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게임 시장 14조원 달해
'사드 갈등' 중국 대안 급부상
이용자 성향 맞춘 현지화 노력
자국 게임 벽 깨고 잇단 호평
'사드 갈등' 중국 대안 급부상
이용자 성향 맞춘 현지화 노력
자국 게임 벽 깨고 잇단 호평
넷마블게임즈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수연 기자]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로 인해 게임의 중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토종게임사들이 일본 모바일게임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중 간 갈등 국면이 지속하면서 중국 게임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게임 업체들의 일본행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한발 앞서 일본에 진출한 토종 게임사들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면서 후발주자들의 일본 진출 움직임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뉴주의 '2017년 세계 게임 매출 상위 100개 국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게임 시장은 14조여원 규모로, 중국(31조여원)과 미국(28조여원)에 이은 세계 3위 시장이다. 일본 시장은 규모 면에서는 매력적이지만 자국 게임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이용자 취향이 독특해 우리 게임의 성공 확률이 높지 않은 시장으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소식이 속속 전해지면서, 이제는 일본 시장이 결코 '못 먹는 감'은 아니라는 인식이 게임업계에 확산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시장에서 시행착오를 반복해 온 우리 게임사들은 이제 일본 이용자들에게 통할 게임이 무엇인지 감을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험치 기반으로 게임 내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방식의 국내 게임들과 달리, 아이템(재료)을 확보해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방식을 선호한다든지, 거대하고 화려한 아이템보다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일러스트를 좋아하고, 게임 중 실시간 채팅을 꺼려 하고 세로형 화면 (세로로 긴 화면)에서 게임을 즐긴다든지 하는 이 시장만의 특징에 맞춰 철저한 현지화를 해나가고 있고 이에 흥행 성공확률도 높아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특히 작년 '세븐나이츠'(넷마블게임즈), 2014년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컴투스) 등 드문드문하긴 했지만, 한국게임의 일본 흥행 사례가 나오면서 현지 시장에 한국 게임의 저력을 보여준 터다. 이 영향으로 올해에는 선발주자, 후발주자 모두 일본 시장에 대한 자신감이 붙은 상태다.앞서 지난해 일본에 출시한 세븐나이츠는 일본 애플 앱스토어 매출 3위, 2014년 6월 출시한 서머너즈워는 애플 앱스토어 매출 6위에까지 오른 바 있다.
현재 넷마블은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일본에서 또 다른 흥행 역사를 쓰는 중이다. 이 게임은 지난달 23일 현지 출시 18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출시 일정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으나 '테리아 사가'라는 게임도 일본 출격을 준비 중이다. 기획부터 개발까지 일본 이용자에 맞춘 게임으로, 첫 출시국도 일본으로 설정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넥슨은 지난달 '모에(M.O.E)'와 '삼국지조조전 온라인'을 일본에 선보였다. 현재 이용자들의 호평 속에 서비스 중이다.
지난 6일 '로스트킹덤'을 일본 시장에 출시한 네시삼십삼분은 '다섯왕국이야기'라는 또 다른 게임으로 일본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제작년 '영웅', 작년 '블레이드', '몬스타슈퍼리그' 등의 게임을 일본에 출시했지만 소위 '대박'은 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간의 시행착오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현지화 수준을 높인 만큼, 의미 있는 성과를 기대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넥스트플로어도 올 연말 '데스티니 차일드'를 현지법인 스테어즈를 통해 일본 시장에 선보인다. 지난달 17일부터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카카오의 게임자회사 카카오게임즈도 조만간 일본 사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최근 일본 도쿄에 연락사무소를 마련했다. 연락사무소 구축은 현지법인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전 단계로 보인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지 사업을 좀 더 활발히 할 수 있도록 거점을 세팅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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