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분석 등 공동 연구 없이 FTA를 개정하기로 사실상 합의함에 따라 판세가 미국으로 기우는 형국이 연출되고 있다. 한국 측이 한·미 FTA 효과 공동연구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온 터라 우리 측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반면, 미국의 개정요구는 성사돼 미국이 주도권을 잡는 모양새다. 실제 개정 협상에선 실익을 챙기는 전략으로 주도권을 뺏어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음 통상 라운드는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열리는 통상장관 회담이다.
4일(현지시각) 워싱턴 DC에서 열린 제2차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서 한·미 양측은 FTA의 상호 호혜성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FTA 개정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하고 개정에 사실상 합의했다. 우리 측이 △한·미 FTA의 양국교역과 투자 확대, 시장점유율 증가 등 상호호혜적 성과 △지난 5년간 한·미 FTA 효과분석 결과, 미국에 대한 수입보다 한국의 대미 수입과 관세철폐 효과 간 상관관계가 더 크다는 점 △대미 수입이 대폭 증가한 자동차·정밀화학·일반기계·농축산물 등 품목에서 관세철폐와 수입증가 간 연관성 등의 효과 등을 자체 분석한 내용을 강조했으나 결국 미국의 뜻대로 FTA 개정 추진에 뜻을 같이했다.
그간 미국은 한·미 FTA로 인해 철강, 자동차 등 대한 교역적자가 크게 증가했다고 주장하며 FTA 개정과 수정을 주장해왔다. 이에 우리 측은 미 측이 주장하는 적자 원인 등을 포함한 한·미 FTA 효과 공동연구 벌인 뒤 불균형을 해소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결국 이번 한·미 FTA 공동위 특별회기에서 미 측이 요구해온 개정을 받아들이며 미국에 주도권을 빼앗긴 모습이다.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가 한·미 FTA 효과 등에 대한 두 나라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왔다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FTA 개정 사실상 합의엔 앞서 도널드 트럼프 FTA 폐기 발언 카드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김 본부장은 지난달 27일 워싱턴 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기자들에게 "미 정치권·업계의 강한 반발에도 한·미 FTA 폐기 위협이 실제적이고 임박해 있다"며 "미국이 폐기 위협을 지속적으로 지렛대로 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한·미 FTA 폐기가 플러핑(엄포)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개정 협상에서 미 측은 자동차와 철강 분야의 개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자동차의 경우 연비 규제나 수리 이력 고지 등 한국의 여러 제도가 자동차 수출을 막는 비관세 무역장벽이라고, 철강은 저렴한 산업용 전기요금 등 정부 보조금 혜택을 받으며 원가 이하 가격에 제품을 덤핑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의 지지층인 미국 러스트벨트가 자동차와 철강 산업의 중심지이기 때문에 트럼프는 자동차와 철강의 무역 불균형을 지속 주장해왔고 FTA 개정에서도 이에 대한 개정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개정을 일방적 투자자-국가소송제(ISD) 도입 제한, 지나치게 높은 지적 재산권 규정 완화 등의 한국 산업계의 불만 요인 해소의 기회로 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또 법률·문화 등 서비스 분야의 우리 적자도 카드로 꺼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병립기자 riby@dt.co.kr
4일(현지시각) 워싱턴 DC에서 열린 제2차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서 한·미 양측은 FTA의 상호 호혜성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FTA 개정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하고 개정에 사실상 합의했다. 우리 측이 △한·미 FTA의 양국교역과 투자 확대, 시장점유율 증가 등 상호호혜적 성과 △지난 5년간 한·미 FTA 효과분석 결과, 미국에 대한 수입보다 한국의 대미 수입과 관세철폐 효과 간 상관관계가 더 크다는 점 △대미 수입이 대폭 증가한 자동차·정밀화학·일반기계·농축산물 등 품목에서 관세철폐와 수입증가 간 연관성 등의 효과 등을 자체 분석한 내용을 강조했으나 결국 미국의 뜻대로 FTA 개정 추진에 뜻을 같이했다.
그간 미국은 한·미 FTA로 인해 철강, 자동차 등 대한 교역적자가 크게 증가했다고 주장하며 FTA 개정과 수정을 주장해왔다. 이에 우리 측은 미 측이 주장하는 적자 원인 등을 포함한 한·미 FTA 효과 공동연구 벌인 뒤 불균형을 해소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결국 이번 한·미 FTA 공동위 특별회기에서 미 측이 요구해온 개정을 받아들이며 미국에 주도권을 빼앗긴 모습이다.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가 한·미 FTA 효과 등에 대한 두 나라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왔다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FTA 개정 사실상 합의엔 앞서 도널드 트럼프 FTA 폐기 발언 카드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김 본부장은 지난달 27일 워싱턴 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기자들에게 "미 정치권·업계의 강한 반발에도 한·미 FTA 폐기 위협이 실제적이고 임박해 있다"며 "미국이 폐기 위협을 지속적으로 지렛대로 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한·미 FTA 폐기가 플러핑(엄포)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개정 협상에서 미 측은 자동차와 철강 분야의 개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자동차의 경우 연비 규제나 수리 이력 고지 등 한국의 여러 제도가 자동차 수출을 막는 비관세 무역장벽이라고, 철강은 저렴한 산업용 전기요금 등 정부 보조금 혜택을 받으며 원가 이하 가격에 제품을 덤핑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의 지지층인 미국 러스트벨트가 자동차와 철강 산업의 중심지이기 때문에 트럼프는 자동차와 철강의 무역 불균형을 지속 주장해왔고 FTA 개정에서도 이에 대한 개정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개정을 일방적 투자자-국가소송제(ISD) 도입 제한, 지나치게 높은 지적 재산권 규정 완화 등의 한국 산업계의 불만 요인 해소의 기회로 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또 법률·문화 등 서비스 분야의 우리 적자도 카드로 꺼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병립기자 riby@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