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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망댓가 귀 닫더니… “국제망 사용료 나눠내자”뻔뻔 제안

매년 수조원 설비투자 사업자
"트래픽 유발 원흉 엉뚱한 소리"
프랑스서 유사사례 법적분쟁
"구글 일정수준 이상 트래픽에
망 이용대가 내라" 판결 주목
"정부 공정경쟁 위해 재판관 역할을" 

강은성 기자 esther@dt.co.kr | 입력: 2017-10-24 18:00
[2017년 10월 25일자 10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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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망댓가 귀 닫더니… “국제망 사용료 나눠내자”뻔뻔 제안
사진=연합뉴스



국내 망댓가 귀 닫더니… “국제망 사용료 나눠내자”뻔뻔 제안


이슈분석, ICT코리아 갉아먹는 구글 , 이대로 둘건가 (하)

[디지털타임스 강은성기자]국내 통신망에 상당한 부하를 일으키면서도 망 이용대가는 내지 않아 '역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구글이 최근 국내 통신사업자들에게 되레 '국제회선 비용 분담'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유튜브가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해 해마다 수조원의 설비투자를 하는 국내 망 사업자(ISP, 통신3사)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측은 일부 ISP에게 "그간 국제회선을 직접 구축해 왔으나 한국의 이용량이 많아 트래픽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증설이 불가피하다"면서 "국제 회선 증설에 따른 비용을 분담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구글은 국제회선을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대신 국내 서비스에서는 통신 3사에 설치된 캐시서버로 동영상 등 고용량 트래픽을 상당부분 소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통신사와는 '무정산', 즉 어떤 비용도 주고받지 않는 상태다. 구글은 국내에서는 검색과 콘텐츠 등을 서비스하는 '인터넷포털' 사업자로 분류되지만 미국에서는 통신사와 같이 '통신망'을 구축하는 ISP의 지위를 갖고 있다. 국제회선 등도 구축한다.

그런데 구글은 트래픽 양의 증가를 이유로 국내 통신사들에게 회선 증설에 대한 비용 분담을 요구한 것이다. 이를 요구하려면 국내 트래픽 증가분에 대한 것도 구글이 '상호 정산'을 해야 한다. 양사의 망이 '상호접속' 상태이기 때문이다.

앞서 프랑스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져 법적 분쟁으로까지 번진 사례가 있었다. 구글 측은 관계사 코젠트를 통해 2005년 프랑스 제1 통신사업자인 프랑스텔레콤(자회사 오픈 트랜짓) 측과 인터넷망 상호접속 협정을 맺고 양사 트래픽 교환 비율이 1대2.5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서로 비용을 청구하지 않기로 협의했다. 이후 이용자가 몰리면서 구글의 트래픽이 급속도로 늘어나자 프랑스텔레콤은 협정 범위를 벗어나는 트래픽에 대해 '상호접속 협약'에 따라 '추가 망 사용료' 정산을 요구했다. 구글 측은 이에 반발했고 2011년 5월, 프랑스텔레콤이 망에 대한 지배력을 남용하고 있다며 프랑스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프랑스 공정위는 통신규제당국인 ARCEP와 협의해 구글 측의 의견을 기각했다. 당시 ARCEP는 "프랑스텔레콤과 구글의 트래픽 교환비율이 비대칭적으로 크게 뒤바뀐 상황에서 프랑스텔레콤이 대가 지급을 요구한 것은 법 위반이 아니"라고 밝혔다. ARCEP 측은 또 "인터넷 업계에서 트래픽 교환비율 격차가 (통상 1대2.5를 초과할 경우) 클 때는 트래픽을 많이 유발하는 사업자가 대가를 지급하는 인터넷업계의 관행에도 부합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프랑스 공정위는 2012년 9월 구글 측의 제소를 기각했고 대가지급 요구 자체가 망중립성을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구글은 프랑스의 고등법원과 대법원에 잇따라 항소를 제기했지만, 상급법원도 모두 구글의 제소를 기각하고 프랑스텔레콤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구글은 2013년 1월부터 프랑스텔레콤에 초과 트래픽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망 이용대가로 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구글이 무정산으로 국내 캐시서버를 이용하고 있다. 폭발적으로 증가한 트래픽 용량에 대한 '추가 정산'은 현재까지 없는 상태다. 프랑스나 글로벌 인터넷시장에서 관행처럼 여겨지는 1대2.5의 트래픽 비율도 넘어선 지 오래지만, 추가 비용 정산은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다는 것이 통신업계의 설명이다.

한 통신사 임원은 "사실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면서 "2011년 구글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때, 국내 통신 3사는 LTE 전국망 구축을 위해 각 사마다 10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던 시점이었다. 단 0.01bps라도 경쟁사보다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수십조원을 투자하는 시기였기에 구글 트래픽을 소화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캐시서버를 설치할 수 밖에 없었고 비용정산은 커녕 구글 트래픽을 누가 더 잘 소화하나 경쟁을 벌였다"고 토로했다.

더 큰 문제는 구글이 초래하고 있는 현재 상황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페이스북 등 다른 해외 콘텐츠사업자(CP)는 물론 넷플릭스, 왓챠 등 외국 온라인TV서비스(OTT)도 국내에 빠르게 진출하면서 통신망 부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시스코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55엑사바이트(1엑사바이트=1기가바이트의 10억배)였던 전 세계 인터넷트래픽은 오는 2021년에 191엑사바이트로 247%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가하는 트래픽의 절대다수는 동영상이 차지하고 있다. 시스코 보고서에서는 동영상 관련 트래픽이 연평균 30%씩 성장, 2021년에는 191엑사바이트의 81%인 154.71엑사바이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규제 당국이 나서서 인터넷 산업의 공정한 경쟁과 합리적인 트래픽 사용대가 지불에 관한 '재판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통신정책 전문가는 "ISP와 CP간 망 이용대가 부과를 '망중립성' 이슈로 몰고 가는 부분이 있는데, 망 중립성은 ISP가 자사 이익을 위해 이용자와 CP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대원칙이지 '과금'을 금지한 것이 아니"라면서 "이미 정부가 '사업자 간 이슈'라고 방관하는 통에 국내 이용자가 불편을 겪은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 지금이라도 정부 당국이 제대로 된 '시장의 룰'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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