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EBS1TV '가족의 탄생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나라로 알려진 프랑스. 매년 국내 총생산(GDP)의 약 5%를 가족수당에 투자하는 나라다. 국민의 약 50%가 수혜받고 있는 이 '가족수당'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출산 지원정책이다. 부모가 양육 능력이 없는 경우 국가가 양육을 책임지는 '가족 지원 수당'을 비롯해 빈곤한 여성 한부모 가정에 최저 생계비를 보장하는 '여성 한부모 수당' 등 임신, 탁아, 영유아수당 등 각종 수당이 다양하게 만들어져 지금까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1994년 1.66명이었던 프랑스의 출산율은 2014년 2.08명까지 올라갔다. 이런 변화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1967년 가족수당금고를 도입한 이후 "출산과 육아는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문제"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했다. 기업의 가족수당 재원 분담률도 상당히 높다. 정부 보조금 20%, 세금 20%, 기업이 60%를 담당한다. 이 같은 사회적 합의가 가능했던 계기는 68혁명이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구호 하에 인종 차별, 여성 해방, 노동과 인권 문제 등 사회적 차별에 대한 격렬한 투쟁과 진보가 일어난 것이다. 개인의 문제라고 여겼던 것들을 사회적 의제로 전환해 사회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해결을 모색하는 분위기는 68혁명이라는 사건에서부터 비롯돼 100여년 간 천천히 발전을 거듭해왔다.
1999년, 프랑스에서는 결혼 없이 같이 사는 부부를 법적으로 인정한 '시민연대계약'이 도입됐고, 2006년에는 혼인한 부부의 출산과 혼외 출산을 구별하는 가족법 규정이 폐지됐다. 가족제도가 조금씩 관용적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금전적 지원도 물론 중요하지만, 시민 의식이 혁명적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없었더라면, 그리고 그 이후
정책 결정자들이 적극적으로 사회 개혁을 주도하지 않았더라면 프랑스의 꾸준한 변화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김지영기자 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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