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남 김동선씨 또다시 만취난동
집행유예기간중 음주폭행 구설
경찰·변협 사실관계 확인 착수
김동선 "피해자에 엎드려 사죄"
집행유예기간중 음주폭행 구설
경찰·변협 사실관계 확인 착수
김동선 "피해자에 엎드려 사죄"
[디지털타임스 양지윤 기자]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씨(28·사진)가 집행유예 기간 중 또다시 음주폭행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대한변호사협회가 김씨를 폭행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씨는 지난 1월 만취 난동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상황이라 이번 사건이 법적 문제로 번지면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다.
경찰은 21일 김씨의 폭행 사건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배당하고 사실관계 확인에 착수했다. 경찰은 현재 피해 변호사들과 접촉을 하며 폭행과 협박 혐의에 대한 피해자들의 의사를 확인하고 있다. 두 죄목 모두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변협은 이날 김씨의 변호사 폭행 사건에 대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또 서울중앙지검에 별도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도 성명을 내고 "'슈퍼 갑' 의뢰인인 재벌그룹 3세의 변호사 폭행은 전형적인 '갑질'이자 법치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9월 한 대형 법무법인 소속 신입 변호사 10여명의 친목 모임에 참석했다가 만취해 변호사들에 막말을 하고, 폭행을 휘두르는 등 이른바 '갑질'을 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김 씨는 당시 취기가 오른 상황에서 변호사들에게 "너희 아버지 뭐하시느냐"라고 묻는가 하면 "날 주주님이라 부르라", "허리 똑바로 펴고 있어라", "존댓말을 써라" 등의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변호사들은 김 씨의 이런 행동에 일찍 자리를 떴고, 남은 변호사들은 만취한 김 씨를 부축해 밖으로 데리고 나가다 뺨을 맞거나 머리채를 붙잡히는 등 봉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술자리 다음 날 해당 법무법인을 찾아가 변호사들에게 사과했고, 변호사들도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김씨는 한화그룹을 통해 "피해자분들께 엎드려 사죄드리고 용서를 빈다"며 "깊이 반성하며 적극적으로 상담과 치료를 받아 다시는 이런 일이 절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김씨 사건 소식을 듣고 낙담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고 그룹 관계자는 전했다. 김 회장은 "자식 키우는 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 같다"며 "아버지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무엇보다도 피해자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문제는 김 씨의 일탈적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 씨는 올 초 주점에서 음주폭행 문제로 구속돼 재판을 받았다. 당시 구속됐던 김 씨는 선처를 호소해 지난 3월 재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법조계에선 김씨가 집행유예 기간 중 저지른 변호사 폭행 사건이 법적 문제로 번질 경우 가중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이번 음주폭행 문제를 계기로 한화 총수 일가에 대한 여론의 시선도 싸늘해지고 있다. 일탈은 김씨에 국한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김 씨의 형이자 김승연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32)씨는 2014년 2월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기소돼 법원(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김씨는 2010∼2012년 주한미군 사병이 군사우편으로 밀반입한 대마초 중 일부를 지인에게서 건네받아 4차례 피운 혐의로 기소됐다. 아울러 그는 2011년 교통사고를 낸 뒤 아무런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채 도주했다가 적발돼 법원에서 벌금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기도 했다.
김승연 회장의 이른바 '보복 폭행' 사건도 차남 김동원 씨가 발단이었다. 김 회장은 지난 2007년 3월 서울 청담동 가라오케에서 당시 22세이던 차남이 북창동 S클럽 종업원 일행과 시비가 붙어 다치자, 자신의 경호원과 사택 경비용역업체 직원 등 다수의 인력을 동원해 현장을 직접 찾았다. 차남과 싸운 S클럽 종업원 4명을 차에 태워 청계산으로 끌고 간 뒤 쇠파이프 등으로 폭행했다. 이 사건으로 김 회장은 '빗나간 부정'과 '재벌의 원조 갑질' 등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양지윤기자 galil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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