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발만 돼도 '할증' … 이름 바꿔 가입 꼼수땐 '보험료폭탄'
음주운전 사고시 최대 400만원 자비 부담
차량동승자도 보험금보상액40% 감액지급
형사합의금 등 특약상품도 보험처리 안돼
음주운전 사고시 최대 400만원 자비 부담
차량동승자도 보험금보상액40% 감액지급
형사합의금 등 특약상품도 보험처리 안돼
[디지털타임스 강은성 기자]"딱 한잔 마셨는데 이 정도는 괜찮겠지."
음주운전자들이 운전대를 잡으면서 흔하게 내뱉는 말입니다. 본인은 '말짱'하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리 적은 양의 술도 실제 운전에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돼 있습니다.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이란 법이 정한 술에 취한 상태(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에서 운전하거나 음주측정에 불응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혈중알코올농도 0.05%는 평균적으로 소주 2잔(50㎖), 양주 2잔(30㎖), 포도주 2잔(120㎖), 맥주 2잔(250㎖) 정도 마시고 1시간 정도가 지나 측정되는 수치입니다.
하지만 이는 법적 기준일 뿐입니다. 아무리 적은 양의 음주라도 '이 정도면 걸리지 않는다'는 태도로 술을 마시고 운전하는 것이 습관이 된 운전자는 만취 상태에서 이성이 마비됐을 때 더더욱 자제력을 잃고 운전대를 잡게 됩니다.
결국 음주운전은 사고로 직결됩니다. 2016년 한해 음주운전으로 인해 자동차보험으로 처리한 대인 피해는 1554억원(사망 512억원, 부상 1042억원), 대물 피해는 1076억원 규모였습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20~30대의 교통사고 원인 1위가 음주운전으로 꼽혔고, 40~50대는 2위를 차지해 심각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음주 사고를 내고도 또다시 음주운전을 두 번 이상 하는 '반복 행위'도 전체 음주 사고자의 13.6%나 차지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막대한 인적, 물적 피해는 보험으로 해결하지만, 음주운전일 경우는 보험 상 불이익이 크게 작용합니다.
◇음주운전 '보험료 폭탄' 직결=우선 음주운전은 적발만 돼도 보험료가 20% 이상 할증됩니다. 보험회사는 보험계약자의 과거 2년간 교통법규 위반경력을 평가해 자동차보험료 산정 시 반영(교통법규위반경력요율)하고 있습니다. 사고발생 여부와 상관없이 교통법규 위반 이력이 있으면 보험료가 할증되는데, 음주운전의 경우 1회 적발 시 10% 이상, 2회일 때는 20% 이상 보험료가 오르게 됩니다. 만약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키면 사고로 인한 할증 뿐 아니라 음주 이력으로 인한 보험료 할증도 추가되기 때문에 그야말로 '보험료 폭탄'을 각오해야 합니다.
보험료 할증을 피하려고 '꼼수'를 부리는 경우도 있는데요, 할증을 피하려고 기명피보험자를 변경한 것이 발각되면 50% 이상 '특별 할증'이 적용됩니다. 자동차보험은 각 보험가입자(기명피보험자)의 사고발생 위험을 평가해 이에 맞는 적정 보험료를 산출합니다. 만약 음주운전으로 행정처분을 받거나 사고를 일으킨 보험가입자가 보험료 할증을 피하고자 기명피보험자를 다른 사람(가족, 소속업체)으로 바꿔 자동차보험을 갱신하는 경우 보험료가 50% 이상 할증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인 명의 시보다 추가 30%만큼 높은 할증률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
보험으로 사고처리를 하더라도 음주운전 사고를 내면 '자기부담금' 비중이 최대 400만원까지 높아지기도 합니다.
음주사고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 또는 부상한 경우 사고 1건당 300만원, 피해자의 차량 등 대물 파손에 대해서는 100만원의 사고부담금을 각각 보험회사에 납부해야 합니다.
음주운전 중 담벼락을 들이받는 등 '나홀로' 사고도 발생할 수 있지요. 이 경우 불행 중 다행으로 자기 차량만 부서지는 손해를 입게 되는데요, 이 경우 자기차량손해 담보의 보험처리가 불가능합니다. 오롯이 자신이 차량 수리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하는 것이죠.
뿐만 아니라 음주운전을 하면 형사합의금·벌금 등 특약 상품도 보험처리가 불가능합니다. 현행법은 음주운전 시 3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명 사고 시 부상은 10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사망은 1년 이상 유기징역 처벌이 따릅니다. 음주 사고를 냈다면 수천만원 수준의 벌금이나 형사합의금도 전액 스스로 부담해야 하는 것입니다.
음주운전자의 차에 동승 했다가 불의의 사고를 입는 경우도 적지 않지요. 그런데 동승자는 사고로 인해 부상을 입고도 음주운전을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은 도의적 책임이 있기 때문에 보험 배상에서 불이익을 받게 됩니다.
음주 차량 동승자는 산정된 보험금에서 40%만큼 감액된 금액만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음주운전자의 과실이 100%인 사고에서, 음주 차량 동승자가 총 500만원 상당(치료비 300만원, 위자료 200만원)의 피해를 당한 경우 동승자가 실제 음주운전자(가해자)의 보험회사로부터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은 40%가 감액된 300만원에 불과합니다.
동승 과정에서 운전자의 과속, 난폭, 졸음운전을 방치하고 안전운전을 촉구하지 않은 경우에는 기타 과실이 추가로 인정돼 10~20%까지 보험금이 추가 감액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인이 음주운전을 하려 하면 적극적으로 말리고, 절대로 음주 차량에 동승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렇듯 음주운전은 다른 사람뿐 아니라 운전자 본인의 신체·재산 및 생계에도 큰 타격을 입히는 아주 위험한 불법 행위입니다. 음주운전은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원칙이며, 주변에서 음주운전을 하려거든 '살인'을 막는다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말려야 합니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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