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바탕 24시간 맞춤 진료
초소형 센서가 의료정보 자동 수집
까다로운 정보보호법 성장 걸림돌
규제 풀고 법·제도정비 서둘러야
초소형 센서가 의료정보 자동 수집
까다로운 정보보호법 성장 걸림돌
규제 풀고 법·제도정비 서둘러야
ETRI '지능형 디지털화' 전략 (하)
2030년. 직장인 김모씨는 예전과 달리 건강검진을 받느라 하루 종일 병원에서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됐다. 최근 병원이 도입한 '지능형 의료검진시스템' 덕분이다. 이 시스템은 검진자의 몸 전체를 스캔해 나온 각종 데이터를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 건강 상태를 자동으로 파악한다. 수많은 센서가 건강 관련 데이터를 수집한 후, 의료 인공지능시스템으로 보내면 정확하고 신속한 검진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피도 뽑지 않아도 돼 검진 과정도 한결 수월해졌다.
◇ 의료에 IDX 접목…개인맞춤화·지능화·일상화= 초연결·초지능·초실감으로 대표되는 ICT 기반의 디지털 지능화(IDX)는 의료 분야에 획기적인 혁신과 변화를 가져다줄 전망이다. IDX가 접목되면 의료 서비스는 개인맞춤화·지능화·일상화에 초점을 맞춰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테면 주사기를 이용해 혈액 속에 주입하면 건강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초소형 의료센서'가 상용화된다. 이 센서는 혈액 속을 돌아다니며 건강 관련 정보를 파악, 외부의 인공지능 시스템에 전달해준다. 치료 기능도 갖고 있어 혈관이 막히면 직접 혈관을 청소해 심혈관 질환의 원인을 제거한다. 생체친화적 물질로 제작돼 인체에 무해하고 일정 시간 후에는 자연 분해돼 체외로 배출된다.
여기에 방대한 의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이 만나 정확하고 신속한 질병 진단이 가능해진다. 개인의 유전정보, 건강이력, 첨단 의료진단기기 등의 빅데이터를 인공지능이 분석해 의사의 진단과 치료를 돕는 것. 결국 인공지능이 개인의 몸 상태와 건강정보를 점검·관리해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 방법을 제시하는 '주치의' 역할을 하고, 자동화된 의료용 로봇이 의사 없이도 인공지능의 지시에 따라 수술을 하는 한편 병원에 가지 않고도 24시간 진료서비스를 받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 표준 및 데이터 활용 위한 법·제도 정비 '절실'= 고령화에 따라 의료비가 늘어나고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커지면서 의료 분야는 거센 변화에 직면해 있다.주요 선진국들은 '의료·ICT 융합'에 눈을 돌려 ICT 기반 헬스케어 기술 개발과 시장 선점을 위해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헬스케어 ICT 시장은 2015년 1155억 달러에서 연평균 7% 증가해 2020년에는 1622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모바일 기술 발달과 헬스케어 산업규제 변화 등에 힘입어 헬스케어 ICT가 미래 신산업으로 주목되는 것. 하지만 이를 준비하는 우리나라의 사정은 녹록지 않다. 산업을 키우기 위해 선행돼야 하는 표준이 마련돼 있지 않고, 의료데이터 등 의료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법률과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다가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전통적 의료에서 디지털 기반 의료로 발 빠르게 전환하려면 관련 법률과 제도 정비부터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개인 의료정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보호법을 보건의료 분야에 맞게 개선, 개인 맞춤형 질병치료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서로 다른 의료 시스템 간 상호 운용성을 확보하고, 개인 의료정보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커넥티드 헬스 생태계' 구축도 필요하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원천 기술로는 3D 바이오 프린팅, 현장 진단을 위한 의료기기 플랫폼, 모바일 헬스 및 원격 의료 기술, 바이오센서, 의료 빅데이터 분석, 의료 클라우드 컴퓨팅 등이 꼽힌다. 김승환 ETRI 바이오의료IT연구본부장은 "의료 ICT 기술은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하고, 임상연구 등 각종 규제와 제도 속에서 개발해야 해 상용화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의료 데이터 활용, 의료 데이터 표준, 의료 시스템 간 호환 등 각종 규제가 개선돼야 지능형 의료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ETRI는 △국내 300여 개 병원에 보급된 '엑스선 영상 기반 골밀도 측정기술 △학생 체력검진시스템에 활용되는 '생체신호 모니터링 기술'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소변분석기' △바이오센서 칩 등을 상용화했다. 또 현재 혈액 채취 없이 혈당을 측정하는 '무채혈 혈당 측정기술', 인공지능을 활용한 심혈관 질환 조기진단 및 예측기술, 정신건강 모니터링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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