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렌즈는 빛을 모아 상을 만들어 피사체를 재현하는 데, 이 과정에서 상이 뒤틀리는 '수차'가 생긴다. 수차를 없애려면 여러 개의 볼록렌즈와 오목렌즈에 간격을 두고 빛을 투과시켜야 하기 때문에 카메라 렌즈는 일정 두께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최근 두께가 얇아진 휴대폰에서 카메라 렌즈만 돌출된 형태로 남아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렌즈는 U형 금박 광학안테나가 촘촘하게 배열된 메타표면으로 제작됐다. 메타표면은 빛과 상호작용하는 표면에서 투과 또는 반사되는 빛의 위상을 개별적으로 조절해 빛의 굴절방향과 편광을 자유자재로 조작할 수 있는 인공 구조다. 표면의 광학안테나 배열을 바꾸면 빛을 원하는 방향으로 굴절시키거나 한 곳으로 모을 수 있다. 빛의 위상을 개별적으로 조작해 렌즈 두께와 무관하게 배율 조정도 가능하다. 이번에 구현한 그래핀 메타렌즈는 테라파 주파수를 이용한다. 광학안테나 크기를 줄이면 가시광선 주파수에 적합하도록 제작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하면 카메라 렌즈 크기를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전압을 조절해 그래핀 메타렌즈를 투과해 모인 빛의 세기를 제어하는 데도 성공했다. 빛의 세기를 조절하는 조리개 역할은 0.2㎚(나노미터·10억 분의 1m) 두께의 그래핀이 담당한다. 평상시에는 투명하지만 흐르는 전압의 크기가 커질수록 불투명해지는 특성을 이용했다.
김튼튼 연구위원은 "그래핀과 결합시켜 비교적 간단한 전압조절로 집속된 빛의 세기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초소형 광학기기에 응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광학분야 전문 학술지 '어드밴스드 옵티컬 머터리얼즈'(Advanced Optical Materials)에 게재됐다.
남도영기자 namdo0@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