 미래 비전을 바라보는 눈길은 예전 같지 않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잇단 신모델에 대한 평가와 관심보다는, 테슬라의 자금난과 생산 차질 등 현실적인 문제에 집중하며 테슬라의 불확실한 미래를 꼬집었다.
미국 내에서는 테슬라가 보유 자금을 빠르게 소진하고 있어 이르면 내년 8월께 바닥이 날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현지언론은 지난 12개월 동안 테슬라가 1분당 약 8000달러(약 870만원) 꼴로 자금을 썼다며, 이 같은 추세면 내년 8월 초 돈이 바닥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금융권에서는 테슬라가 지난 2년간 50억 달러 이상을 물 쓰듯이 써버렸다며 내년에도 테슬라가 이전처럼 주식을 추가 상장하거나 정크본드 시장을 찾는다면 그것은 테슬라가 더는 가망이 없다는 신호라고 일갈했다.
심지어 밥 루츠 전 제너럴모터스(GM) 부회장은 테슬라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는 테슬라가 비용 문제, 비효율적인 생산과정 등 전기차 제조업체들의 문제를 갖고 있으며 제대로 된 판매망도 갖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테슬라만의 독창적인 기술도 없다는 지적이다. 루츠 전 부회장은 "테슬라는 2019년까지 가지도 못 할 것"이라며 "다른 자동차 회사가 쉽게 복제할 수 없는 테슬라만의 방법조차 없다"고 말했다.
실제 테슬라는 2003년 창사 이래 단 한해도 흑자를 내지 못하는 등 경영 상황이 점점 더 악화 되고 있다. 적자 폭도 2013년엔 7400만달러에서 2014년 2억9400만달러, 2015년엔 8억8900만달러로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손실이 6억7500만달러로 다소 줄긴 했지만 올해도 적자가 더 늘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올해 3분기 누적 13억달러 육박하는 손실을 기록 중이다.
생산 능력 부족으로 소비자들도 등을 돌리고 있다. 주력차종인 모델S와 모델X의 연간 생산량은 8만여대에 그쳐, 연간 수백만대를 생산하는 기존 완성차 업체들과는 비교가 안된다. 지난해 초부터 보급형 모델3 예약 판매를 시작했지만, 올3분기 모델3의 생산량은 260대로 사전예약 수량 50만대에 턱없이 못 미쳤다. 이에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들이 계약을 취소하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 차질로 테슬라는 주주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할 위기에까지 처했다.
회사의 경영난이 도마에 오르면서 주가도 최근 급락했다. 올해 4월 테슬라 주가는 312달러까지 올라 시가총액이 509억 달러로 GM의 시총을 1억 달러 가량 추월하면서 미국 최고의 가치를 지닌 자동차 시업으로 등극했다. 하지만 9월 이후 두 달 만에 주가가 20%나 떨어지면서 거품이 빠지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는 모델3 생산 차질과 저조한 실적, 자금난 등으로 투자자들이 앞으로도 점점 더 빠져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에 대한 인식과 상용화에 있어 테슬라의 역할과 공로를 부정하는 이는 없다. 하지만 실제 기업 가치와 사업 내용에 비해 테슬라의 가치가 너무 고평가됐다는 지적은 이제 대세가 됐다. 앞으로 테슬라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인 비전과 수익 보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을 앞당기고 식을 바꾼 것은 확실하지만, 비즈니스는 냉정하다"며 "오랫동안 기술과 생산시스템을 구축하고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은 기존 완성차 업체를 뛰어넘기는 사실상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순기자 cy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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