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장
![[DT광장] 금융, 디지털전환에 눈을 떠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710/2017101602102351039001[1].jpg "[DT광장] 금융, 디지털전환에 눈을 떠야")
앞으로의 금융시장 변화를 예측해 보면, 첫째, 탈중개화다. 굳이 은행을 경유하지 않고 직접 거래, 스피드 있는 거래가 가능해지며, 거래안전성은 블록체인이 보장한다. 이는 곧 은행과 핀테크기업간 가격 경쟁의 종말을 의미한다. 둘째, 소자본화다. 핀테크기업들은 언제 어디서든지 금융의 분화 추세를 타고 신규 진입이 가능해지고, 기업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기술과 확장성만 있으면 전 세계 어디서나 자금조달이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경계도 한계도 없는 글로벌 시장에서 은행 대출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셋째, 속도전이다. 직원수 300여명의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출범 한 달만에 300만 계좌를 돌파했는데 이는 전체 시중은행의 20년 실적에 해당하는 수치다.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이 결합한 디지털 전환 시대에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며 이에 걸맞은 조직의 유연성과 빠른 디지털 운영 능력이 중요해 진다. 넷째, 융합화다. 금융거래는 교육, 유통, 상거래, 운송, 여행, 건강 등 다양한 환경과 융합하며 라이프 서비스의 하나로 진화할 것이다. 다섯째, 금융포용(Financial Inclusion)이다. 금융포용이란 금융서비스로부터 소외된 계층에 대한 접근성을 제고하는 것을 말한다. 이미 우리나라도 법정 최고금리 인하, 가계부채 해결을 위한 빚 탕감, 소멸시효완성채권 소각 등 금융 접근성이 낮은 계층(Underbanked)에 대한 포용정책을 시행중에 있으며, 월드뱅크는 2015년에 약 20억 명에 달하는 금융미거래(unbanked) 인구를 2020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바 있어 앞으로 금융포용을 위한 정치 사회적 요구는 점증할 것이다.
이제 금융은 스스로 혁신하지 않으면 혁신을 당하는 티핑 포인트에 서 있다. 이대로 안주하다가는 피라니아에 쫓기고 초원마저 사라지며 서서히 쓰러져 갈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금융이 위기라고 단정지어 말 할 수는 없다. 은행은 50∼100년의 축적된 신용기반과 관리능력, 인적자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은행의 생존은 은행이 어떤 방식으로 핀테크기업들과 때로는 탈집중화를, 때로는 재집중화를 만들어 가며 변화에 얼마나 기민하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금융혁신이 필요하다. 혁신대상은 관행과 제도다. 담보, 금리, 시장점유율, 실적 중심의 관행을 타파하고 사업성, 투자, 시장지배력, 성과 중심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반은 4차산업혁명 기술이어야 한다. 미래에는 4차산업혁명 기술에 기반을 두지 않은 금융은 소멸할 것이다. 왜냐하면 토마스 프레이의 지적처럼 2주전에는 존재하지도 않던 회사가 순식간에 1억 명의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 가능한 세상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전환! 세상은 이미 우리에게 혁신(Revolation)으로 진화(Evolution)하기를 강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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