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휴업일 월 4회·허가제 변경
인접 지자체와 의견수렴도 강화
김상조 "이케아도 규제대상 포함"
인접 지자체와 의견수렴도 강화
김상조 "이케아도 규제대상 포함"
■수면위 오른 유통 패키지 규제
(상) 복합쇼핑몰 규제 확대·상인 대상 뒷돈거래 금지
복합쇼핑몰 영업제한, 상권영향평가 대상업종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정부·여당의 유통 패키지 규제 추진이 속도를 내고 있다. 2012년 골목상권 보호를 취지로 시작된 대형마트 의무 휴업 및 영업시간 제한의 실효성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규제 범위를 확대한 정치권의 법안이 유통산업발전의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20대 국회에는 총 29건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발의, 28개 법안이 계류 중이다. 이들 법안에는 △의무휴업일 월 4회로 확대 △등록제→허가제 변경 △지역자치단체 마트 첫 계획 단계부터 심사 △인접 지자체와 합의 의무화 등이 담겼다.
각 법안에 중복 내용이 많아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괄한 패키지 형태 대안을 준비해왔다. 지난달 29일 홍익표 의원(더불어민주당) 등 의원 11명이 국회에 발의된 법안의 공통된 내용을 종합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홍 의원 측은 이 법안을 정부와 협의해 만드는 '유통산업발전법 패키지 법안'이라고 밝혀 이 법안을 사실상 정부 입법안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법안에는 △전통상업보존구역, 일반구역→상업보호구역, 상업진흥구역, 일반구역으로 개편 △재벌·대기업 복합쇼핑몰 영업 제한 △상권영향평가 대상업종 확대 및 투명성 강화 △인접지자체 의견수렴 강화 △지역협력계획서 미이행 시 공표 △음성적 금품제공 금지 △등록된 건물 이외 장소 영업 금지 △대규모점포 등록 시 사업자가 지역협력계획서 대신 지역상권발전 기여금 납부, 지자체가 책임지고 지역상권발전 지원사업 시행 △대규모점포 안전관리 강화 위해 대규모점포의 재난대처계획 수립 및 신고 △안전관리책임자 선임과 재난예방조치 책임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법안에선 전통상업보존구역을 상업보호구역으로 명명하고, 상업진흥구역을 신설했다. 상업보호구역은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전통시장, 상점가 등 기존 상권이 형성된 지역이다. 상업진흥구역은 지역개발, 도시재생 등 상업기능 확충을 통해 유통산업 진흥과 지역 경제 활성화가 필요한 지역으로 규정했다. 특히 이 지역에는 대규모 점포가 개설등록, 변경등록 하려면 상권영향평가서, 지역협력계획서를 첨부하지 않아도 되게 했다.
문재인 정부가 공약으로 내걸고,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 거래 근절대책으로 제시한 복합쇼핑몰 규제도 포함됐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계열사가 운영하거나 규모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매장면적 이상이며 특별자치시장·시장·군수·구청장이 필요성을 인정하는 복합쇼핑몰의 영업시간 제한을 명하거나 의무휴업일을 지정하게 했다. 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케아'에 대한 규제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대규모 유통법에 따라 이케아가 규제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지만 전문점 규제 적용은 명시하지 않았다.
상권영향평가를 할 때는 대상을 해당 대규모 점포 등에 입점이 계획된 업종을 포함하도록 해 다양한 경우의 수에 따른 상권영향을 평가하도록 했다. 아울러 지역협력계획서를 작성할 때 인접 지자체 의견도 수렴해 복합쇼핑몰 출점 또는 의무휴업과 관련해 인접 지자체에서 요구하면 규제를 검토하도록 규정했다.
특히 대규모 점포를 개설등록 또는 변경 등록할 때 중소유통기업 및 이해관계자에게 지역협력계획서에 포함한 내용 또는 지원사업 이외의 금품,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이를 약속하지 않도록 명문화해 '뒷돈 거래'를 금지했다. 과거 신세계백화점이 대구 점포를 열면서 대구시상인연합회에 상생발전협력기금 10억원을 전달한 것과 별도로 한 전통시장 상인회 간부들이 시장 몫으로 받은 1억5000만원 중 일부를 나눠 쓰는 등 뒷돈 거래 문제가 심각해 이를 바로 잡는다는 취지다. 대규모 점포를 등록할 때 사업자가 지역협력계획서 대신 지역상권발전 기여금을 내게 했다.
유통학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교통이 발달 됐고 온라인 쇼핑이 활황세를 띄고 있어 대형마트와 복합쇼핑몰 규제효과가 크지 않다"며 "상생기금이나 지역상권발전 기여금의 경우, 일부 상인이 아닌 모든 상인에게 공통으로 혜택이 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합쇼핑몰 관계자는 "대규모 점포를 출점할 때 해당 상권을 위해 발전기금을 줄 수도 있지만 상권발전방향에 따라 기금이 아닌 다른 협업 활동을 할 수도 있다"며 "지역과의 상생 실천활동 범위를 넓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민영기자 ironlu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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