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영업까지…보안업계 `여풍당당` 시대

여성 보안기사 취득률 3년새 2배
관련 대학원 입학생도 점차 늘어
라온시큐어, 신입사원 절반 여성
모임서 직원끼리 친목 다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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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영업까지…보안업계 `여풍당당` 시대
라온시큐어는 매 분기 여성직원들끼리 친목을 다지며 애로사항을 토로하는 '라온 레이디' 모임을 가진다. 회사 여직원들이 다과를 하며 대화를 하고 있다. 라온시큐어 제공
'여성들이 생존하기 힘든 직종'. 3D로 인식되는 국내 IT 관련 직업의 이미지다. 이 같은 분위기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IT업계에서도 여성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보안 업계에 여풍이 거세지고 있는 것.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통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진행하는 정보보안 인력양성 프로그램 중 하나인 '대학 정보보호 동아리 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여성 비율이 매년 20~30%에 육박하고 있다. 국가공인 정보보안(산업)기사 자격 취득자 여성 비율은 2013년 5.8%에서 지난해 10.7%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여기에다 지난해 시작한 '정보보호 특성화대학 지원사업' 수혜자 중 여성이 56%로, 44%를 차지한 남성을 압도했다.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여학생 입학 비율도 지난 2011년 15%에서 올해 22% 수준으로 높아졌다. 기업에도 여성 비율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유독 여성 직원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라온시큐어를 찾았다. 서울 역삼동에 본사를 둔 라온시큐어는 모바일보안 솔루션 기업으로 'FIDO(생체인증국제표준)' 서비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회사 전 직원 150여 명 중 여성이 25% 수준이다. 국내 주요 보안기업들의 여성 비율이 10%대인 것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특히 지난 2015년부터 한 신입 공채에서 여성 입사 비율이 매년 40~50%에 달한다.

이 회사 여성 직원들은 일반 사무직뿐 아니라 개발직이나 화이트해커, 영업직 등 다양한 부서에 포진해 있다. 김운봉 라온시큐어 이사는 "대기업과 비교하면 특별히 복지가 뛰어나다고 할 수 없지만, 여성 부사장을 중심으로 출산, 육아 등 사내에 여성 배려문화가 정착돼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매 분기 여성직원들끼리 친목을 다지며 애로를 나누는 '라온 레이디'라는 모임도 가진다.

올해 신입공채 3기로 입사한 연구개발2팀 한승진(24) 사원은 "여성은 컴퓨터를 전공해도 쇼핑몰 등 비교적 가벼운 분야에 진출할 것이란 오해도 있지만, 보안이 사회에 정말 필요하고 전망이 좋다고 생각하는 여성 동료들이 많다"면서 "회사가 최근 해외에 진출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 큰 보탬이 되고, 언젠가는 회사 대표 제품을 주도해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 사원은 중학생 시절 컴퓨터 관련 공부를 한 후 사이버보안 전문가의 꿈을 키우며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같은 회사 지한별(23) 사원은 화이트해커로, 고객사들에 보안취약점 진단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정부의 화이트해커 양성 프로그램인 '차세대 보안리더(BoB)' 출신으로, 지난 5월에는 금융위원회가 주최한 '핀테크 아이디어 공모전' 대학생 부문에서 대상을 받는 등 뛰어난 실력을 갖춰 올해 특채로 입사했다. 지 사원은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정보보안 동아리 활동을 하며 보안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며 "개인적인 흥미가 해킹위험에 놓인 기업과 사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에서 업무를 배우고 성장해 세계적인 보안 컨설턴트로 이름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교대근무 때문에 업무 강도가 센 것으로 알려진 보안관제 서비스 분야에서도 여성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이글루시큐리티의 경우 여성인력 비중이 지난 2012년 9%에서 지난해 12%로 증가했다. 웹방화벽 솔루션 업체 펜타시큐리티도 최근 4년 사이 여성직원 비율이 4% 높아져 20%대로 진입했다.

펜타시큐리티 관계자는 "엔지니어와 영업직군에서 여성 인재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경탁기자 kt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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