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포럼] 빅데이터로 풀어보는 유치원 공급정책](http://contents.dt.co.kr/images/201711/2017110602102251607001[1].jpg "[포럼] 빅데이터로 풀어보는 유치원 공급정책")
2017년부터 서울, 세종, 충북에서 '처음학교로'가 시범운영됐다. 처음학교로는 유치원 검색, 입학신청, 등록을 한 곳에서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즉, 온 가족이 동원돼 현장에서 추첨하던 시스템이 없어지고, 중복으로 합격한 후에 입학자 연쇄이동으로 인한 부작용은 적어질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하고 있다. 또한, 교육청은 유치원 입학관리시스템을 공립유치원과 사립유치원의 유아모집에 활용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2018학년도 입학을 위한 시스템은 11월 1일에 오픈된다. 유치원 모집은 우선모집과 일반모집으로 나눠지는데, 우선모집은 특수교육대상자, 법정저소득층가정 자녀, 국가보훈대상자, 다자녀(3명 이상), 다문화자녀, 장애부모가정자녀 등 지역이나 여건에 따라 해당 유치원장이 결정한다. 일반모집은 이보다 뒤의 기간에 원서를 접수하게 된다. 이렇게 국공립유치원과 시스템을 사용하는 사립유치원은 3곳까지 접수신청이 가능하고, 국공립유치원을 재원중일 경우에는 2곳까지 접수가 가능하다. 물론,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는 사립유치원은 제한이 없다.
그러나 여전히 우려스러운 부분이 존재한다. 이러한 시스템으로 경쟁률이 떨어질까? 답은 아니다. 2017년 현재 인구통계에 따르면 0~4세가 약 219만명, 5~9세가 약 228만명이다. 유치원에 가게 되는 만3세부터 만6세까지의 4년 기준으로 약 175만명~182만명이고 평균은 약 179만명이 되고 연간 약 45만명이 된다. 교육통계에 따르면 2016년 현재, 유치원의 입학생수는 32만 5000명이며 12만 4000명인 28%는 유치원에 못가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어린이들이 유치원을 가게 되면 어디를 가게 될까? 집에서 교육을 하거나 영어학원인 영어유치원, 사립 놀이학교에 보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유치원이나 사립 놀이학교가 부자들이 가는 곳으로 알고 있지만, 동네 유치원조차 가지 못하는 가족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인 셈이다. 따라서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되더라도 여전히 경쟁률은 높을 것이고, 추첨에 통과하더라도 원하지 않는 곳으로 가게 된다. 만약, 부모가 현재 살고 있는 시도를 벗어나 일을 하게 되면, 대기순번이 너무나도 길어져 이러한 기회조차 없어지게 되고, 다시 비싼 영어학원이나 사립 놀이학교로 보내야 한다. 아이가 1명인 집에서는 비용을 어떻게든 견디지만, 2명이상인 집에서는 비용 감당도 힘들다.
그렇다면 정부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어느 정도까지 유치원의 수를 늘려야 할까?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16년 0세~9세 448만명에서 2025년~2030년에 평균 407만명이 되고, 약 10년 후에 0세~9세의 인구가 9%가 줄어들게 된다. 이 시점은 현재의 일본과 같이 고령화 사회와 같이 국내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한 2017년부터 거의 완전고용에 가까워 질 수 있는 시점이다. 따라서 현재의 유치원 초과공급인 28%와 장래인구 감소에 따라 9%가 감소하더라도 약 20%는 항상 초과수요 상태에 있다. 즉, 현재의 추세라면 입학대란은 시스템과 상관없이 매해 반복돼야 하고, 현재의 유치원 정책은 효율적이지 못하며 정책도 비정상적이라는 말이 된다.
경제학에서도 시장의 원리는 가격과 수량에 의해 결정된다. 공급이 불안정하거나 작으면 가격은 제대로 정해지지 않게 되며, 정부가 아무리 간접 보조를 해도 효율성은 높아지지 않는다. 현재 장래인구추계는 시도 단위까지 계산되고 있다. 최근의 빅데이터나 지방자치를 하려면 시의 경우에는 구 단위, 도에서는 면 단위 정도로 인구 추계가 가능해야 한다.
이러한 맞춤형 유치원 공급 정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공립유치원을 늘리라는 것도 아니며 공립이든 사립이든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또한, 유치원의 공급을 늘리고 회계기준 등을 따로 마련해 규제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마음놓고 갈 수 있어야 부모도 열심히 일하고 생활할 수 있다. 이러한 교육기관은 개인의 영역이 아니라 국가의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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