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매장은 1층에" 옛말… 온라인으로 '소비자 접근성' 전환
은행 영업점 4년 새 556개 줄어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거래 영향
부동산중개업소도 감소세 보여
고객모집·임대료 절감 등 효과
은행 영업점 4년 새 556개 줄어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거래 영향
부동산중개업소도 감소세 보여
고객모집·임대료 절감 등 효과
![[알아봅시다] 사라지는 길거리 매장… 무점포 시대 오나](http://contents.dt.co.kr/images/201709/2017091902101876036001[1].jpg "[알아봅시다] 사라지는 길거리 매장… 무점포 시대 오나")
디지털타임스DB
온라인 홈페이지와 모바일을 활용한 매물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길거리 부동산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혜성같이 나타나 한 달 만에 300만 명의 가입자를 끌어모은 카카오뱅크는 가입과 구좌 개설, 대출 신청 등이 모두 모바일로만 가능해 편리하기 이를 데 없는 데다, 기존 은행에 비해 대출이자를 낮추고 예금이자를 높이기까지 했습니다. 이처럼 시중은행에 비해 서비스의 질을 대폭 개선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은 무엇일까요. 바로 실물 지점이 없어 임대료가 없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운영비를 크게 낮춰 소비자의 편익으로 높일 수 있는 구조인 셈입니다. 각종 서비스 산업의 실물 점포 중심 시대가 막을 내리는 추세입니다. 많은 서비스 분야에서 오프라인 점포를 아예 내지 않거나 소위 '목'을 따지지 않는 2∼3층에 점포를 옮겨 임대료를 아끼고 있습니다. 필연적으로 악화할 것 같은 서비스 접근성은 오프라인 점포가 아닌 모바일과 온라인 방식으로 개선되기 때문입니다.
◇막 내리는 실물경제 시대=카카오뱅크 이전에도 은행권의 탈 점포로의 체질개선 움직임은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실제 몇 년간 시중은행 지점 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KB국민, 우리, 농협, 신한, KEB하나 등 5대 은행의 지점 수는 2012년 말 5352개에서 올해 2월 말 4796개로 4년 새 556개 줄었습니다. 지점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일본처럼 1층 대신 2층 이상에 영업점이 올라가는 것도 이미 은행권에서는 최근 몇 년 새 일반화된 추세입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몇 대만 1층에 세워져 있고 대면 업무를 위한 영업지점은 2층에 있는데 이는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면서 방문 고객이 줄고 이후 핀 테크가 더 활성화될 것이라는 예측으로 가능한 변화였습니다.
은행 입장에서 2층은 접근성이 떨어지지만 임대료가 절반 줄어 수익성 강화에 도움이 됩니다. 오프라인 지점 운영에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보증금, 권리금, 임차료(월세) 등의 부동산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카카오뱅크의 등장으로 이런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처럼 불필요한 영업점 운영 비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은 부동산업계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과거 부동산은 눈에 잘 띄는 1층에 자리 잡는 것이 공식처럼 당연했습니다. 손님 확보를 위해서는 높은 임대료를 감수하고라도 '목 좋은 곳'에 중개업소를 내야 했지만 이제 무작정 부동산부터 찾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용자들은 직방·다방·한방 등 부동산 앱을 통해 매물 정보를 미리 확인하고 공인중개사에 연락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좋은 매물만 있으면 역세권 1층과 같은 자리를 고집할 필요가 없게 된 것입니다.
◇일본 부동산, 온라인 플랫폼 대중화=앞서 은행 사례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는 이미 부동산도 이면도로나 2층 이상에 영업점이 있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대부분 온라인 홈페이지와 모바일을 활용해 매물 정보를 올리고 모객 활동을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공인중개사무소에서 쓰는 영업비용은 크게 임대료·인건비·광고비로 구성됩니다. 업계에서는 평균적으로 광고비를 매출의 30%가 넘지 않게 책정하는 것을 감안 할 때 영업비에서 인건비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임차료라고 입을 모읍니다. 하지만 부동산 앱 서비스의 등장으로 업계가 오히려 임차료를 절감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국에 약 10만개의 부동산 중개 사무실이 있는데 입지 차이에 따른 임대료나 권리금 차이가 천차만별"이라며 "매수인 또는 임차인은 온라인 매물을 보고 부동산 정보를 얻는 추세라 임차료가 비싼 최상의 입지가 아닌 이면도로에 위치하더라도 온라인 광고를 열심히 하면 충분히 손님을 모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은 손님 확보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매물 확보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마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부동산 업계가 지역적 특성이 강한데 강남이나 관악 같은 곳은 매물 공급이 많아서 임대인 연락처 공유가 잘 되는 반면 강북은 그렇지 않다"며 "직방의 경우 공실제로 서비스를 이용하면 손님 뿐만 아니라 매물까지 오프라인 현장이 아닌 온라인으로 구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직방 회원중개사는 자신의 중개사무소 반경 2㎞ 이내 매물 정보를 자동으로 확보하고 중개할 수 있습니다. 이 공실제로 서비스를 통해 의뢰되는 매물이 한 달 평균 1만4000여 개나 되는데 주로 주중에는 평균 100∼200건, 주말에는 600∼700여 건의 매물이 중개사에게 연결되고 있습니다. 결국 직방을 통해 중개사들은 손님도 모으고 매물 정보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머지않아 공인중개사들이 전문성과 영업력을 더 강화해 개인 브랜드로 활동하고 부동산도 무점포의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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