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산업부장
![[김승룡 칼럼] `혁신성장` 성공의 조건](http://contents.dt.co.kr/images/201711/2017110602102251614001[1].jpg "[김승룡 칼럼] `혁신성장` 성공의 조건")
정부가 그동안 전후 60년 간 대기업 위주의 경제성장 패러다임을 바꿔, 중소 중견 기업과 창업 기업을 키워 새로운 성장을 모색하고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취지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번 발표한 창업 활성화 정책은 '공무원 81만명 증원'이라는 기존 정책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정부의 공무원 증원 방침에 따라 지금 젊은 세대에는 소위 '공시'(공무원시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일반 기업 취업 자체가 어렵고, 둘이 벌어도 집 한채 마련하기 어려워 결혼마저 포기하는 '오포'(연애·결혼·출산·주택·경력 등 다섯가지를 포기하는 것) 세대에게 창업하면 자금 지원할테니 많이 하라라고 하는 정책이 과연 먹힐지 의문이다.
단순히 자금이나 세제 혜택을 주는 것보다 더 시급한 것은 창업 하기가 어렵지 않고, 든든하고 체계적 지원으로 창업 성공 가능성이 높고, 실패해도 감옥 가지 않는다는 인식을 청년을 비롯해 일반 기업인, 은퇴자 등에게 심어주는 게 먼저다. 단순히 창업자금을 주고 스톡옵션에 과세를 하지 않는다는 금전적 세제적 지원책만으로 성공하기 힘들어 보인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국내 창업기업의 생존율은 5년차가 약 27%에 불과하다. 10년차에는 생존율이 10%대로 떨어진다. 10개 창업 기업 가운데 5년이 지나면 1~2개 기업밖에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낮은 창업기업 생존율은 OECD 조사 대상국 26개국 가운데 25위 수준이다.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세대가 도전과 모험보다는 공무원이라는 안정적 직업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소위 창업은 힘든 싸움이고, 성공하기 어렵고, 미래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먼저 새로운 창업에 겁없이 뛰어들 수 있도록 하는 기업가 정신을 심어주는 작업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혁신'의 사전적 의미는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 새롭게 한다는 것이다. 기존 낡은 것을 뒤집어엎고, 완전히 새롭게 만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의 '혁신성장' 어젠다는 지난 정부의 '창조경제'와 어느 정도 의미의 궤를 같이 한다고 본다. 지난 정부의 창조경제는 무에서 유를 만드는 창조가 아니라, 기존 산업의 융합, 대기업 팔을 비틀어 만든 자금으로 창업을 지원하는 정책, 민간인의 국정농단과 부패한 기득권 권력의 횡포 등으로 철저하게 실패했다.
혁신성장이 성공하려면 기존의 낡은 기득권과 규제, 인프라를 완전히 뜯어내고, 새로운 신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10년 뒤에도 반도체, 휴대전화, 조선, 철강, 화학 등 우리의 주력 제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까. 대부분 전문가들은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커다란 파도에 올라 대한민국 호를 계속 성장의 길로 나아가게 하려면, 당장 눈앞의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중장기 미래를 내다보고 과감한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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