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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한국자동차, 고급화 전략으로 갈아타자

전광민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 

입력: 2017-09-10 18:00
[2017년 09월 11일자 2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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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한국자동차, 고급화 전략으로 갈아타자
전광민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


한국의 자동차 산업이 심각한 내우외환에 처해 있다. 국내에서는 완성차업체의 파업과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비용의 증가가 큰 우려대상이고 해외에서는 사드배치로 인한 중국 시장의 침체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FTA 재협상요구와 부진이 큰 부담이고 거기에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개발에 따른 불안 증가까지 가세해 사태를 어렵게 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한 가지 어려움이 아니고 여러 가지가 한꺼번에 닥쳐 의기가 증폭되고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 글에서는 이런 정황을 살펴보고 이 상황을 극복하고 넘어설 수 있는 대책에 대해 의논하고자 한다.

가장 큰 원인은 결국 한국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약화인데 먼저 중국시장을 살펴본다. 이미 수년전부터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현대기아차의 중국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에 비해 비슷한 성능을 가진(실제로는 내구와 품질 면에서 떨어지겠지만) 차량을 30% 정도 낮은 가격에 공급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디자인도 과거의 카피하던 후진적 상태에서 벗어나 독자디자인으로 바뀌면서 중국 소비자들의 자국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져 오늘의 급격한 시장잠식을 가져온 것으로 생각된다. 거기다가 설상가상으로 작년에 사드문제까지 터져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한국산업의 피해가 크고 현대기아차의 판매가 작년에 비해 반으로 떨어지는 심각한 국면에 처했다.

미국시장도 만만치 않다. 올해 들어 급격히 현대기아차의 판매가 줄어들고 있는데 이를 대처할 뚜렷한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낮은 유가로 인한 소비자들의 기호가 승용차에서 SUV나 트럭으로 많이 옮겨 갔는데 현대기아차는 아직 충분히 다양한 차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제네시스가 선방하고 있지만 승용차시장에서의 감소가 너무 커서 전체적으로 시장점유율이 낮아져 고전하고 있고 FTA 개정에 따른 수출 감소도 우려된다.

파도가 쓰나미 같이 연이어 몰려오듯 좋지 않은 소식이 이어지는 현 상황에서 완성차업체만이 아니라 부품업체들의 고통도 상당히 커서 이러다가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성장을 멈추고 후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과연 이 위기를 극복할 방법은 없는가? 어떻게 경쟁력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먼저 내우를 해결하려면 노동자들의 변화가 필요하다. 경쟁력강화를 위해서 완성차업체의 노동자들은 과도한 임금인상과 파업을 자제해야 한다. 어려운 상황에서 회사의 미래를 위해 자진해서 양보하고 타협하는 모습을 보이면 좋겠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너무 낮은 중소부품업체 노동자들의 임금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정부와 협력해 강구해서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좀 더 자존감 있게 일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해외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에 적합한 차종을 개발하고 가격경쟁력을 갖춰야 하며 점차 고급화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SUV, 트럭의 개발이 필요하고 중국토종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이유를 파악하고 대처해야 하며 독일의 고급차를 넘어서는 성능을 갖춘 차량개발이 필요하다.

좀 더 장기적으로는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자동차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직은 배터리전기자동차가 가격이 비싸지만 환경규제를 대응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만큼 주행거리가 길고 가격이 적절한 차를 개발해야 한다. 나아가서 수소연료전지자동차의 보급이 시급하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자동차는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는 만큼 정부는 적극적으로 관련법을 개정하고 예산을 확보해 수소충전소를 보급해야 한다.

자율주행자동차와 차량공유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대학과 연구소에서 장기적으로 센서와 신호처리, 통신, 제어 등 관련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산학협력이 필요하다. 또 젊은이들이 자율주행과 차량공유에 도전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쉽게 습득할 수 있도록 해주고 좋은 기술에는 적절한 투자가 따를 수 있도록 벤처활성화가 필요하다.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1980년대 이후 생산기술은 물론 새로운 엔진과 변속기 독자기술을 개발했다. 그동안 경험을 많이 쌓은 능력 있는 엔지니어를 갖고 있고 미래를 준비하는 도전적인 젊은이들도 많다. 자동차성능은 물론 디자인 면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으나 자동차시장의 경쟁은 더 강해지고 국제여건은 좋지 않아 국내 자동차산업이 큰 도전에 직면했다. 이제 우리는 미래를 잘 예측하고 지향하는 목표를 합의하여 현명하게 설정한 후 힘을 합해서 추진해야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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