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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EMP 방호대책 적극 마련해야

임주환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 원장 

입력: 2017-11-07 18:00
[2017년 11월 08일자 2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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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EMP 방호대책 적극 마련해야
임주환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 원장
지난달 중순 국방과학연구소는 EMP 파괴력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이번 시뮬레이션에 적용된 핵 위력은 지난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결과를 반영해 160kt급으로 했다고 한다. 폭발지점은 서울남산 40㎞ 상공으로 설정됐다.

시뮬레이션 결과 핵폭발로 발생하는 최대 전자기파의 전계강도는 20kV/m에 달하며, 10kV/m 이상의 전자기파가 도달하는 범위는 무려 반경 250km인 것으로 확인됐다. 10kV/m는 1962년 구 소련이 카자흐스탄 상공에서 실시한 공중 핵실험에서 국가기간망이 피해를 본 전자기파 크기다.

현재 우리는 고도화된 정보통신사회에 살고 있으며,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의 전자기기는 필수품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기기는 반도체, 센서 등의 전자부품이 전자 회로에 연결돼 있는데 강한 전자기 펄스(EMP: electromagnetic pulse)에 매우 취약하다. EMP란 강력한 전기장과 자기장을 지닌 전자기적 충격파로서 펄스의 지속 시간은 수십 나노초 내외로 매우 짧으나 전자 장비를 파괴시키고 CD나 DVD매체를 제외한 컴퓨터의 데이터도 지워버릴 정도로 위력적이다.

제임스 울시 전 CIA 국장과 핵전문가 피터 프라이 박사는 월스트리저널 기고문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은 핵 자체의 파괴력보다 EMP가 더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007 시리즈에서도 EMP를 써서 은행의 데이터를 증발시켜 혼란을 일으키려는 악당이 등장한다. 윌리엄 포르스첸의 소설 '1초 후'는 테러집단이 화물선에서 성층권으로 핵을 쏴 미국 전역에 EMP 공격을 하여 미국을 극도의 혼란에 빠트린다는 내용이다. 소설 같은 얘기로 들리지만 바로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나라처럼 정보통신기술(ICT)이 발달한 나라일수록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EMP가 매우 치명적이지만 EMP 차폐기술도 많이 발전하여 적극적으로 대비한다면 극복할 수 있다. 전자기파는 금속성 도체를 통과하지 못하므로 금속성 도체 상자나 그물망 등으로 감싸면 전자기기를 EMP로 부터 보호할 수 있다. EMP 방호설비는 EMP 차폐(Shielding)와 접지(Grounding), 여과장치(Filtering)로 이뤄진다. 현재 EMP 차폐 기술이 상당히 발전하여 전기장 펄스는 100% 차단이 가능하며, 자기장 펄스도 -100dB 이상 감쇠할 수 있는 차폐 재료들이 있다.

방호 시스템 구축 서비스를 해주는 회사도 있다. 콘크리트 안에 약 3㎜ 두께 금속판을 넣어 건물 전체를 둘러싸는 방식도 있는데, EMP 공격은 사람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기 때문에 시설 내부 정보통신·전자기기만 보호하도록 하면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EMP방호설비를 구축하는데 있어 국방분야는 좀 진행이 되고 있으나 민간분야에 대한 EMP 방호는 별로 진척되지 않고 있다. 몇 년 전에 정부가 국가마비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전력, 통신 등 주요 분야의 EMP방호에 대한 정책을 발표한 적이 있으나 적극적인 후속 정책을 추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국가 주요 기간시설 뿐만 아니라, 민간 분야에서도 정보통신설비가 설치돼 운영 중인 곳은 모두 EMP 방호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것은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이다. 현재 EMP탄 제조 기술이 많이 발전돼 특정 테러 집단이나 일반인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EMP탄이 무인항공기나 드론에 의해 운반된다면 엄청난 피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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