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성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 선문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
![[포럼] 혁신의 중심 `정보보안산업` 주목해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711/2017111302102251607001[1].jpg "[포럼] 혁신의 중심 `정보보안산업` 주목해야")
KOTRA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사이버보안 시장 규모는 2015년 745억 달러로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반면 정보보호산업협회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정보보안 매출액은 2015년 1조9284억원으로 전년 대비 11.1% 증가했다. 이러한 정보보안 시장의 급신장세는 사이버 공격의 증가와 맥을 같이 한다.
정부 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 사이버 범죄 피해는 3880억 달러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2015년 시간당 평균 4만 1000건, 하루 100만건 이상의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이 수치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 2013년 초 은행 및 방송사에 대한 사이버테러(3.20 사태)로 일평균 33조원이 거래되는 금융시스템 일부가 마비된 바 있다. 이로 인한 피해는 4400억원~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2016년 공포로 몰려온 랜섬웨어는 많은 변종으로 번식하고 이로 인한 피해 역시 점차 커지고 있다. 악성코드 없는 사이버 공격도 매년 3배 이상 증가하고 있어 국가, 기업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심각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취약점 공격과 악성코드 감염 위협에 가장 많이 노출된 국가라는 것이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잘 구축된 인터넷 인프라를 공격그룹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사이버 공격 위협과 이용에 치명적인 상황이므로 정보보안 산업은 이에 걸맞는 방패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우리의 정보보안 산업의 건강 상태는 어느 수준일까?
우리나라는 1990년대 말에 시작된 벤처 붐 덕분에 정보보안 기술을 가장 많이 꽃 피운 나라다. 정보보안 기업도 400개가 넘는다. 그러나 SW와 정보보호 가치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지속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내실은 취약하다. 몇몇 선두기업을 제외하고는 성장성과 수익성 면에서 취약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외 시장 전망에 걸맞는 산업 생태계의 체질 강화 대안이 절실한 바 이에 대한 대책을 정리해보자.
첫째,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방화벽 시장 세계 1위 기업인 이스라엘의 사이버텍홀딩스 매출은 12조원에 이른다. 이 회사는 국방부의 사이버보안 핵심 인력이 나와서 창업을 했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기술을 축적했다. 정부의 마중물 역할은 민간의 혁신성장을 촉진한다. OECD 선진국들은 예산의 약 10%를 보안에 투자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2%대에 불과하다. 하루 평균 100만건의 사이버 해킹이나 공격을 통한 금전적 손실, 사회불안, 개인 및 국가 정보 유출, 랜섬웨어 등 국가재난 수준의 대형 보안 사고가 빈번한데도 말이다. 이제라도 시급히 공공부문에서부터 정보보호를 강화해야 한다. 그러면 정보보호 예산이 늘어 추가적인 공공시장이 창출될 것이다. 그리고 민간부문으로 확산돼 산업은 2~3배 이상 커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술도 발전하고, 창업도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로 전환될 것이다.
둘째, 모든 솔루션에 보안 모듈 탑재를 의무화해야 한다. 향후 우리 삶은 모두 SW에 의해 이뤄진다. 이 때 해킹은 개인의 삶과 기업의 생존, 나아가 국가와 사회의 존망에 치명적인 영향을 초래할 것이다. 자율주행차에 바이러스가 침투한다면 자동차는 살인무기로 변해 도로를 질주할 것이다. 세상을 움직일 SW에 반드시 보안 모듈이 포함돼야만 안전한 사회를 보장할 수 있다. 모든 분야에서 보안 모듈을 빼놓고는 서비스가 불안할 뿐 아니라 수출도 불가능하게 된다.
셋째, 사이버 보안 산업 성장 생태계가 시급하다. 정보보안 벤처기업 육성 및 벤처펀드 5000억원 조성, 사이버보안 전문가 인재 육성, 보안 신기술 연구개발(R&D) 투자, 기업 인수합병 촉진, 유지보수 및 관리비용 15%~20% 현실화 등이 조속히 실시돼야 한다. 아울러 보안 기업의 성장과 관련되는 수의계약 문제, 라이센스 정가 구입, SW 지적재산권 보장과 같은 과제도 하루빨리 해결돼야 한다.
넷째, 정보보안 인증제도의 혁신이 필요하다. 정보보안 제품 판매나 서비스를 하려면 CC인증, GS인증, 국정원 보안성 검토 필, 행자부 행정보호 제품 필 등 다수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는 제품 개발에서 시장 진출까지 최소 3년은 걸리게 한다. 사업하지 말라는 것이다. 구매 후 인증을 획득하는 제도와 인증 간소화 방안이 절실하다.
4차 산업혁명시대, 광대한 데이터의 흐름을 보호할 정보보안 산업은 최대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 성장 가치를 인식하고 국가적으로 투자한다면 정보보안 산업은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절대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