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VC 투자 4686억… 전체 21.8%
제약사와 신약 공동개발 사례 급증세
세계적 항암 바이러스 보유한 신라젠
'펙사벡' 7개 글로벌 임상 세계 주목
2010년 143개 창업… 작년 443개로 ↑
레고켐바이오 등 해외서 성과 가시화
정부, 3차 생명공학육성기본 계획 마련
2026년까지 신규 일자리 12만개 창출
정부, 3차 생명공학육성기본 계획 마련
2026년까지 신규 일자리 12만개 창출
제약사와 신약 공동개발 사례 급증세
세계적 항암 바이러스 보유한 신라젠
'펙사벡' 7개 글로벌 임상 세계 주목
2010년 143개 창업… 작년 443개로 ↑
레고켐바이오 등 해외서 성과 가시화
정부, 3차 생명공학육성기본 계획 마련
2026년까지 신규 일자리 12만개 창출
정부, 3차 생명공학육성기본 계획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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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기획] `제2의 전성기` 맞은 바이오벤처 … VC · 제약사 투자 `활발`](http://contents.dt.co.kr/images/201710/2017101202101176029001[1].jpg "[바이오기획] `제2의 전성기` 맞은 바이오벤처 … VC · 제약사 투자 `활발`")
![[바이오기획] `제2의 전성기` 맞은 바이오벤처 … VC · 제약사 투자 `활발`](http://contents.dt.co.kr/images/201710/2017101202101176029001[2].jpg "[바이오기획] `제2의 전성기` 맞은 바이오벤처 … VC · 제약사 투자 `활발`")
■성장동력ㆍ일자리 `바이오`에 답이 있다
(4) '기술이 미래다' 보폭 넓히는 바이오산업
#국내 '바이오벤처'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정확히는 작년 말까지 전에 없던 '투자 붐' 일었다가 최근 짧은 시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기 어려운 바이오 산업의 특성상 잠시 주춤하는 분위기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작년 바이오·의료 부문 벤처캐피털(VC) 투자는 4686억원으로 ICT서비스 4062억원을 넘어 전체 투자액의 21.8%에 달했다가, 지난 7월 기준 1695억원으로 13.9% 수준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국내 바이오벤처들은 각각 독창적인 기술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주목받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외부에서 유망신약 후보 물질(파이프라인)을 도입해 기술이전과 상업화에 초점을 두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및 글로벌 신약개발 전문 컨설팅 등과 같은 다양한 사업전략도 등장했다. 최근에는 자본력을 갖춘 국내 제약사가 바이오벤처에 투자를 늘리고 신약을 공동개발하는 사례가 늘면서 '바이오 생태계'가 갖춰지고 있다.
◇세계가 놀란 '항암바이러스' 보유한 신라젠=경상남도 양산시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 위치한 신라젠 부설 연구소인 유전자세포치료연구소를 방문했다. 2006년 설립된 신라젠은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항암바이러스'를 이용해 혁신적인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 기업이다. 신라젠은 천연두 예방 백신에 쓰였던 우두 바이러스를 유전자 변형해 항암제 '펙사벡'을 개발하고 있다. 펙사벡은 정상 세포에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를 파괴하며, 인체의 면역세포가 암 항원을 인지해 지속적으로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다.
하얀 가운을 입고 들어간 양산 유전자세포치료연구소는 이 같은 항암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료 분석 및 항암바이러스 생산·정제 등이 한창이었다. 연구소는 리서치(연구)팀과 어세이(분석) 팀으로 구성됐다. 리서치팀은 암세포를 없애는 항암바이러스에 치료 효능을 높이는 유전자를 삽입해 새로운 형태의 의약품 후보 물질을 개발하고, 어세이팀은 국제 기준에 맞는 표준작업지침에 따라 임상시료 분석, 바이러스나 병원균 검출·분석 등을 수행하고 있었다. 이 같은 연구는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실험동물센터 등과 협업을 통해 진행된다. 복도에서는 모든 연구실을 창을 통해 들여다볼 수 있고, 청결한 내부는 온도까지 꼼꼼하게 관리가 이뤄지고 있었다. 특히 연구소는 암세포와 바이러스 등을 다루고 있어 공기가 바깥으로 나가지 않고 안쪽의 필터만을 거치도록 했고, 환자의 혈액이나 소변 등 임상 샘플을 보관하는 4대의 초저온 냉동고는 온도 등에서 이상이 발생하면 담당자의 휴대전화로 자동 연결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연구소에서 항암바이러스의 개발·분석을 거친 신라젠은 현재 말기 간암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펙사벡의 글로벌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신라젠은 면역체계를 되살려 암세포를 공격하게 하는 '면역관문억제제'와 펙사벡을 함께 투여하는 병용 임상 등 7개의 파이프라인을 갖추고 있다. 특히 지난 8월에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암연구소(NCI)와 대장암 치료제 개발에 관한 공동연구 협약(CRADA)을 체결하면서 막대한 임상 비용 및 관리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다. 펙사벡에 대한 다국적제약사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미국 암젠이 자사 항암 바이러스 '티벡'과 면역관문억제제를 함께 투여하면 단일 요법보다 항암 효과가 두 배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부터다. 