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규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장
![[포럼] `공룡 포털` 지금이 신뢰성 높일 기회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711/2017112102102251102001[1].jpg "[포럼] `공룡 포털` 지금이 신뢰성 높일 기회다")
실제로 FANG으로 불리는 애플·구글·페이스북·아마존 등의 기업들은 주업종인 IT 분야뿐만 아니라 미디어와 콘텐츠 산업부터 제조업에 이르기까지 무한정 확장해 가고 있다. 그 결과 미국의 전체 모바일 광고시장의 약 56%를 구글과 페이스북이 과점해 지배하고 있고, 온라인 검색광고 시장은 구글이 약 77%를 점유하는 상황이다. 또한 아마존은 미국 내 전자상거래의 30%가량을, 페이스북은 모바일 소셜미디어 트래픽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독과점과 인수합병 등 소수기업에 의한 시장 장악은 불공정 경쟁으로 이어지고 승자독식에 따른 후유증은 그 사회의 나머지가 감내할 수밖에 없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기업 중 하나는 네이버다. 주지하다시피 1999년 설립된 네이버는 10년 만인 2008년 매출액 1조 원을 돌파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이 연 매출 1조 원을 달성하는 데 30년이나 걸렸다고 하니 네이버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성장해 왔는지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작년에는 4조 원이 넘는 매출액에 영업이익도 사상 처음 1조 원대를 돌파했다고 한다.
이러한 초고속 성장만큼이나 관련 업계와의 갈등도 많았고 시샘도 많이 받아왔다. 뉴스 제공 서비스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뉴스 콘텐츠 제공사인 언론사들과 사활을 건 싸움을 벌여왔다. 또한 온라인 쇼핑이나 유통업자들로부터도 대기업 네이버가 중소기업들의 시장을 장악해 간다고 비난받아 왔다. 그야말로 공공의 적이 된 것이다.
급기야 최근에 터진 뉴스배치 조작 사태로 인해 네이버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결국 회사 대표가 직접 공개사과를 하고 이해진 창업자는 증인으로 국정감사에까지 불려 나갔다. 여야 국회의원들의 공세적 질문과 질타 속에 어뷰징이나 외부 공격 위험 요소가 없으면 장기적으로 뉴스 알고리즘을 공개하겠다는 의사를 처음으로 표명했다. 또한 지금까지 사람이 했던 수동편집 방식을 탈피해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편집으로 뉴스편집 방식을 전환하고, 모바일뿐만 아니라 PC 플랫폼에서 AI 기반 뉴스 자동 추천 시스템인 '에어스'의 적용 영역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검색시장 점유율 70%를 기반으로 유무선 인터넷 시장부터 4차산업 분야로까지 그 영향력을 확장해가고 있는 네이버에 덧씌워지고 있는 부정적 이미지가 몇몇 미봉책으로는 절대 해소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후약방문격인 대책이 아니라 좀 더 본질적이고 획기적인 대안들을 제시해야 한다.
사이버 골목상권을 복원시켜 줄 방안부터 이번에 문제가 된 뉴스 플랫폼의 공정성·신뢰성 회복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까지 포함돼야 한다. 뉴스편집을 전적으로 AI에 맡기겠다는 발상은 공정성 시비를 피할지 모르나 근시안적인 위험한 발상이다. AI 알고리즘에 의한 뉴스배치는 프로그래밍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더 정교한 조작이 일어날 개연성 있기에 전문성을 갖춘 제 3자에 의한 감시 장치를 만드는 등 본질적인 해결방안이 나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네이버 대표가 최근 뉴스 서비스 개선과정에서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 외부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공론화 과정을 거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제 네이버는 정보 채널로서의 영향력이 막강한 국내 1위 포털로서 서비스의 공정성,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스스로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모습을 보여줄 때다. 그럴 때만이 네이버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의 공습을 막아낸 진정한 '1등 공신'이자 '국민 기업'이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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