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기술조사 전문기관 등록제로
소규모 민간조사업체 참여 길열어
IP 무료제공… 창업·기업성장 지원
기업 새 비즈니스 모델 창출 기회
심사관·출원인 소통 확대…심사품질↑
"현장 체감도 높은 규제 개혁 지속"
소규모 민간조사업체 참여 길열어
IP 무료제공… 창업·기업성장 지원
기업 새 비즈니스 모델 창출 기회
심사관·출원인 소통 확대…심사품질↑
"현장 체감도 높은 규제 개혁 지속"
■IP규제 허물어 '성장 마중물' 만든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 정부가 혁신성장의 걸림돌이 돼 왔던 각종 규제를 개혁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규제개혁이 선행되지 않고선 급변하는 기술과 미래 신산업 창출을 할 수 없고, 일자리 창출도 요원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새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의 선제적 대응과 국민 개개인 삶의 질 향상'을 규제개혁의 추진방향으로 정해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특허청이 올해 국민·현장 중심의 지식재산 규제개혁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두며 규제혁파에 앞서가고 있다. 지난 2014년 국민과 함께 하는 규제개혁을 위해 도입한 '규제개혁 국민 배심원단'을 필두로 올해도 38개의 규제개혁 과제를 발굴·추진하고 있다.
◇문턱 낮춘 '선행기술조사' 전문기관 등록제=특허 심사 단계에서 선행기술조사는 특허등록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절차 중 하나다. 특허청은 신속하고 정확한 심사를 위해 선행기술조사 업무 중 일부를 외부 전문기관에 맡겨 왔다. 전문성과 보안 등의 이유로 선행기술조사 업무를 수행할 기관을 지정해 운영해 온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지정 방식은 선행기술조사 업무의 전문성을 갖춘 민간 업체의 사업 참여를 제한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특허청은 이에 따라 민간 조사서비스 시장의 성장을 촉진하고, 자율경쟁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선행기술조사 전문기관 지정제를 등록제로 전환하도록 특허법 시행령을 올해 개정했다.
또 품질 중심의 자율경쟁이 확대될 수 있도록 인력과 물량 제한 등 선행기술조사 전문기관의 운영 요건을 대폭 완화해 전문기관이 운영의 자율성을 확보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전문성을 갖춘 소규모 업체들이 사업에 참여하는 길이 열려 민간 선행기술조사 전문기관 수가 늘어나 관련 시장과 산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식재산 데이터 무료 제공…창업과 기업성장 마중물=특허청은 지난 5월부터 지식재산 정보를 활용한 창업 촉진과 기업 성장 지원을 위해 '지식재산 데이터 기프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지식재산 정보 활용 아이디어 경진대회와 창업지원 프로그램에서 선정된 우수 팀에 대해 포상으로 지식재산 데이터를 1년 동안 무료로 제공해 왔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예비 창업자나 창업 3년 이내 기업이 상품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식재산 데이터를 최대 3년 동안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지식재산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받아 데이터 구매비용을 줄임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과 사업화를 보다 쉽게 시도할 수 있게 한 것. 이를 계기로 지식재산(IP) 정보서비스 시장이 활성화되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IP가치평가기관 지정으로 IP금융 활성화=기업 생태계 차원에서 아이디어와 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과 물적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거나 투자자를 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IP 금융'이 기업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특허청은 기업이 보유한 특허권 등의 IP 가치를 평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IP 금융 정책을 펴고 있다. 그 가운데 IP 가치평가를 하는 기관을 지정하고, 평가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특허청이 지정한 IP 가치평가기관은 최근 4년 동안 IP 금융 시행을 위한 평가결과를 제공하는 등 금융권과 민간시장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상법과 세법에서 공인된 감정기관(기술이전법상의 기술평가기관)이 아니라는 점에서 평가결과를 법원이나 국세청 등이 인정하지 않았다.
특허청은 이 같은 폐해를 없애기 위해 지난 7월 관련 법령을 개정, 특허청이 지정한 IP 가치평가기관이 공인된 감정기관으로 인정받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이들 기관이 발급한 가치평가보고서를 현물출자, 세무 등에 활용할 수 있게 돼, 기업은 자사의 기술 특성에 맞는 평가기관을 통해 IP 가치평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공인된 새로운 평가서비스 공급으로 IP서비스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토대도 마련했다.
◇공익변리사의 심판·소송 지원 강화=특허청에서 위탁 운영하고 있는 공익변리사 특허상담센터의 심판·소송 지원 업무는 상표권자 등 권리자에 한해 이뤄져 왔다. 특허청은 한정된 지원 혜택 대상을 넓히기 위해 상표권자와 디자인권자의 권리남용으로 피해를 입은 사회적 약자도 공익변리사가 권리범위확인심판, 심결취소소송 등을 대리해 무료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
과도한 권리행사로 인한 시장질서 왜곡을 바로잡고, 분쟁 대응능력이 취약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심사관과 출원인 간 소통 강화=특허청은 특허·실용신안 심사관과 면담을 원하는 출원인 및 대리인 간 소통 확대를 위해 '온라인 영상 면담 서비스'를 지난 6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대전에 있는 특허청을 방문하지 않고도 심사와 관련된 궁금한 사항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면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주로 비공개 문서를 다루는 출원인과 심사관 간 면담 특성을 감안해 서울 외에 강원, 경남, 경북, 광주, 울산, 인천, 전남, 부산 등 비수도권 지역지식재산센터 8곳에 면담장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영상 면담 서비스를 통해 출원인과 대리인의 시간·비용이 크게 절감되고, 출원인과 심사관 간의 소통이 강화돼 심사품질이 높아지게 됐다.
◇손쉽고 간편한 전자출원 시대 앞당겨=특허청은 지난 10월부터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와 협력해 'ePCT 서비스'를 국내 출원인에게 제공하고 있다. ePCT는 인터넷에서 PCT 출원서를 작성하고, 출원 진행상황을 출원인이 직접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이다. 기존에는 출원인이 직접 자신의 컴퓨터에 PCT 출원서 작성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WIPO로부터 전자서명용 인증서를 발급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다소 복잡했다.
특허청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출원인이 사용하는 웹브라우저 환경이 다양해짐에 따라 연말까지 특허로 홈페이지를 웹 표준에 맞춰 개선할 계획이다. 그동안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전자출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는데, 웹 표준 개선작업이 완료되면 크롬, 파이어폭스 등 다양한 웹브라우저에서 전자출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전자출원 SW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개인 출원인들을 위해 특허, 실용신안 출원에만 제공되던 상용워드 출원 서비스를 지난 3월 디자인 출원까지 확대해 출원인의 이용 편의를 높였다.
특허청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혁신성장을 촉진하고, 국민의 규제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현장 체감도가 높은 규제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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