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주도 구조조정 추진키로
조만간 정상화 방안·일정 협의
해임 등 경영권 박탈 진행될듯
조만간 정상화 방안·일정 협의
해임 등 경영권 박탈 진행될듯
26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금호타이어 자구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고, 채권단 주도의 정상화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측은 "금호타이어 자구 계획은 실효성, 이행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당면한 경영위기를 해결하기에는 미흡하다"며 "빠른 시일 내 채권단 협의회를 소집해 자율협약에 의한 정상화 추진방안과 일정 등에 대해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금호 측은 중국공장 매각, 유상증자로 2000억원 조달 등 방안이 담긴 7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자구안이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자구안이 채권단 회의를 통과하려면 75%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32% 지분을 가진 산업은행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금호타이어가 구조조정 수순을 밟게 됐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4년 말 워크아웃 졸업 이후 3년도 되지 않아 다시 구조조정에 들어가게 됐다. 구조조정 형식은 채권단 자율협약 방식으로 추진된다. 자율협약은 채권단이 공동으로 회사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들어가는 점에서 기업구조촉진법에 따른 워크아웃과 유사하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어 느슨한 워크아웃으로 불린다. 자율협약으로 채권단은 일단 원금과 이자 상환을 일정 기간 유예하고, 실사를 거쳐 출자전환을 포함한 채무 재조정 방안을 수립하며, 신규 자금 투입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다만 자율협약은 채권단의 100% 동의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일부가 반대할 경우 워크아웃이 진행될 수도 있다.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경영권 박탈 절차도 진행될 전망이다. 앞서 채권단은 자구안이 거부될 경우 현 경영진에 대한 즉각적인 해임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측은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정상화 추진에 어떠한 부담이 되지 않도록 현 경영진과 함께 즉시 퇴진하는 한편 우선매수권도 포기하기로 했다"며 "박 회장이 모든 협조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산업은행은 상표권과 관련해서도 금호그룹이 영구사용권 허용 등 전폭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금호타이어가 박 회장 손을 떠남에 따라 박 회장의 그룹 재건 꿈도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무리한 사업 확장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계열사들이 뿔뿔이 흩어진 후, 박 회장은 2015년 금호산업 인수를 기점으로 다시 그룹 재건에 힘썼다. 그 중 금호타이어는 그룹 재건의 핵심계열사로 꼽혔다. 최근 중국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 철회로 박 회장이 다시 금호타이어를 품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채권단은 박 회장에게 경영 악화에 대한 책임을 물어 금호타이어를 돌려주지 않기로 결정했다.
최용순기자 cy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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