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일 ETRI 차세대콘텐츠연구본부 프로젝트리더
![[DT 광장] AI, 이젠 `게임 세상`도 지배한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711/2017112902102351607001[1].jpg "[DT 광장] AI, 이젠 `게임 세상`도 지배한다")
인공지능에 의해 촉발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몇몇 분야의 기술적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특정 수준이 달성되는 순간 발현되고 있다. 사실, 파급력이 크고 넓은 기술 분야일수록 효용성을 판단하는 객관적 성능평가 방법의 마련이 기술개발 자체보다 더 중요한 요소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인공지능처럼 의미적 해석이 모호한 경우에는 막연한 영화 속 이야기로 머물기 쉽다. 기술적 특성을 잘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그 수준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기란 더 어렵다.
최근 들어 시도되고 있는 직관적인 방법은 단순계산이 아닌 인간수준의 문제풀이 분야에 사람과 동일조건을 부여해 인간 경쟁자들과 그 우위를 가늠하는 것이다. 바로 알파고를 통해 확인됐던 모습이다. 최고 수준의 사람능력을 뛰어넘는 순간, 기술적 가능성에서 4차 산업혁명의 실체를 엿볼 수 있다는 상징적인 순간으로 회자되고 있다. 최근에는 더 이상 인간능력 기준으로 성능평가를 할 수 없어진 최신버전 알파고가 과거버전 알파고와 대전 성적을 기반으로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처럼 인공지능에서 게임의 비중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사실, 인공지능의 활용 분야로서 게임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초기 계산기가 활용되는 시점부터 게임 속에서 인공지능 기술이란 친숙함을 넘어 당연히 갖춰야 하는 환경으로 인식됐다. 이점은 일반인에게 인공지능의 기술적 특성을 이해하는 측면에서 게임에 익숙한 사람일수록 구체적인 경험과 요구사항을 갖고 있는 것으로 간주해도 좋은 이유가 된다. 즉, 이제는 게임 속에서도 플레이어를 따라다니면서 함께 전략을 수행한다. 스스로 판단해서 플레이를 지원 및 협업하는 인공지능 동료, 동일한 방식으로 대항하는 방법을 찾는 적들, 별도로 키워 동행하는 펫 시스템까지 인공지능은 게임 속에 넓게 퍼져있다.
중요한 점은, 과거부터 존재했던 게임 인공지능 분야가 최근 부각되는 이유로 단지 사람의 능력을 비교 평가할 수 있는 환경조성 이상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시간이 지나면서 과거와 다르게 게임의 환경이 실세계와 유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게임 속 가상세계가 미흡하던 시절의 인공지능 기술적용은 실세계와의 연계성을 가늠하기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게임이 점점 현실세계와 비슷해지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인공지능의 수준도 변한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과 같은 첨단 인터페이스와 함께 미래 게임 속 세상에서는 실세계와 구분이 모호해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온다.
ETRI의 게이머 행동예측에 따르는 대응 시나리오 자동생성 기술개발 사례가 대표적이다. 게임 속에서 나타나는 악의적이거나 선의적인 행동결과 발생이나 집단행동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최적의 대응방법 자동생성이나 가상 경제시스템 시뮬레이션 등은 실제 세계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게임을 통해 실제 문제해결이 가능한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인지 심리적 본성이 표출되는 게임 공간내 게이머 행동패턴은 매우 흥미로운 연구대상이다.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게임 인공지능의 연구는 아직도 많은 제약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문제가 가상세계에서 벌어지는 행위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다. 또 앞서 제기됐던 성능평가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다. 즉, '대상데이터 + 평가규약'으로 이루어진 성능 평가셋을 준비하는 것이 기술개발 자체의 장벽을 해소하고 연구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선행조건임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IEEE 주관 CIG 2017 학술대회 행사에서 게임 인공지능 국제기술경진대회(GDMC 2017)의 공인 평가셋으로 배포된 '블레이드 앤 소울'의 게임데이터는 그 의의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게임산업 활성화와 세계 게임기술 선도를 위해 산학연 협력을 바탕으로 평가데이터의 공개를 주도했던 엔씨소프트의 거시적인 행보는 국내 연구 활성화의 바람직한 사례로 꼽을 수 있겠다.
게임 인공지능 기술이 실세계에도 적용되는 순간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될 4차 산업혁명의 미래모습을 화려한 게임 속 세상을 통해 우리는 이미 접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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