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부회장
![[발언대] 가계통신비, 완전 자급제가 대안 아니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710/2017102602102269037001[1].jpg "[발언대] 가계통신비, 완전 자급제가 대안 아니다")
문재인 정권에서는 일부 시민단체가 기본료 폐지를 거세게 주장하면서 통신시장에 커다란 회오리가 몰아쳤다. 통신사에서는 기본료 폐지를 절대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결사저항했다. 기본료를 폐지하면 수입이 감소해 적자로 전환한다는 이유다.
기본료 폐지가 무리수라는 현실적인 판단을 한 정부는 선택약정 25%로 인상, 보편적 요금제 실시 ③취약계층 1만1000원 추가 인하, 공공와이파이 증설 등으로 완화된 가계통신비 대책을 발표했지만 통신사들은 이마저 손사래를 쳐 정부와 통신사 사이의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이런 상황에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등장했다. 25% 선택약정을 받아 들였지만, 보편요금제 등 여전한 요금인하 압박에 시달리고 있던 통신사에 구원 투수가 등장한 격이었다. 완전 자급제를 시행하면 선택약정할인은 없어지며, 보편 요금제 역시 백지화된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없는 취약계층 요금인하·공공 WIFI 증설만 남게 되는 것이다. 기업 내부 사정도 나아진다. 필요가 없어진 유통 조직을 없애고, 마케팅비도 없애는 등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통신유통인을 대변하는 (사)이동통신유통협회의 임원으로 필자는 완전자급제에 대해 반대한다. 단지 이 업에 종사하기 때문이 아니다. 완전자급제란 법안이 논리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납득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완전자급제를 찬성하는 이들의 논리는 시장이 투명해지고 요금과 단말기를 따로 경쟁해 ①단말기 가격이 내려간다 ②요금이 내려간다 ③유통망 유지비용이 절감된다 ④소비자 선택권이 증대된다 ⑤소비자 편의성이 증대된다라고 주장한다. ①, ②는 거짓이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독과점만 심화된다. 독과점하에서 가격 인하는 불가능하다. ③도 거짓이다. 유통망유지비로 추산되는 3조 4천억은 단말기매출 10조와 통신시장매출 25조, 총합 35조 매출의 10% 미만이다. 타산업의 유통비인 30%에 비해 저렴하다. ④, ⑤도 거짓이다. 현행 원스톱 서비스가 사라지면서 고객의 불편만 가중된다.
박홍근 의원은 단말기 완전자급제 법안을 발의하면서 9조5000억원의 가계통신비 인하의 효과가 있고 그 예로 단말기 연 2000만대 판매에 20만원씩 인하돼 4조원의 단말기 구입비용이 절감된다고 달콤하게 속삭이고 있다.국내 총 단말기 판매총액은 10~11조원이고, 삼성전자의 단말기 판매 이익은 삼성의 IR자료 분석으로 추정하면 5500억원이다. 삼성의 국내 시장점유율인 67%를 역산하면 8200억 정도의 국내 단말기 총판매 이익이 발생한다. 어떻게 4조의 단말기 가격인하를 할 수 있는지, 그 마법의 공식을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들도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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