항암바이러스와 면역관문억제제의 병용 투여에 대한 효능이 입증된 이후 이 같은 연구는 세계적인 트랜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문은상 신라젠 대표는 "작년까지는 공상과학 같은 이야기라고 치부했던 항암바이러스의 효과가 이제는 근거를 바탕으로 현실이 됐다"며 "앞으로 단순히 수명을 연장하는 것을 넘어 말기암 환자도 완치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문 대표는 "현재 미국 NCI, 다국적제약사 등과 협력해 임상의 비용 부담을 줄이며 펙사벡과 면역관문억제제의 효능을 확인하고 있다"며 "항암제 시장을 선도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다국적제약사와 파트너십을 통해 새로운 항암제를 빨리 선보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급증한 바이오벤처, 해외시장 노크=신라젠 외에도 국내 바이오벤처는 꾸준히 증가하며 해외 시장의 문을 활발하게 두드리고 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연도별 국내 바이오 중소·벤처 창업은 2010년 143개에서 지난해 443개로 급증했으며, 현재 실질적으로 운영 중인 국내 바이오 중소·벤처기업은 1665개에 달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해외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달 미국 검 테라퓨틱스에 효소억제물질 'LCB18-0055'를 기술이전했다. 검 테라퓨틱스는 레고켐바이오가 미국 항생제 개발전문가들과 다국가 임상을 위해 미국에 설립한 조인트벤처로, 이번 기술이전에 따라 지분별 이익 배분과 향후 마일스톤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오리엔트바이오는 자회사 오리엔트사이언스&헬스케어(OSH)를 통해 미국 사이언스 리소스 센터(SRC)를 인수하고 미국 내 생물소재 장기공급사업 기반을 확보했다.
파이프라인 개발과 상업화 중심의 NRDO 기업 브릿지바이오, 란드바이오사이언스, 큐리언트 등도 바이오 혁신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브릿지바이오는 SV인베스트먼트, 메가인베스트먼트 등 VC 5곳과 레고켐바이오 등으로부터 138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BBT-877) 개발에 돌입했다. 란드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4월 CMG제약과 난치성 천식 및 폐질환 관련 신약을 공동 개발하기로 협의했으며, 큐리언트는 지난 7월 항염증성 피부질환 치료 조성물에 대한 일본 특허와 항암제에 대한 중국 특허를 잇따라 취득했다.
◇바이오벤처 투자로 눈 돌린 제약업계=유한양행, 녹십자 등 국내 상위제약사들도 연구개발(R&D) 혁신성을 강화하기 위해 바이오벤처에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감소한 VC 투자를 유망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제약사들이 일부 보완하고 있는 모양새다. 제약사들이 바이오벤처에 투자를 하면 장기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신약개발 전 과정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빠른 상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유한양행은 2011년부터 올해까지 바이오벤처에 약 1320억원을 투자했다. 바이오니아, 제넥신 등 바이오벤처에 지분투자 등을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것. 녹십자는 2011년 마크로제닉스 투자를 비롯해 바이오리더스, 아르고스 등 10여 곳에 327억원을 투자했다. 한독은 2012년 제넥신에 330억원을 투자해 지속형 성장호르몬을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부광약품은 안트로젠, 아이진 등에 투자하고 있다.
정부도 팔을 걷고 바이오벤처 창업과 투자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바이오신약 개발로 수십조 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 '바이오경제' 시대를 열겠다는 것을 목표로 '제3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바이오경제 혁신전략 2025)'을 발표했다. 현재 1.7%에 불과한 세계 바이오 시장 점유율을 2025년 5%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바이오벤처 창업과 육성을 촉진해 2026년까지 새로운 바이오산업 관련 일자리 12만 개를 창출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는 창업전문 보육조직을 설치해 지속적인 창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투자자와 대기업을 통한 기술창업팀을 선정해 투자·R&D·해외마케팅 등 전 과정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역동적인 투자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바이오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벤처캐피탈(CVC)을 육성하고, 새로운 벤처기업 1250개 및 기술 특례 상장기업 30개 육성 등으로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 회장은 "지금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데이터 기반의 바이오벤처기업들이 많이 나와 생태계를 조성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에서 바이오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cloud5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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