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철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수석
![[디지털산책] 미래사회, 기대와 불안 `두 얼굴`](http://contents.dt.co.kr/images/201709/2017092002102251607001[1].jpg "[디지털산책] 미래사회, 기대와 불안 `두 얼굴`")
그러나 미래사회로의 전환이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며칠전 미래사회를 논하는 모임에서 젊은이들 조차도 앞으로의 사회에 대한 긍정적 기대보다는 부정적인 견해가 더 많이 제시됐다. 신기술 적응주의자들로서는 조금 걱정스러운 면이 없진 않다. 최근 페이스북에 수많은 조회 수를 만들었던 영국드라마의 'Humans' 비디오클립을 보고는 더 당혹해 하는 것 같다.
이를 뒷받침하듯 얼마 전 민간기관에서 조사, 발표된 미래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행태에서도 미래에 대한 다양한 기대와 불안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래에는 기술 확산만큼 편리해지는 대신 감시와 통제도 심해질 것이라는 인식이 많았고 대다수 사람들, 87%는 계층 양극화가 더 심화될 것이라고 불안해 하고 있다. 특히 일자리 문제(57%), 인간의 존엄성 훼손(56%) 순으로 많은 일자리가 로봇으로 대체돼 인간의 할 일이 없어질 것이라는 두려움이 크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도입되는 미래 사회를 예상하면서 국민 대부분이 새로운 세상에 긍정적이라기보다는 기계에 의해 통제되고 나의 소중한 정보가 누출되는 위험에 대해 더 걱정을 많이 하는 편이다.
1932년 미래사회를 꼬집은 반 유토피아적 풍자소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에는 과학 문명이 극도로 발달한 600년 후의 미래세계를 그렸다. 그때는 모든 아이들은 부모로부터가 아닌 공장에서 태어나고, 개인은 약물, 수면교육 등 과학적인 컨트롤 하에 본인에게 할당된 역할만 수행하도록 프로그램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모든 것이 철저히 지원되고 관리되기 때문에 아무런 고통, 빈곤, 질병이 존재하지 않지만 저항해야 할 불완전함이 그 사회는 모두 제거된 상태다. 무미건조한 이곳을 유토피아라고 과연 말할 수 있을까?
미래사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다가올 사회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태도에는 기대감과 불안감이 공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감은 주로 가공할만한 신기술의 충격과 없어질 일자리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분석됐지만 사실은 내면 깊숙이 뿌리한 부정적인 두려움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에 대한 불안감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오히려 앞으로 기술발전 변혁과정에서 인간의 존엄성 보존이나 민주주의 가치와 같은 것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가도 함께 고민돼야 하지 않을까.
이런 미래사회의 불안감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런 미래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방전을 내놓고 있다. 전문성을 갖고, 자신만의 고유한 능력과 자신만의 고유한 자산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즉 자신의 존재가치를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다. 앞으로의 삶의 형태는 예전과는 달라져야 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일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필요한 만큼 일하면서 잘 사는 게 중요하다. 뭔가 새로운 것을 찾는 것,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이야 '쉼없는' 로봇이 하면 되니까.
미래사회는 필연적으로 다가 온다. 피한다고 오지 않을 미래가 아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다.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사회, 어떻게 다가올지 못내 걱정이야 되겠지만 긍정적인 면이 더 많을 것이라는 기대를 희망으로 하나씩 불안을 해소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옛 속담 하나, 길마 무거워 소가 드러누울까. 길마는 짐을 싣기 위해 소의 등에 안장처럼 얹는 도구를 말한다. 길마가 아무리 무겁다고 한들 그것 때문에 소가 드러누울 리 없다는 의미로 걱정해 봤자 의미가 없는 일에 부질없이 마음 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이다. 어떤 일을 앞두고 힘이 부족할까 겁을 내지 말라는 뜻으로 미래사회가 일자리와 역기능에 막연히 두렵기도 하지만 이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는 뜻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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