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시스템 운영사업 수주 쌍용정보
파견 직원과 사업 기회 모두 잃을 판
SW개발자 정규직전환땐 연봉 반이상 ↓
정규직 전환에 선뜻 응할지는 '미지수'
파견 직원과 사업 기회 모두 잃을 판
SW개발자 정규직전환땐 연봉 반이상 ↓
정규직 전환에 선뜻 응할지는 '미지수'
정부 주도 혁신 정보기술(IT)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한국정보화진흥원(원장 서병조, 이하 진흥원)이 공공IT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전문인력으로 분류되는 소프트웨어(SW) 개발직군도 정규직 심의 대상자에 포함해 논란이 예상된다.
18일 IT업계에 따르면 한국정보화진흥원 내부 정보시스템 운영사업을 수주해 시스템 개발과 유지보수를 일괄적으로 하고 있는 쌍용정보통신은 진흥원에 파견한 직원들은 물론 사업기회까지 잃을 상황에 처했다. 진흥원이 최근 정부의 정규직 확대 정책에 맞춰 비정규직 중 정규직 전환 대상자 선정을 위한 '노·사 및 전문가 협의체' 구성을 검토하면서 쌍용정보통신이 파견한 SW개발·유지보수 직원 30명을 모두 정규직 전환 심의대상자로 정했기 때문이다.
진흥원은 매년 SI회사를 선정해 전사적자원관리(ERP), 웹페이지, 내부 업무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유지보수하는 업무를 맡겨왔다. 올해는 쌍용정보통신이 이 사업을 수주, 쌍용이 대구 진흥원 본원에 직원들을 파견해 업무를 하고 있다.
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전환 심의대상자 선정과 관련해 "단일 SI업체와 통합 계약을 했기 때문에 별도로 유지 보수, 개발인력 등을 분류해 정규직 전환을 협상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문인력인 SW 개발자들이 정규직 전환에 선뜻 응할 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정관과 임금, 직급 체계상 특급기술자가 진흥원의 정규직 전환을 희망할 경우, 평균 연봉이 반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한국SW산업협회가 발표한 올해 SW기술자 임금실태 조사에 따르면 특급기술자의 월평균 노임은 813만원에 달한다. 중급기술자도 498만원의 평균소득을 기록했으며 기초기술에 해당하는 자료입력원이 월평균 237만원의 소득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기본급 외에 각종 수당, 상여금, 퇴직금, 고용보험 등 법인부담금까지 모두 포함된 금액인 만큼 실제 연봉이 줄어드는 액수는 훨씬 적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규직 전환 시 연봉 감소폭이 감내할 수준이라면 고용안정이 보장되는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제의에 응할 직원들이 상당 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노동부의 세부 전환지침이 아직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IT업계는 특히 국가정보화의 상징 기관인 정보화진흥원의 정규직 전환 추진이 공공IT 시장의 극심한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주로 대상으로 언급돼온 유지보수 인력뿐 아니라 SW 개발인력까지 정규직화 범위에 포함될 경우 비슷한 형태의 계약을 맺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유사한 전환사례가 나올 것이란 우려가 크다. 이 경우 공공IT 유지보수뿐 아니라 개발 프로젝트 시장까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쌍용정보통신은 당장 주요 고객사를 잃고 인력도 빼앗기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하게 됐다. 고용노동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상시, 지속적인 업무는 정규직 전환에 해당 사항이다. 연중 9개월 이상 업무가 지속하고 앞으로 2년 이상 지속가능성이 기대되는 업무다.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정보화진흥원의 IT 인력 정규직 전환 작업은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매우 클 것"이라며 "IT 인력을 1970년대 정부 '전산실'처럼 운영하겠다는 발상은 기업들에 중요한 국가 시장이 크게 위축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보화진흥원은 IT 신기술 테스트베드 구축 프로젝트를 활발하게 하는 곳인데, 개발 인력을 자체로 두고 자체 개발로 전환할까 우려된다"며 "이 경우 기업들이 신기술 개발 경험을 쌓는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진흥원 관계자는 "우선 정규직 전환 대상엔 IT 인력을 일괄해 포함시켰지만, 아직 어떤 사항도 최종 결정된 것이 없고 곧장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의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정부 방침을 성실히 이행해야 하는 만큼 고용노동부의 세부 가이드라인에 맞춰 심의를 시작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성엽기자 starleaf@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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