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여야4당 원내대표 회동
청문보고서 채택은 입장차로 불발
부결 땐 대법원장 공백 현실화
민주, 야당에 대승적 결단 촉구
청문보고서 채택은 입장차로 불발
부결 땐 대법원장 공백 현실화
민주, 야당에 대승적 결단 촉구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운명이 21일 결정될 전망이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자유한국당 정우택·국민의당 김동철·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등 여야 4당 원내대표는 19일 오후 회동에서 오는 21일 오후 2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고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상정해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여야는 이날 회동에서도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은 합의하지 못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보고서 채택을 하지 못하면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직권상정하는 것으로 처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특위원장을 맡고 있는 주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특위에서 보고서를 채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여야가 김 후보자 인준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탓에 한걸음 내딛기 어려운 살얼음판 같은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
여야는 원래 이날 오전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김 후보자 인사청문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으나 불발됐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논의만 4번이나 무산된 것이다. 여야가 간신히 양승태 현 대법원장 퇴임일(25일) 전인 21일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원 포인트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는 했으나 인준에 대한 입장 차는 줄이지 못하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은 김 후보자 인준이 부결될 경우 대법원장 공백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쉽사리 직권상정 카드도 꺼내 들지 못했다.
현재 민주당과 정의당 등은 김 후보자에 찬성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반대,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은 의원 자율투표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당 김성식 의원의 경우 공개적으로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혔지만, 손금주·이상돈 의원 등은 "사법행정 측면에서 대법원장의 지위를 잘 운영할 수 있을지, 경력 등을 고려하면 대법원장 감으로는 좀 부족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야당을 설득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추미애 당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국민의당의 사과 요구를 사실상 받아들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최근 정국 상황과 관련해서 유감을 표한 것은 엄중한 안보 위기 속에서 사법부 공백만은 막아보자는 결단"이라면서 "이번 정국 교착을 계기로 원내대표 취임 당시 여야 협치와 소통을 위한 상머슴이 되겠다던 다짐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겠다"고 몸을 낮췄다. 이어 우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를 더 이상 미루는 것은 명백한 국회의 직무유기"라며 "국민과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초당적 결단을 내려줄 것을 야당에 간곡히 호소한다"면서 야당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했다.
하지만 야당의 반대 기류는 여전하다. 한국당은 이날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을 강행할 가능성에 대비해 소속 의원 전원에게 비상대기령을 내리기도 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 인준 여부는 원칙과 근본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대한민국 법치의 최후 보루로 정치적 성향과 또 특정이념을 분명히 가진 사람이 되면 안 된다"고 단언했다. 특히 정 원내대표는 "여당이 일시적으로 몸을 낮춘 것이 또 하나의 정치적 꼼수가 아니길 바란다"며 "원천적으로 부적격한 인물을 인선해 무리하게 정치적 꼼수를 쓰고, 회유로 인준 표결을 밀어붙인다면 표결 결과도 결코 여당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의원 자율투표 기조를 재확인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청와대와 여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잘못된 헌법재판소장 임명에 대한 국민의당의 정당한 문제제기를 무시하고 김명수 후보자가 아무 문제 없다는 듯 국회를 압박하고 있다"며 "헌법에 규정된 국회의 사법부 수장에 대한 임명동의권을 무시한 발언과 압박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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