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장관 회담서 '3NO' 촉구
사드 처리 이행 조건까지 제시
한·중 관계 개선 '공염불' 우려
사드 처리 이행 조건까지 제시
한·중 관계 개선 '공염불' 우려
한·중 관계 개선을 하자던 중국이 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를 들고 나왔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의 미·중간 줄타기 외교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다.
'10·31 한·중관계개선 협의'로 "사드는 봉인됐다"고 공언한 한국 정부의 발표와 달리 중국은 기회 있을 때마다 '사드의 단계적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사드 처리를 위한 구체적 이행조건까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중국에서 이뤄진 한·중 외교부장관 회담에서 왕이 외교부장은 "사드 문제의 단계적 처리에 합의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날 중국 외교부도 브리핑을 통해 "한국이 사드 문제를 착실히 노력하고 적절히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사드에 대한 한·중 간 이견은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의 회담 후 본격적으로 노출됐다. 회담 당시 리 총리는 "10·31 합의는 1단계로, 사드 철수가 최종단계"라고 말했다.
중국은 심지어 사드 처리와 관련해 구체적인 이행 조건까지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문화일보는 외교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이 우리 정부에 △사드 레이더 중국 방향 차단벽 설치 △사드에 대한 기술적 설명 △성주 기지 현지조사 등 세 가지 조치 이행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사드는 주한미군의 자산이어서 우리 정부가 성주 기지 현지조사나 차단벽 설치 등을 결정해 추진할 수 없는 사안이다. 이처럼 중국이 사드 압박을 이어감에 따라 궁극적으로 '사드 철수'를 요구할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또 이번 외교부장관 회담에서 '3NO'(사드 추가배치·미국 미사일방어체계 참여·한미일 군사동맹 불가)의 이행을 거듭 촉구했다. 왕 외교부장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에 가입하지 않고 한국에 임시 배치되는 사드는 중국의 안전 이익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내용 등 한국의 입장 표명을 중시한다"며 3NO정책을 공식 거론했다. 앞서 한국을 찾은 허이팅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부총장은 "한국이 3NO 약속을 지키는지 지켜보겠다"며 압박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줄타기 외교의 위험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드 배치를 포함한 3NO 정책이 미국과 마찰을 빚을 여지가 큰데도 중국과 관계 정상화라는 목표에 매달리며 섣불리 대응했다는 것이다. 북한의 추가도발이 이뤄지고 미국이 방어체계 참여 등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또 중국이 3NO를 빌미로 한국의 안보 주권까지 관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10·31 한·중관계개선 협의'로 "사드는 봉인됐다"고 공언한 한국 정부의 발표와 달리 중국은 기회 있을 때마다 '사드의 단계적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사드 처리를 위한 구체적 이행조건까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중국에서 이뤄진 한·중 외교부장관 회담에서 왕이 외교부장은 "사드 문제의 단계적 처리에 합의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날 중국 외교부도 브리핑을 통해 "한국이 사드 문제를 착실히 노력하고 적절히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사드에 대한 한·중 간 이견은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의 회담 후 본격적으로 노출됐다. 회담 당시 리 총리는 "10·31 합의는 1단계로, 사드 철수가 최종단계"라고 말했다.
중국은 심지어 사드 처리와 관련해 구체적인 이행 조건까지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문화일보는 외교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이 우리 정부에 △사드 레이더 중국 방향 차단벽 설치 △사드에 대한 기술적 설명 △성주 기지 현지조사 등 세 가지 조치 이행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사드는 주한미군의 자산이어서 우리 정부가 성주 기지 현지조사나 차단벽 설치 등을 결정해 추진할 수 없는 사안이다. 이처럼 중국이 사드 압박을 이어감에 따라 궁극적으로 '사드 철수'를 요구할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또 이번 외교부장관 회담에서 '3NO'(사드 추가배치·미국 미사일방어체계 참여·한미일 군사동맹 불가)의 이행을 거듭 촉구했다. 왕 외교부장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에 가입하지 않고 한국에 임시 배치되는 사드는 중국의 안전 이익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내용 등 한국의 입장 표명을 중시한다"며 3NO정책을 공식 거론했다. 앞서 한국을 찾은 허이팅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부총장은 "한국이 3NO 약속을 지키는지 지켜보겠다"며 압박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줄타기 외교의 위험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드 배치를 포함한 3NO 정책이 미국과 마찰을 빚을 여지가 큰데도 중국과 관계 정상화라는 목표에 매달리며 섣불리 대응했다는 것이다. 북한의 추가도발이 이뤄지고 미국이 방어체계 참여 등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또 중국이 3NO를 빌미로 한국의 안보 주권까지 관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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