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산책] 소비자보호법제 통합 정비 필요하다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소비자법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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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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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산책] 소비자보호법제 통합 정비 필요하다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소비자법연구센터장

소위 가습기살균제 피해대책과 관련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에 관한 법률안이 최근 국회에 발의됐다. 가습기살균제 원료물질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손해액의 '10배' 이내로 배상하게 하자는 내용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주로 '3배' 배상의 형태로 각 단행 법률에 꾸준히 도입돼 왔는데, 최초 '하도급거래 공정화법'을 시작으로 '신용정보보호법',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대리점거래 공정화법', '제조물책임법' 등에 도입됐고, 현재 '특허법', '부정경쟁방지법'에 도입이 추진되고 있으며, 그밖에 '소비자기본법', '독점규제법', 신설예정인 '금융소비자보호법(안)' 등에도 도입돼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으며 이미 도입된 정보통신망법의 경우 사이버명예훼손에 대해서도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상의 입법동향을 보면서 느껴지는 것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왜 이렇게 각각의 법률에 '별도로' 입법해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소비자의 모든 중대한 대규모 피해에 대하여 적용할 수 있도록 이른바 '징벌적 손해배상법'을 입법하거나 아니면 현 '소비자기본법'에 기본조항으로 추가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미 도입된 3배 배상제도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하도급거래 공정화법'의 경우, 원사업자에게 3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수급업자는 그 순간부터 거래단절 및 해당 사업에서 퇴출당할 각오를 해야 하므로 손해가 쉽게 인정되지 않는 우리 민사법 체계를 고려할 때 '3배' 배상 정도로는 피해기업이나 피해자가 이를 이용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실질적 제도가 되려면 훨씬 강한 징벌이어야 하며, 예컨대 '10배' 이상으로 배상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사업자에 의한 악의의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임을 감안할 때 이는 당연한 조치로 보인다. 이 점도 통합법률 제정 시에 충분히 고려돼야 할 것이다.

한편 중요한 소비자보호법으로 언급되는 '할부거래법', '방문판매법',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법' 등의 규정내용을 보면 기본적으로 개념, 종류, 청약철회의 기간과 효과, 사업자의 금지행위, 공정위의 제재조치, 벌칙 등 거의 비슷한 구조로 입법돼 있다. 단지 거래의 종류만 다른 유사한 내용의 법률들이 많은 것은 소비자에게 매우 복잡하게 느껴질 뿐이므로, 이러한 법률들은 단일한 '소비자보호법'으로 통일해 규정한다면 매우 쉽고 효과적인 법률로 소비자에게 인식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금융소비자의 보호를 위한 가칭 '금융소비자보호법'의 입법이 일찍부터 추진돼 왔고 머지않아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이 법률에 담길 내용은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사전 정보제공 강화, 금융상품 판매행위 규제체계 정비, 청약철회 등 금융상품 판매 후 소비자보호 장치 마련, 사업자의 금지행위, 제재조치 등이 될 것임은 명백하다. 이러한 금융소비자보호법의 내용도 기존 소비자보호법들과 유사한 내용이 될 수 있으므로 별도의 독립한 입법보다는 전술한 가칭 '소비자보호법'의 내용에 한 장으로 충분히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가상통화거래 사칭 등 신종 불법금융으로 인한 피해를 효율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통합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이른바 가상통화가 투기의 대상이 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들 가상통화를 마약거래나 해킹 대금으로 불법 사용하고 있으며 가상통화 투자를 빙자한 유사수신행위, 다단계사기 등도 속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신종 불법금융행위에 대한 피해확산을 막기 위해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유사수신행위규제법', '대부업법' 등의 불법사금융 관련조항, '자본시장법' 등을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매우 타당하고 바람직한 입법조치로 생각된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소비자법 전체 차원에서의 법제발전방안 검토를 주장하고 있고, 법률의 통합방안에 대해 다소 의견은 갈리지만 소비자기본법, 전자상거래법, 할부거래법 등 소비자법 간의 연계를 강화하고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데는 생각이 같아 보인다. 호주의 경우에도 2010년에 개별법으로 산재하던 소비자관련법을 통합하여 '호주 소비자법'을 공포한 바 있다고 한다. 유사한 내용이 법률마다 별도로 규정된 입법형태는 바람직하지 못하므로 관련 분야의 통합법제 탄생을 적극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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