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개선 탄력 받는 분위기속
올해 토론회 한번도 참석 안해
업계 "논의 반쪽 만드는 행태"
올해 토론회 한번도 참석 안해
업계 "논의 반쪽 만드는 행태"
[디지털타임스 김수연 기자]여성가족부가 게임 산업 규제 관련 논의 현장에서 사라졌다. 문재인 정부 들어 게임산업의 진흥을 위해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19일 업계와 국회에 따르면 최근 게임규제 완화와 관련해 시민단체, 국회, 정부 등이 참여하는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과거 공론장에서 '규제 유지' 입장을 강력히 피력해왔던 여가부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여가부가 이전 정부까지 각종 토론회 등에 적극 참석해 '셧다운제'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해 온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선 기간부터 게임산업 진흥 의지를 보여 온 문재인 정부에서 게임 규제 개선 논의가 탄력받는 분위기"라며 "그간 게임규제 완화에 반대해 온 여가부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아예 여가부가 논의의 장에서 빠지는 것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가부는 게임업계에서 '대표 악법'으로 꼽는 셧다운제 소관부처다. 셧다운제는 0~6시 사이에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온라인게임 접속을 강제 차단하는 내용이다. 업계는 이 규제로 게임 내수 시장이 위축하는 동시에 게임 이용자 권리 침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폐지 또는 자율규제 전환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셧다운제 시행 이후 국내 게임시장에서 위축된 규모가 1조1600억원인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이 상황에서 셧다운제 실행 부처인 여가부는 수개월째 해당 규제 관련 논의의 장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실제 올해 열린 게임규제 관련 각종 토론회에 여가부가 참석한 사례는 한 건도 없다. 지난달 제윤경(더불어민주당), 김세연(자유한국당), 김성식(국민의당), 추혜선(정의당) 의원과 공동으로 셧다운제 찬반 토론회를 개최한 김병관(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여가부는 "부처 간 이견이 크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의원실의 초청을 거절했다.또 게임 규제의 방향성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8월 정부가 주축이 돼 구성한 민관 합동 게임규제개선협의체와 최근 국회 4당 의원들이 참여해 발족한 대한민국게임포럼에서도 여가부를 찾아볼 수 없다.
이에 대해 여가부 관계자는 "게임규제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밖으로 내지 않는 게 방침"이라며 "규제를 완화할지 유지할지는 국민 여론에 따라 정할 문제이며, 우리는 시민단체들이 서로 논의한 바를 참고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토론회 등 게임규제를 논하는 어떠한 공론장에도 일절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규제 개선 논의의 장에 여가부가 불참하는 것 자체를 두고 업계에서는 논의 자체를 반쪽짜리로 만드는 행태라고 지적한다. 게임규제개선협의체, 대한민국게임포럼은 앞으로 여가부가 배석한 가운데 셧다운제 관련 논의를 진행하는 것을 구상 중이다.
한편, 여가부는 셧다운제 도입 전인 2010년 백희영 당시 여가부 장관이 지상파 방송 TV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셧다운제 도입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2011년에는 여가부 실무자들이 국회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해 셧다운제를 '게임중독'을 막기 위한 합리적인 방안으로 언급했다. 2012년에는 게임규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보는 국회 토론회에 여가부 실무자가 발제자로 참석해 규제 필요성을 주장했다. 2014년에는 조윤선 당시 여가부 장관이 규제개혁 끝장 토론회에서 셧다운제의 효용성에 대해 설명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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