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희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디지털산책] 미래 미디어, 알고리즘이 연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711/2017110202102251607001[1].jpg "[디지털산책] 미래 미디어, 알고리즘이 연다")
알고리즘이 미래의 미디어영역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알고리즘과 저널리즘이 결합되면서 알고리즘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적으로 기사가 생성되기 시작했다. 알고리즘을 통해 콘텐츠가 자동적으로 생성되는 메커니즘이 저널리즘에 적용돼 뉴스가 기자의 도움 없이 자동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로봇 저널리즘이라고도 불리우는 알고리즘 저널리즘은 미국에서 천재지변 등의 속보가 필요한 경우 로봇이 쓴 기사가 나가고 있다. 태풍이나 지진 등 빠른 소식전달이 필요한 경우 프로그램된 알고리즘이 바로 바로 기사를 작성해 기사를 송고하고 있다. 최근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을 주시하고 그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사일 발사 조짐을 인지하고 경보와 속보뉴스를 자동적으로 생성한바 있다.
알고리즘을 통해 데이터를 문장화하는 로봇저널리즘은 기사를 1초 만에 생산한다. 이미 AP통신, ESPN 등 해외 언론에선 경제관련, 스포츠, 증권, 날씨 뉴스를 중심으로 작성되고 있고 앞으로는 정치, 사회 등 심층적 기사에도 알고리즘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는 뉴스 기사를 만드는 모든 과정에 컴퓨터 알고리즘이 관여해 사람기자의 손을 거치지 않고 기사를 생성하고 기사들 간의 정돈되고 개인화된 온디맨드 형태로 독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가 가능해 질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내러티브 사이언스나 오토메이티드 인사이드 같은 회사가 AP통신, 포브스 등의 매체와 협력해 알고리즘이 작성한 기사가 나오고 있다. 국내는 탬플릿에 기반해 기사를 끼워넣는 초보적인 알고리즘이 주를 이루는데 비해 미국에서는 로봇 저널리즘의 단계가 검증이나 시범의 수준이 아닌 이미 상용화의 단계를 넘어서고 있다.
현재의 알고리즘 저널리즘은 인기검색어를 찾아 그 내용을 요약해 재배포 하거나 단순 기사 작성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사회적 이슈를 스스로 발굴하고 맥락을 이해하며 어젠다(의제)까지 형성하는 수준까지 발전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알고리즘 저널리즘이 현실화되려면 맥락과 숨은 뜻을 파악하는 기술이 개발돼야 한다. 그렇게 되면 전문적 학술 논문이나 공개 데이터를 활용해 취재기사를 작성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다. 즉 현재의 알고리즘의 단순자동처리에서 벗어나 문제 해결능력을 기를 수 있는 알고리즘이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기사 문맥(Context)을 해석해 논조를 파악하는 알고리즘이 개발 중에 있다. 그런데 알고리즘이 인간의 도움 없이 완전히 독립적으로 작동되고 적용될 수 있을까 하는 점에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된다고 해도 알고리즘 그 자체는 기술적 도구로서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간의 판단과 역할이 주가 되는 관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인공지능과 인간기자와의 협업으로 시너지를 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
알고리즘은 일종의 도구일 뿐이다. 알고리즘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알고리즘의 빠르고 정확한 연산 능력을 활용해 대용량의 정보에서 개개인에게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 분석해 기존 콘텐츠와 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고리즘은 아직 사람과 같은 통찰력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이 우리의 사고영역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고 맥락을 전달하는 저널리즘의 가치는 여전히 고유한 기능으로 남을 것이다. 알고리즘에 입력되는 데이터의 이면의 뜻을 찾아내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하는 것은 인간의 고유한 몫이기 때문이다. 알고리즘으로 산출해낼 수 있는 것은 확실한 예측이 아닌 개연적 가능성일 뿐이다. 알고리즘은 기사를 클릭하거나 물건을 사는 등의 일차원적인 행동만을 산출해 내는 정도일 뿐 상황에 따라 유연한 결정을 내리는 인간의 복잡한 가치 체계를 따라올 수 없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